뚫렸지만 은폐는 없다? 한눈에 보는 北 어선 입항 후 열흘

[the300][타임라인]15일 발견부터 25일 국회 현안보고까지

15일 오전 6시 50분, 삼척항 방파제에 북한 어선이 왔다는 신고에 삼척 파출소 경찰들이 목선을 타고 온 북한 주민들을 조사하고 있다./ 뉴시스 2019.06.21. (사진= 독자 제공) photo@newsis.com

북한의 목선(나무 배)이 군과 해경의 감시망을 뚫고 동해를 건너왔다. 삼척항에 스스로 입항(6월15일), 부두에 배를 대고 지역주민에게 말을 걸었다.

청와대와 군은 경계실패를 인정하고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단 은폐나 축소는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만일 간첩선이나 무장한 배로 군인이 왔다면 어땠겠느냐는 비판에다, 국민 불안감도 있다.

◇6월15일 北어선, 삼척항에서 발견 
▷삼척항 동쪽 바다에 있던 어선은 15일 일출 이후 삼척항으로 출발, 오전 6시20분쯤 삼척항 방파제 인근 부두 끝부분에 접안했다. (국방부는 17일 이곳을 "삼척항 인근"으로 표현했다.) 오전 6시50분쯤 산책을 나온 주민이 112에 신고를 했다. 어선에는 4명이 타고 있었고 2명은 어선 내부에, 2명은 방파제에 나와 있었다. 이중 1명이 신고 주민과 대화했다. 선원 중 1명은 주민에게 휴대전화를 빌려달라는 요구도 했다.

▷오전 7시8분: 해경 상황본부, 핫라인으로 청와대에 첫 보고.

▷오전 7시9분: 해경, ‘동해, 북한 선박(추정) 발견 보고’ 1보 전파.
이 보고는 청와대 국정상황실, 국가위기관리센터, 국가정보원 상황실 대테러정보센터 등에 전달됐다. “삼척항 방파제에서 북한 어선(4명 승선)이 112 신고자에 의해 발견됐다”는 내용이다.

▷오전 7시35분: 해경이 어선을 동해항으로 예인.
이때 어선은 직접 엔진을 가동해 이동했다.

▷오후 2시10분: 해경, 일부 언론에 문자공지 .
그 내용은 '북한어선(톤수미상, 승조원4명)이 조업중 기관고장으로 표류하다가 자체수리하여 삼척항으로 옴으로써 6월 15일(토) 06:50 발견되어 관계기관에서 조사중임'이다.

군 발표 등에 따르면 이 배는 9일 함경북도를 출항해 10일 북측에서 다른 어선들과 위장조업을 했다. NLL(북방한계선)을 넘은 것은 12일 오후 9시쯤. 어선은 만 하루 이상 표류하다 13일 육지 방향으로 최단거리 항해를 시작해 14일 오후 9시쯤 삼척항 동쪽에서 엔진을 끄고 15일 일출까지 대기했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0일 북한 소형 목선 관련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하기 위해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실로 들어서고 있다. 2019.6.2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6월17일 국방부 브리핑
국방부는 "지난 6월 15일 06:50경 북한 소형 목선 1척이 삼척항 인근에서 발견된 경위를 조사했다"며 전반적인 경계는 정상이었으나 소형 목선은 탐지가 제한됐다고 밝혔다. 이어 보완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 브리핑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해경이 삼척항으로 공지했는데 굳이 '인근'으로 표현, 마치 바다에서 군경이 발견한 것같은 느낌을 줬다는 것이다. 또 경계가 뚫렸는데도 "경계작전 정상"을 주장하는 등 은폐 축소 의혹이 일었다.

이날 군은 "우리 군이 탐지하지 못한 이유는 선체 크기가 작아 선박으로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높이 1.3m, 폭 2.5m의 소형 목선이어서 군의 레이더 운용요원들이 파도의 반사파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6월18일 北 어민 4명 중 2명 귀환…文대통령 질책.
▷어민 4명 중 2명은 판문점을 통해 북으로 되돌아갔다. 15일 조사착수부터 사흘 뒤다. 2명은 남측에 귀순 의사를 밝혔다.

▷청와대는 내부 회의로 상황을 점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떤 상황에서도, 뚫려서는 안된다'는 취지로 관계자들을 질책했다. 

◇6월19일 국방부, 경계 문제 인정정부, 국회에 보고.
▷정경두 국방부장관은 ‘2019 전반기 전군주요지휘관회의’에서 "경계 작전 실태를 꼼꼼하게 되짚어보고 이 과정에서 책임져야 할 인원이 있다면 엄중하게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근무 기강을 바로잡고 정신적 대비 태세를 굳건히 한다"고도 말했다.

▷국회는 19일 국방위원회 정보위원회가 군 당국과 국가정보원의 긴급 보고를 비공개로 받았다. 일부 내용은 언론에 브리핑했다. 야당은 축소·은폐 의혹 등 정부를 향한 공세에 나섰다. 
【삼척=뉴시스】김경목 기자 =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김영우 의원, 이철규 의원 등 북한 선박 삼척항 입항 은폐 조작 진상조사단이 24일 오전 지난 15일 북한 주민 4명이 목선을 타고 입항한 강원 삼척시 정라동 삼척항에서 윤병두 동해지방해양경찰청장의 설명을 들으며 사건 당일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2019.06.24. photo31@newsis.com

◇6월20일, 文·청와대·여당 수습모드. 
▷정경두 장관은 "군은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정부세종청사에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열고 "(북한 목선이 들어오는 데) 아무런 제지가 없었다"며 "국민께 큰 심려를 드려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제4차 반부패정책협의회를 하기 전, 정경두 장관에게 "(어선이) 오는 과정에 제대로 포착·경계 못한 부분, 도착 이후 제대로 보고하고 국민께 제대로 알리지 못한 부분 이 2가지에 대해 철저히 점검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는 합동조사팀을 꾸려 사건 경위와 군 경계태세, 목선발견시점과 대응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야당이 제기한 은폐 의혹은 부인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관련 당정협의를 통한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6월21일 거듭된 비판, 청와대 해명.
▷한국당의 국정조사 요구에 바른미래당이 가세했다. 

▷17일 국방부의 '삼척항 인근' 브리핑 장소에 청와대 국가안보실의 행정관도 있었던 걸로 드러났다. 이에 청와대가 당시 브리핑에 개입했거나, 최소한 내용을 공유하고 있었다는 의혹이 일었다. 

▷청와대는 처음부터 목선 관련 정황을 다 보고받아 알고 있었고 17일 국방부 브리핑 내용도 인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삼척항은 "이미 공개된 장소"였고 국방부는 "은폐하려는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행정관의 브리핑 배석도 가능한 일이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군 및 유엔군 참전유공자 초청 오찬에 입장하고 있다. 2019.06.24. photo1006@newsis.com
◇6월23일 한국당, 대통령 고발 추진
한국당은 국회 본청 앞에서 당원과 지지자 등 5000여명(한국당 추산)과 당 차원 정권 규탄대회를 열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군형법 혐의 위반으로 문 대통령을 고발하겠다고 했다.

◇6월24일: 삼척 찾은 한국당
▷나 원내대표와 한국당 진상조사단 의원들은 삼척 파출소에서 사건을 접수받은 해경들을 만나 경위를 들었다. 해군 1함대도 찾아갔으나 부대에 들어가지 못했다. 한국당은 "문전박대"라며 반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부대 방문 나흘 전 신청해야 하는 규정, 현재 조사중이어서 현장방문이 제한되는 점을 군이 이미 한국당에 알렸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이렇게 규정을 무시한 처사는 오히려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6월25일: 국회 외통위 질타…軍 조사기간 연장
▷국회가 전면 정상화되지 않았으나 외교통일위원회(위원장 윤상현)는 김연철 통일부장관 등을 출석시켜 현안보고를 들었다. 김 장관은 군 경계 관련 "미흡한 점이 있으면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답변했다. 

▷국방부는 25일 "'북한 소형목선 상황'과 관련해 조사 대상 부대와 확인할 사항들이 추가로 식별돼 합동조사단의 조사 기간을 연장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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