돌아온 한국당의 '안건조정委' 카드, 상임위 곳곳 파열음

[the300]'부분복귀' 전략, 드러난 의도


 자유한국당 김한표 간사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 전체회의에서 이찬열 위원장에게 위원장의 기자회견문을 보여주며 항의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오랜만에 국회가 북적인다. 지난 24일 드디어 본회의가 열렸다. 이낙연 국무총리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연설도 있었다. 이번 주 내내 각 상임위원회 활동도 활발했다. 국회의원들은 그동안 쌓아둔 숙제들이 뭐가 있나 살펴보기 시작했다.

국회는 지난 4월 '동물국회'로 아수라장이 됐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두고 육탄전을 벌였다. 국회 선진화법은 무색했다. 무려 11개 범죄 혐의를 받는 의원이 있을 정도다.

이후로 국회는 조용했다. 여야 모두 일을 하지 않았다. 자유한국당은 국회가 아닌 광장에서 장외투쟁을 이어갔다. 여야 교섭단체 3당(더불어민주당·한국당·바른미래당) 원내대표들이 숱하게 만나 협상을 벌였지만 성과는 없었다. 사과를 하냐, 마냐 자구를 두고 싸웠다. 국회 정상화 합의 기사까지 나왔다가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이를 뒤집는 해프닝도 있었다.

한국당은 결국 국회 정상화에 합의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꺼낸 카드가 '부분 복귀'다. 이슈가 있는 일부 상임위에만 참석해 '할 말'은 하겠다는 전략이다. 

26일 열린 교육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에 한국당 의원들이 각각 복귀했다. '부분 복귀' 전략의 의도를 엿볼 수 있었다. 이들은 고등학교 무상교육실시 근거법과 소방공무원 국가직화 관련법 통과를 막아냈다.

교육위는 고교무상교육 관련 법안인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전체회의에 상정했다. 하지만 한국당은 안건조정위원회 구성 카드를 꺼내 들었다.

국회법 57조에 따르면 위원회는 이견을 조정할 필요가 있는 안건에 대해서는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로 안건조정위원회를 구성해 심사할 수 있다. 조정위원회 활동기한은 최대 90일이다.

교육위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이날 오전 고교무상교육 관련 법안인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해 전체회의로 회부했다. 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불참했다.

교육위 한국당 간사인 김한표 의원은 "쟁점이 되는 사안은 특히 서로 의논하라는 것이 국회의 근본 취지"라며 "이 법안은 저희가 좀 더 살펴볼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처리한 부분에 대해서는 안건조정위원회 구성요구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같은날 행안위는 전날(25일) 법안소위원회에서 가결된 소방공무원 국가직화 관련법 등의 의결 관련 공방을 거듭했다. 결국 행안위에서도 한국당이 조정위 카드를 꺼내며 의결에 제동이 걸렸다.

2020년도 예산안 제출 시한은 올해 9월초다. 여영국 정의당 의원은 "(안건조정위에 오르면) 일정상 고교무상교육 예산안을 제출하지 못하는 절차적 한계가 있기 때문에 혹여나 속뜻이 있는 게 아닌지 의심이 간다"고 지적했다.

안건조정위 회부로 법안 의결이 최대 90일 늦춰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민주당 등 법안을 추진하는 측이 아쉬운 입장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부분 복귀한 한국당이 향후 협상 과정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로 보인다.

앞서 민주당 한 다선 의원은 "여지껏 국회에서 야당이 투쟁하더라도 다 돌아오면 돌아왔지, 일부만 국회에 돌아오는 경우는 없었다"며 "처음 보는 전략인데, 꿍꿍이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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