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국회 제출된 외국인 최저임금 차등법안 보니…

[the300]5건 모두 한국당 의원 발의…환노위 전문위원 검토보고서 "타당한 측면 있어"

편집자주  |  “외국인 근로자에게 똑같은 임금을 주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제1 야당 대표의 발언을 두고 시끄럽다. 중소기업의 요구를 대변한 것이라지만 오히려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역차별 대상으로 지목받는 내국인 근로자와 청년 ‘취준생’의 반응은 싸늘하다. ‘차별 금지’라는 보편적 가치 이면에는 일자리 침탈에 대한 우려가 있다. 정치권에서 촉발된 ‘외국인 근로자 임금 차등’ 문제를 들여다 봤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외국인 노동자들은 우리 경제에 기여한 바가 없기 때문에 똑같은 임금을 줘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한국당은 외국인 근로자의 특수성을 반영해 최저임금 등 급여체계를 차등화해야 한다는 법안을 발의해왔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을 차등적용 하도록 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발의된 것은 총 5건이다. 모두 한국당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최초로 법안을 낸 사람은 엄용수 의원(경남 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이다. 지난해 8월 "최근 최저임금 인상으로 외국인 근로자가 일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농가의 부담이 커졌다"며 "농림·축산업에 종사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 최저임금법을 적용하지 않고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하는 최저임금에 따르도록 하자"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엄 의원이 '농림·축산' 분야로 한정했다면 송석준 의원(경기 이천시)은 '농림·어업'분야로 한정했다. 최저임금 적용제외 대상을 외국인이든 내국인이든 '언어능력으로 노동생산성이 떨어지는 경우'라고 정의했다.  


송 의원은 "농림수산업 분야는 인력을 구하기가 어려워 어쩔 수 없이 외국인 근로자들을 사용하고 있으나, 언어구사능력이 낮아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등 근로능력과 노동생산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법안 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현행 최저임금법상 신체장애로 근로능력이 떨어지는 경우 최저임금 적용제외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언어능력으로 노동생산성이 떨어지는 경우에도 최저임금 적용제외 대상에 포함시키자는 얘기다.


박대출 의원(경남 진주시갑)은 최저임금을 정할 때 사업의 종류별, 규모별, 지역별로 구분해서 정하고 특정 업종과 규모에 해당하는 사업장은 외국인 근로자에게 적용하는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조정할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외국인 근로자가 최저임금을 차등적용 받는 사업장의 종류와 규모는 시행령에 위임토록 했다.


수습기간을 두고 일정기간 동안 최저임금을 차등적용하자는 내용의 법안도 나왔다. 현행법은 '1년 이상의 기간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수습 중에 있는 근로자’에 대하여 '수습을 시작한 날부터 3개월'까지는 최저임금의 90%만 지급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 수습기간을 더 늘리는 등의 추가조치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법안이다.

이만희 의원(경북 영천시청도군)은 지난해 11월 외국인 근로자와 근로계약 체결 후 1년이 되는 날까지를 수습 기간으로 두고 수습기간 중 별도의 최저임금액을 정할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13일 대법원으로부터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의원직 상실형을 최종선고받은 이완영 전 의원(경북 고령군성주군칠곡군)은 이를 좀 더 구체화했다. 이 전 의원은 지난 2월 외국인근로자가 입국 후 최초로 근로를 시작한 시점부터 1년 이내에는 최저임금액의 30% 이내로 감액할 수 있도록 하고, 1년 초과 2년 미만의 기간동안은 최저임금액의 20% 이내로 감액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전 의원은 발의 당시 "현행법은 수습을 시작한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있는 자에 대하여는 일정부분 최저임금액을 감액하여 지급할 수 있도록 규정을 두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외국인근로자의 경우 언어능력과 문화 적응의 문제로 업무습득기간이 내국인 근로자보다 오래 소요된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위원장인 김학용 의원(경기 안성시)은 "외국인 근로자가 단순노무 업무를 수행하거나, 수습을 시작한 날부터 2년 이내인 경우에는 최저임금을 달리 정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의 개정안을 내놨다. 수습기간을 두는 것 외에 '단순노무업무'도 최저임금을 차등적용할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국회 환노위 전문위원은 검토보고서를 통해 "국내에 처음 입국한 외국인의 경우 언어 및 문화의 차이로 노동생산성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동일노동 동일가치의 측면에서 최저임금도 일정수준 감액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타당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환노위 전문위원은 사용자단체인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제조업체 6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자체조사 결과를 근거로 외국인근로자의 노동생산성은 내국인 대비 87.4%이나 1인당 월평균 급여는 내국인의 95.6% 수준으로, 생산성 대비 급여가 높다고 평가한 적이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다만 국제노동기구(ILO)의 '차별대우 금지 협약'(1958, 제111호)에서 모든 구별·배제·우대를 차별로 정의하고 국가는 이를 준수할 것을 정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1998년 이를 비준했기 때문에 외국인에게도 동일한 최저임금을 적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는 것을 함께 설명했다.

환노위에서는 아직 외국인 근로자 최저임금 차등적용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하지 못했다. 지난 3월 고용노동소위원회 안건으로 올랐지만 법안설명과 정부측 의견만 듣고 자리를 마쳤다. 

속기록을 보면 당시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은 "ILO 차별협약에도 위반되고 국내근로자의 일자리에도 영향을 미치고 또 최저생계비가 반드시 외국인이 낮다고 단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현행처럼 차별없이 적용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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