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사태' 묘안 나올까…한중 19일 경제공동위 개최

[the300]외교부 “세계경제 불확실성 고조, 한중 중장기적 발전방향 논의”

최태범 기자 | 입력 : 2019.06.17 16:44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미중 무역분쟁이 '반(反)화웨이 사태'로 구체화되고 양국 정부가 노골적으로 편가르기를 압박하고 나서면서 삼성·SK·LG 등 중국 현지에 생산라인을 둔 국내 기업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미중 무역전쟁이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두고 기술, 세계 패권 다툼으로 번지고 있다. 전세계는 미국이 주도하는 화웨이 제재에 동참하느냐, 이탈하느냐 한가지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한국도 정부차원에서 압박하는 미국과 기업들을 불러다 위협하는 중국 사이에서 사면초가에 빠진 모습이다. 사진은 11일 서울 중구 화웨이 한국 지사. 2019.6.1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놓고 양측의 무역분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어느 한쪽 편에 설 것을 압박받고 있는 한국 정부가 19일 중국 정부와의 협의에 나선다.

17일 외교부에 따르면 오는 19일 외교부 청사에서 제23차 한중 경제공동위원회가 개최된다. 우리 측 수석대표는 이태호 외교부 2차관이, 중국 측에서는 리청강 상무부 부장조리가 수석대표를 맡았다.

또 우리 측에서는 외교부·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국토교통부·보건복지부·주중국대사관 관계자가 참석하고, 중국 측은 상무부 및 기타 유관기관 관계자가 배석할 예정이다.

한중 경제공동위는 수교 직후인 1993년부터 정례적으로 양국 교대로 개최돼온 차관급 정례협의체다. 양국간 포괄적인 경제협력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는 자리다. 22차 회의는 지난해 4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렸다.

특히 이번 경제공동위는 미중 무역분쟁의 핵심 축인 화웨이 문제가 의제로 오를 전망이다. 외교부는 “한중 경제관계가 심화되고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양국간 경제협력 논의를 통해 양국간 교류협력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미중 화웨이 갈등과 관련해 어느 한쪽의 편을 들지 않는 대신 ‘화웨이와의 거래 여부는 시장경제의 논리에 따라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라는 원칙적인 입장을 표시하고 있다.

◇거세지는 미중 압박, 샌드위치 신세 한국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이 '편 가르기 식' 패권경쟁으로 흐르면서 그 사이에 낀 정부의 입장은 난처해지고 있다. 미국은 한국 정부가 화웨이 제재에 동참할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했고, 중국은 이에 맞서 우리 기업들에 압력을 가하는 상황이다.

정부로서는 미국 편을 들자니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때 겪었던 중국의 경제보복 악몽이 떠오른다. 그렇다고 미국의 화웨이 전선에서 이탈하지도 못한다. 한미동맹 균열로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원칙적 입장을 유지하는 동안 미중의 압박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미측에서는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전면에 나섰다. 그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한국이 동맹·우방으로서 잘 해결해 나갈 것이라 확신한다”며 공개적인 압박을 수차례 했다.

중국의 압박도 만만치 않다. 중국 외교부 당국자는 최근 한국 언론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드 배치 이후 한중관계를 묻는 질문에 “미국이 원하니까 동참하는 것이 옳고 그른지 한국 정부에서 판단해야 하고, 기업에서 판단해야 한다”며 화웨이 문제를 염두에 둔 발언을 했다.

이에 따라 이번 한중 경제공동위는 정부의 화웨이 대응에 대한 중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외교부는 “이번 회의에서 한중 경제협력 현황을 점검하고, 주요 경제현안 등 양측 관심사항과 중장기적인 양국 경제협력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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