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노위 뽀개기]"정년 연장? '60세'는 지켜지나요"

[the300]정년퇴직 고령 근로자 7.5% 불과…정부 구상과 달리 국회 환노위는 정년연장 '신중론'

지난해 10월 3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18 리스타트 잡페어'에서 한 구직자가 채용공고게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이 법은 보류하시지요.”(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
“청년들 고용 문제와 관련해 굉장히 예민한 사항이기도 하고 더 논의하는 것으로 넘기겠습니다.”(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최근 '정년연장'을 시사하면서 논쟁의 불씨가 다시 살아났다. 그러나 관련 법안을 다루는 국회 분위기는 차분하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여야 의원들은 올 들어 각종 현안을 두고 대립했으나 정년연장에 대해선 신중해야 한다는 한목소리다. 정부 구상과는 확연히 다른 판단이다.

국회 환노위는 지난 3월22일 고용노동소위원회에서 정년연장을 위한 법 개정을 보류했다.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고령자고용법)이 심사 대상이었다. 서형수 민주당 의원 안과 김학용 한국당 의원(환노위원장) 안 등으로,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해야 한다’는 고령자고용법 19조는 건드리지 않지만 65세까지 근로 연장을 독려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서형수 안’은 사업주에게 근로자를 65세까지 안정적으로 고용하도록 노력한다는 의무를 명시했다. 또 일정 규모 이상 사업장은 퇴직 예정 근로자에 ‘재취업 지원 서비스’ 제공을 의무화했다.

‘김학용 안’은 현재 정년이 60세인데 비해 국민연금 수급 시작 연령은 2033년 65세로 높아지는 점에 주목했다. 소득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령 근로자의 안정적 재고용이나 고용 연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사업주는 근로자가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이 될 때까지 정년을 연장해주거나 재취업 희망시 능력에 맞는 직종으로 재고용하는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법안은 명시했다.

여야 간 비쟁점 법안이었지만 소위 문턱조차 넘지 못한 것은 여야 의원들이 청년 구직난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일자리가 한정적인 상황에서 고령 근로자의 정년연장은 청년실업을 심화시킬 것이란 우려가 청년 세대에 지배적이다. 총선 한해 전에 여야 모두 청년 유권자를 자극하는데 앞장설 이유가 없다.

현장에서 현행 ‘60세 정년’이 지켜지지 않는 현실도 고려됐다. 60세에 정년 퇴직하는 근로자가 드문 상황에서 정년을 5년 더 연장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통계청이 지난해 7월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고령층(55~79세) 부가조사’에 따르면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그만둔 이유’에 대해 ‘정년퇴직’이라는 응답은 7.5%에 불과했다.

‘사업부진·조업중단·휴업·폐업’이라는 응답이 31.9%로 가장 많았고, ‘건강이 좋지 않아서’(19.5%), ‘가족을 돌보기 위해’(15.8%)가 뒤를 이었다. ‘권고사직·명예퇴직·정리해고’라고 밝힌 응답자도 11.2%에 달했다.

정년 연장이 국민연금 수급 시기를 늦추는 계기가 될 것이란 불안감도 작용한다. 퇴직 후 연금 수령 나이는 당초 정년과 동일한 60세였으나 올해 62세로 늦춰졌다. 1998년 1차 연금개혁 당시 2013년부터 2033년까지 5년마다 1세씩 수령 나이를 높인 결과다. 정년연장과 국민연금 재정안정을 이유로 연금 수급 시기를 더 늦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환노위 민주당 간사인 한정애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나 “2033년 국민연금 수급시작 연령이 65세로 늘어나는 점을 고려하면 장기적 관점에서 정년연장을 검토할 필요는 있다”면서도 “당장 정년을 연장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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