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날은 6·25, 어려워진 남북회담…중요해진 G20 이후

[the300]청와대 안팎 "사실상 6월 남북회담 어렵다"에 무게

【삼지연=뉴시스】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9월20일 삼지연초대소를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산책을 하며 대화하고 있다. 2018.09.20. phot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남은 날은 6·25 뿐이다. 6월 남북 정상회담을 골자로 한 문재인 대통령의 '북유럽 제안'의 실현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 중국·러시아에 이어 미국까지 이어지는 정상외교를 통해 북핵 중재·촉진의 돌파구를 찾는 게 문 대통령의 현실적인 과제다. 

23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오는 27~29일 일본 오사카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은 그 직후가 유력하다. 26일에는 모하메드 빈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국 왕세자와 정상회담이 예정됐다. 

24일도 '6·25 전쟁 국군 및 유엔군 참전 유공자 초청 오찬'이 잡혀있어 남북 정상회담 같은 '빅 이벤트'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 문 대통령이 북유럽 순방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공개제안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전 원포인트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는 시간은 25일이 유일한 셈이다.

청와대 안팎에서 "G20 출국 전 원포인트 남북 정상회담의 성사가 어렵다"는 말에 힘이 붙고 있는 이유다. 회담이 가능한 날짜가 사실상 6·25 전쟁일 하루라는 점도 남북 양측에 부담이 간다. 6·25에 남북 정상이 만난다는 것은 회담 이상의 정치적 의미를 갖는다. 

현실적으로 G20 정상회의 이후 프로세스에 주목하는 기류다. 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다. 

두 정상 모두 평양(시진핑)과 블라디보스토크(푸틴)에서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했던 이들이다. '하노이 노딜' 이후 김 위원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며 '후견자'로 나선 정상들을 접촉할 수 있는 기회다.

G20 정상회의 직후 이뤄질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가장 중요한 이벤트다. 북측 입장에서 가장 궁금한 부분을 문 대통령이 확보할 수 있는 일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의지, 특히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언급했던 '유연한 접근의 필요성'을 문 대통령이 직접 확인한다면 남북 간 대화 테이블 마련의 지렛대를 만들 수 있다. 

청와대는 "정해진 게 없다"했지만, 일본 아사히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무장지대(DMZ) 시찰과 연설까지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북핵 협상에서 애매해진 위치를 다시 찾는 외교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친서를 주고 받고, 중러의 정상과 회담을 하는 속에서 문 대통령의 중재자·촉진자 위상이 흔들린 게 사실이다. 향후 마련될 수 있는 핵협상 테이블에서 지분을 행사하기 위해서라도 '중재의 모멘텀'을 확보해야 한다.

북측이 끝까지 문 대통령을 외면하진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북미 간에 협상이 다시 진행된다고 해도, 북측 입장에서 경협의 가장 큰 파트너는 결국 대한민국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당장 걸려있는 사업만 해도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재개가 있다. 하반기에 남북 접촉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남북 정상회담이 6월 중 이뤄지지 못해도, 하반기 중에는 성사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베스트 시나리오는 역시 '6·25 원포인트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되는 것이다. 이 경우 G20 정상회의 및 트럼프 대통령 방한에 임하는 문 대통령의 위상이 더욱 격상될 수 있다. 청와대는 그 가능성이 낮아졌음을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하루면 접촉부터 회담까지 세팅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성사된다면 문 대통령이 촉구한 '영변 플러스 알파'를 김 위원장이 받았다는 의미도 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6·25 라는 날짜 자체의 의미는 오히려 역발상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더 좋은 기회를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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