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안되자 '다수결'…특단 조치에 첫발 뗀 소방관 국가직화

[the300]행안위, 법안소위 '합의 관행' 깨고 한국당 없이 표결처리…한국당 '반발'

2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 심사소위원회에서 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이날 소위에서는 소방직 국가직화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사진=뉴스1

국회에 3년 넘게 계류됐던 소방공무원 국가직화 법안들이 25일 법안소위 의결이라는 첫 관문을 넘었다. '소위원회 합의 처리'라는 관행 대신 '의결'이란 특단의 조치 결과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는 이날 오전부터 회의를 열고 소방기본법 등 소방관 국가직화 관련 법안 11건과 소방·경찰 공무원도 공무원직장협의회에 가입할 수 있게 하는 공무원직장협의회 설립·운영법 일부 개정안 3건, 과거사 진상규명 관련법 7건을 의결했다.

이날 법안 의결에는 여당(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의원들만 참여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오전 중에는 회의에 참석해 안건 상정을 막기 위한 의사진행 발언을 이어갔지만 본격적인 법안 심사와 의결을 진행한 오후에는 불참했다.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은 두 정당 소속 소위 위원들로 의결 정족수를 맞춰 법안 의결을 진행했다. 국회법상 국회 회의에서는 재적 위원 과반수가 출석한 상태에서 출석 위원 과반수 이상이 찬성하면 의결 정족수를 채운 것으로 본다.

행안위 법안소위의 경우 홍익표 소위원장을 제외한 재적 위원 9명 중 5명을 채우면 된다. 민주당 의원 4명(강창일·김한정·김영호·이재정) 의원과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이 참석하면 의결 정족수를 딱 맞춘다.

다만 한국당 의원들은 이번처럼 특정 정당을 배제한 채 다수결에 따라 의결을 추진하는 것이 국회 관례에 어긋난다며 항의했다. 국회법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국회는 그동안 협치와 정당 간 존중을 위해 상임위원회에서의  안건 상정과 의결에는 여야 의원 전원의 합의를 암묵적인 원칙으로 삼아 왔다는 주장이다.

한국당 행안위 간사인 이채익 의원은 법안소위 산회 직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적 날치기"라며 항의했다. 이 의원은 "행안위 법안소위에서 여당이 정략적 날치기로 통과시킨 법안은 원천무효임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과 윤재옥·박완수·유민봉 의원 등 한국당 행안위 법안소위 위원들은 이날 오전 회의에 전원 출석해 안건 상정조차 협의가 안 됐는데 여당이 회의를 강행한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한국당 의원들의 의사진행발언이 1시간 넘게 이어졌다.

이 의원은 "소방공무원 국가직화는 한국당 당론이기도 하다"며 "국회 정상화만 되면 더 열심히 논의에 참여할 것"이라고 항변했다. 윤재옥 의원도 "다수라는 명분으로 법안 처리를 하고 밀어붙이면 전체 여야 관계에 무슨 도움이 되느냐"고 말했다. 다만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이에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냐"라고 맞섰다.

민주당은 오전 회의에서 한국당 의원들의 항의 속에서 의사일정 상정까지 표결에 붙였다. 안건 상정부터 합의 대신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다수결 찬성으로 진행된 것이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그동안 보이콧을 이어온 만큼 다수결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입장이다. 강창일 민주당 의원은 "언제까지 몇 달을 우리가 참아왔느냐. 해도해도 너무하다"라고 한국당 의원들에게 쏘아붙였다.

바른미래당도 의결이 여러 차례 지연된 만큼 이날 처리가 불가피하다는 방침을 나타냈다. 권 의원은 "한국당이 지금 국회에 선별적으로 참여하듯 저 역시 법안소위에서 선별적으로 반드시 처리해야 할 법안 처리에 참여하기로 했다"며 "반드시 처리해야 하는 법안에 대해서는 오늘 선별적으로 반드시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행안위는 다음날(26일) 전체회의를 예정하고 있다. 행안위는 이날 소위에서 의결된 법안들을 이날 전체회의에서 의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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