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이재명·박남춘…수도권 지자체장 3人3色 1년

[the300]][지방선거1년-수도권 시도지사]박원순, 이재명, 박남춘의 1년 돌아보니

해당 기사는 2019-07-11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전국 17개 광역, 226개 기초 자치단체는 '잘살기' 위해 경쟁한다. 중앙정부는 전국이 모두 고르게 잘살도록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노력한다. 시장, 도지사, 군수, 구청장들은 저마다의 정책으로 주민들이 더 잘살게 하려 애쓴다. 나아가 대통령과 같은 더 큰 리더가 되는 꿈도 꾼다. 6·13 지방선거 1년을 맞아 전국 주요 시도지사들이 지난 1년간 '잘살았는지' 그들의 공약 이행 노력과 리더십 등을 통해 살펴봤다. 첫 순서로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박남춘 인천시장 등 수도권의 자치단체장들의 1년을 돌아봤다.



◇박원순 서울시장=영화계에 '봉테일' 봉준호 감독이 있다면 정치권엔 '박테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있다. 박 시장도 '디테일과 감성 능력'을 자부하고, 그의 주변과 시민들도 디테일에 놀랄 때가 많다.

서울시장직만 올해로 9년째.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3선에 성공해 맞은 민선 7기의 지난 1년 동안에도 '박원순 스타일'의 생활밀착형 정책들이 시민들로부터 적잖은 호평을 얻었다.

디테일을 앞세운 그의 꼼꼼한 정책 기획력과 이행력, 10년 가까이 시청 조직에 녹아든 리더십과 행정적 돌파력은 지난 1년간 유감없이 발휘됐다. 다만 차기 대권의 꿈을 향한 길은 여전히 녹록치 않은 상황. 보다 강력한 이슈파이팅과 확장력이 요구된다.

◇공약 계획·이행력='경륜'의 박 시장은 정책 추진력이 강하다. 지난해 3선 당선 직후 7대 정책목표, 66개 핵심공약, 229개 세부사업을 계획해 올 들어 △공적임대주택 공급 △전기차 보급 및 충전소 인프라 확충 △일상생활 맞춤형 대중교통 서비스 확대 △직장맘지원센터 기능 확대 △야간 주말보육 등 보육 틈새 해소 △어르신일자리 사업 확대 등의 세부공약을 꼼꼼하면서도 빠르게 이행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최근 박 시장과 서울시의 공약실천계획을 평가하고, 정책의 지속가능성이 높다며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

◇직무수행 여론조사=11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5월 시도지사 직무수행 지지도'에 따르면 박 시장은 응답자들의 '잘한다' 긍정평가가 49.5%를 기록했다. 17명 시도지사 중 8위 성적이다. 4월 지지도에서도 48.2%로 9위였다. 지난해 9~12월 한국갤럽의 직무수행평가 여론조사에선 51%로 8위였다. 여론조사 상으론 평가가 '중간'에 머문다.

호평 받는 정책이 많고, 성과도 적지 않지만 시민들의 체감 기대에는 못미친다는 지적이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다양한 분야에서 생활밀착형 정책을 잘 추진했지만 서울시민들에게 깊게 각인되는 정책은 쉽게 꼽히지 않는다"며 "매우 긴 시간 시장을 해온 만큼 박 시장에 대한 시민들의 눈높이도 더 높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지도 변화=박 시장의 디테일은 '친절'에 강해 자칭타칭 '친절한 원순씨'가 별명이다. 시민들의 삶 속에 가까이 들어가고, 시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겠다는 자신의 정책을 친절하게 안내한다. 지난해 강북 옥탑방 민생체험은 그의 대표적인 생활밀착형·체험형 정책 중 하나다.

최근 박 시장은 젊은 이미지로의 변모를 노린다. '자연스러웠던' 특유의 헤어스타일이 최근엔 날선 모습으로 세련되게 변했다. '끊임없이 도전하고 새로운 것을 찾는 18세 청년'이라고 스스로를 규정해 온 그다. 이런 변화 노력 덕분일까. 최근 한 매체 조사에서 대학생들이 가장 닮고 싶은 지자체장 1위로 꼽혔다.

◇행정·정무 리더십=박 시장의 검증된 정책 기획력과 추진력은 강력한 행정 리더십에서 나온다. 올해 초에도 시정 성과를 위해 자신과 행정·정책 철학을 인사들을 전진 배치해 리더십을 강화했다.

누구도 생각지 못한 깜짝 정책이나 자신의 색깔이 강한 '박원순표 정책'을 내놓을 때는 가끔씩 여권 내부로부터도 견제나 비판을 받는다. 지난해 여의도·용산 개발 선언이 그랬다.

박 시장의 리더십이 여권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고, 지역적으로는 서울의 균형발전 문제 등을 어떻게 해결할지 등이 그의 향후 정치적 입지를 좌우할 중요한 포인트로 꼽힌다.

◇차기대권 가능성=2017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했다 중도 포기한 박 시장은 여전히 여권의 '잠룡'이다. 수도 서울의 3선 시장으로 정치적 위상이 높지만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 중에선 현재 이낙연 국무총리, 이재명 경기지사에 밀린다.

차기 가도를 위해선 박 시장이 시정 성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슈 파이팅으로 정국 주도력을 높여야 한다는 분석이다. 또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내에서의 입지 강화가 당면 과제로 꼽힌다. 박 시장이 당 안팎으로 확장폭을 넓혀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차기 주자 육성과 관리가 필요한 민주당도 박 시장에 대한 '애정'이 높은 시점이다. 민주당 총선 전략을 짜는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최근 박 시장을 만나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 정책의 보고, 아이디어 뱅크"라고 치켜세운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해 6월13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56.4%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자유한국당 소속의 현역 경기도지사였던 남경필 후보(35.5%)를 큰 표차로 제치며 16년 만에 경기도에 민주당의 깃발을 꽂았다.

◇‘정책덕후’ 이재명…공약은 ‘넘버원’=선거 기간 중 ‘새로운 경기, 공정한 세상’을 내걸었던 이 지사는 선거 직후 한국매니페스토평가단이 발표한 공약실천계획서 평가에서 최고등급을 획득하며 정책역량을 드러냈다. 총 17개 시·도 가운데 서울특별시, 광주광역시, 세종특별자치시, 전라북도, 경상북도 등도 같은 등급을 받았다.

이 지사는 민선 7기 공약실천계획서에서 △도민이 주인인 경기도 △삶의 기본을 보장하는 경기도 △혁신경제가 넘치는 경기도 △깨끗한 환경, 편리한 교통, 살고 싶은 경기도 △안전하고 즐거운 경기도 등 5대 목표, 365개 실천과제를 담았다. 당시 평가단은 이 지사의 공약에 대해 도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실천과제로 구성됐다는 점을 강점으로 평가했다.

성남시장 시절부터 독특한 정책을 마련하고, 실행시켜 높은 호응을 끌어낸 이 지사답게 이행 가능성에 있어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평가다. 지난해 3월 이 지사가 성남시장 퇴임을 앞두고 밝힌 바로는 초선 시절인 민선 5기 공약이행률은 96.0%, 재선 시절인 민선 6기 이행률은 94.1%였다.

◇논란에 출렁이는 지지도=높은 득표율로 당선됐고 공약의 구성과 실행력에 있어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유독 직무수행에 대한 지지는 낮았다. 차츰 올라가고는 있지만 여전히 17개 광역자치단체장 중에서는 중위권 수준이다.

이 지사는 지방선거 당선 직후인 지난해 7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전국 19세 이상 시도 주민 8500명(광역 시도별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발표한 월간 광역자치단체 평가에서 민선 7기 광역단체장 중 직무 긍정평가 29.2%를 기록했다. 17명 가운데 최하위였다.

당선 당시 득표율 56.4%과 같은 조사에서 나온 경기도민들의 문재인 대통령 지지도 71.5%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기록이다. 이는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혜경궁 김씨 논란, 형수 욕설 녹취록 공개, 친형 고(故) 이재선씨 강제입원 논란, 김부선씨 스캔들 등 숱한 악재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선거때야 민주당의 승리를 원하는 당원들과 국민들이 민주당 후보인 이 지사에게 힘을 모아줬다”며 “임기 초반 낮은 지지율은 이 지사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들이 모아진 것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지사가 연루된 각종 논란이 검찰에서 불기소 처분되거나,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지지도도 점차 회복세를 보인다. 이 지사는 지난해 9월 조사에서 12위(45.3%)를 기록하며 중위권에 오른 뒤 45%대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가장 최근 조사인 올해 5월 조사에서도 44.9%로 12위를 기록했다.

◇‘높은 인지도’ 무기이지만…그 내용은=현역 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 인지도만 놓고 보면 ‘톱’이다. 박원순 서울시장, 김경수 경남지사 등을 앞선다. 그가 끊임없이 차기 대권 후보로 평가받는 이유다. 경기지사 당선은 인지도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 하는 계기가 됐다.

문제는 경기지사 당선 이후 높아진 인지도가 정책수행에서 온 것이 아니란 점이다. 성남시장 시절에는 ‘청년배당’ 등 파격적인 정책으로 이목을 끌었다. 무상복지 등 각종 정책 수행 과정에서 생긴 중앙정부와의 갈등도 이 지사의 인지도 상승에 영향을 줬다. 하지만 지사가 된 뒤엔 각종 송사로 언론에 얼굴을 내비쳤다.

각종 송사는 도정 장악에도 영향을 끼친다. 한 경기도 관계자는 “재판 일정이 잡히는 것에 맞춰 미리 계획된 도정 일정을 바꿔야 하는 등 애로사항이 상당히 있다”고 토로했다.

최근 1심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 판결을 받은 만큼 높은 인지도의 내용을 ‘긍정 평가’로 바꿔내는 것은 그의 숙제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확실한 자기 지지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인지도만 높은 것은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며 “재판이 마무리되는 대로 이 지사의 장기인 정책을 통해 지지기반을 확실히 마련하는 것이 과제”라고 조언했다.


◇박남춘 인천시장=민선 7기 박남춘 인천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소통’과 ‘균형’이다. 인천에서 나고 자란 박 시장은 지역 특수성을 잘 안다. 인천은 1970~80년대 호황을 누렸던 ‘동인천 구도심’과 미래 도시를 표방하는 ‘송도 신도시’, 농·어업을 영위하는 강화군·옹진군 등이 공존한다.

박 시장은 이 지역에 내재된 갈등을 최소화하고 지속가능한 정책을 추진하는데 역점을 둔다. 인천시가 주민 생활 만족도 조사에서 전국 17개 시·도 중 6위를 기록하는 등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배경이다. 반면 비교적 낮은 그의 지지율과 인지도는 극복해야 할 과제다.

◇"소통이 곧 정책"…전문기관 호평 이어져=박 시장은 5대 시정목표 중 ‘시민과 함께 하는 시정’을 맨 윗줄에 놓아 소통 의지를 피력했다. 후보자 시절 핵심 공약 ‘시민 행정참여 확대를 통한 시민 민주주의 재정립’의 일환이다. 당선 직후 공모전을 통해 ‘살고 싶은 도시, 함께 만드는 인천’으로 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인천은 소통e가득’이 대표적이다. 박 시장은 지난해말 시민 의견을 수렴을 위해 온라인·모바일 기반의 정책 소통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특정 현안에 대한 모바일 투표기능을 도입하는 한편 광역시 최초로 공무원·시의원·시민단체·전문가로 구성된 공론화 위원회도 출범했다.

또 ‘청와대 청원 게시판’을 벤치 마킹해 온라인 시민청원제도 마련했다. 인천시 민관협치 활성화 기본 조례를 제정해 중요사항을 논의·결정하는 상설기구도 준비했다.

소통 의지는 지역과 외부기관의 호평으로 이어졌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지난 4월 웹소통 분야에서 인천시에 ‘우수’ 평가를 매겼다. ‘2019년 대한민국 인터넷소통대상’에서도 광역자치단체부문 대상에 올랐다. 온라인과 모바일 기반 소통 역량이 호평을 받았다.

◇‘주민 생활 만족도’ 높아진 이유는=인천시의 주민 생활 만족도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 박 시장이 ‘집권여당 프리미엄’을 활용해 굵직한 사업들을 구체화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박 시장은 올해 1~2월 △‘서해남북평화도로’(영종도 북단~신도) 예비타당성 조사면제 사업 선정 △‘서해 5도 어장확장 및 야간조업 연장’ 등을 차례로 관철시켰다. 핵심 공약 ‘서해평화협력시대 동북아경제중심도시’의 일환이다.

인천시는 최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주민 생활 만족도 평가에서 긍정평가 55.6%를 기록하며 전국 17개 시도 중 6위에 올랐다. 부정평가(38.6%)보다 17%포인트(p) 앞선 수치다.

올들어 특히 급상승했는데 17개 시·도 중 △2018년 7월 10위 △8월 13위 △9월 14위 △10월 13위 △11월 13위 △12월 12위 등 하위권을 맴돌았다. 그러나 2019년 1월 8위에 오른 뒤 △2월 9위 △3월 8위 △4월 9위 △5월 6위 추세로 향상 중이다.

◇‘제자리 걸음’ 지지율, 반등할까=주민 만족도에 비해 낮은 박 시장의 지지율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박 시장 5월 직무수행지지도는 42.4%로 전월 대비 0.6%p 줄었다. 이 기간 지지율 순위도 17개 시도지사 중 13위에 그치며 전월보다 3단계 내려왔다.

박 시장은 2선 의원으로 2017년 7월~2018년 2월 민주당 최고위원까지 역임했으나 차기 대선 ‘잠룡’으로 분류되는 박원순 서울시장, 김경수 경남지사, 이재명 경기지사 등에 비해 정치적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양호한 주민만족도가 지지율 상승을 견인하지 못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라는 분석이다.

반등의 여지는 있다. 박 시장은 여권 내 ‘친문’(친 문재인)으로 분류되며 남북 정책 등에서 문재인 정부와 정책 보조를 같이 한다. 향후 남북 관계가 개선돼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화되면 박 시장의 존재감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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