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과방위…'숨은 공신' 김성수 민주당 간사

[the300]김성수 "과방위, 정쟁 줄이고 법안처리하도록 야당과 적극 협력할 예정"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식물 상임위'라는 오명을 썼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달라졌다. 20대 국회 상반기 1년 동안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이 0건이었던 반면 하반기 1년 동안만 19건의 법안이 통과됐다. 

과방위 더불어민주당 간사로서 여야 협상 전선에 나가있는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숨은 공신이다. MBC 기자 출신인 김 의원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방송계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등 현안에 열중하고 있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은 최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김 의원을 만났다. 김 의원은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와 과방위 간사로서 접하는 국회의 이야기를 솔직한 목소리로 풀어냈다. 지난 4월 'KT 아현지사 화재원인 규명 및 방지대책에 대한 청문회'가 개최되기까지 자유한국당 설득을 위해 노력한 김 의원의 소회도 들어봤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MBC에서 평기자로 시작해 목포MBC 사장까지 역임하셨다.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있나. 
▶정치에 입문하겠다는 생각을 평소에 단 1초도 해본 적이 없다. 아주 우연한 기회로 제안을 받아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에 합류하면서 정치권에 첫 발을 내딛었다. 당시 원내대표이자 MBC 전직 동료인 박영선 의원이 "도와달라"며 도움을 요청해 심사숙고 끝에 함께하게 됐다. 정치권에 들어가면 다시는 언론계로 돌아오지 못한다는 생각에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MBC를 정상화시키는 것이 한국의 민주주의를 다시 제자리에 찾게 하는 상징적인 일이라고 생각해 입문하게 됐다. 사람 인생은 역시 예측대로 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현재 과방위 민주당 간사로 활동 중이다. 지난 4월 KT 청문회를 아주 어렵게 개최했는데 어떤 과정이 있었나. 
▶황창규 KT 회장의 과방위 출석 당시 답변 태도가 대단히 부실해 여야 사이에 다시 황 회장을 불러야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돼있었다. 자연스럽게 청문회 이야기가 나왔고 그날 일정만 확정됐다면 바로 의결을 진행할 수 있었을 정도로 합의가 진전됐다. 그런데 과방위 외적변수가 발생했다. 바로 KT 채용비리 문제였다. KT 청문회의 당위성을 모두 알고는 있었는데 과방위 차원을 넘는 정치적 변수가 발생하니 한국당 의원이 당내에서 난처해진 것이다. 한국당은 최대한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지지 않도록 보장을 받고 싶어했다. 그래서 약속을 하고 청문회를 진행했다.

-그런데 청문회 당일 김종훈 무소속 의원이 채용비리 관련 질문을 했다. 어떻게 된 건가.
▶청문회에서 채용비리 말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했지만 현실적으로 KT의 부실운영 때문에 화재사고가 발생했다면 그 문제를 피하고 질문하기가 어렵지 않겠냐. 그럼에도 우리는 약속을 많이 지켜줬다. 김종훈 무소속 의원의 경우 정파적 문제에서 자유로우니 강력하게 채용비리 이야기를 했지만, 민주당 의원은 대부분 많이 절제했다. 이러한 원칙을 지켰기에 그래도 예전보다는 과방위가 많이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민주당 의원에게 채용비리 말하지 말자고 간사로서 자제 부탁한 건가.
▶아니다. 다들 공감대가 있었다. 과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 구성을 보면 다선의원 중심이다. 4~5선의 중진의원이 많아 어떻게 하면 국회를 원만히 운영할 수 있을지에 대해 굳이 말로 이야기하지 않아도 충분히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간사직은 어떻게 맡게 되신 건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과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 다수는 다선의원이거나 장관 혹은 당직을 맡는 등 상임위에 전력을 다하기 힘든 상황이다. 물론 제가 방송계에 몸담은 시간이 길다는 것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많은 시간을 상임위에 쏟아야 하는 간사직의 특성에 대한 당의 고민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반기 과방위 법안처리건수가 높아졌다. 간사로서 의원님의 공이 컸을 것 같다.
▶20대 국회 상반기 과방위는 방송법 문제에 걸려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20대 국회 상반기 과방위 법안처리율은 17.8%에 그쳐 전체 법안처리율인 27%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고 보도되기도 했다. 당시 한국당은 회의 자체를 거부했고 거듭되는 여야 공방으로 처리해야 하는 법안은 계속 쌓여만 왔다. 언론과 국민 입장에서 보면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하반기 과방위는 적어도 '식물상임위'라는 오명은 벗었다고 생각한다. 노웅래 위원장을 비롯해 여야 의원들 모두에게 정쟁은 줄이고 법안처리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있었다. 아직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좀 더 나은 과방위가 될 수 있도록 야당과 더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갈 예정이다.    

-곧 국회정상화가 이뤄지면 과방위에서 처리할 우선적인 현안이 무엇인가.
▶당장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문제의 결론을 내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과 같은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의 자격요건 및 결격사유를 정비하는 원안위법을 비롯해 데이터 보호와 활용 등 데이터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보통신망법과 위치정보법 개정 등도 시급한 논의가 필요하다. 방송과 관련해서는 정당 간 견해차가 커 공전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논의가 필요하고, 유료방송과 뉴미디어인 OTT(Over-The-Top,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를 뜻함) 등을 포함하는 통합방송법 논의도 중대 현안이다.

-MBC 재직 당시 정치부장으로 국회를 출입했다. 그때 국회를 보던 시각과 지금은 어떻게 다른가.
▶국회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신뢰도가 낮은 곳이다. 일은 안 하고 싸움만 하는 곳으로 인식이 돼있다. 저도 언론에 있을 때 그런 식으로 기사를 보도했다. 그런데 의원으로 들어와서 느끼는 점은 국회가 실질적으로 일을 안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일이 상당히 많고 개별 의원도 일을 많이 한다. 그런데 왜 이렇게 신뢰를 못 받을까. 가장 큰 이유는 우리나라 권력구조 때문이다. 대통령의 권한이 강하고 국회가 갖는 실질적 권한이 별로 없다. 예산은 정부에서 편성하고, 감사의 권한도 국정감사만 있을 뿐 감사원이라는 독립적인 기구가 따로 존재하고, 인사권도 철저히 대통령에게 있다. 국회가 가진 실질 권한은 입법인데 이 또한 상당수는 정부 제출 법안이다. 나머지도 여야의 갈등구조 때문에 통과가 쉽지 않다.

-개헌을 해야 한다고 보시나.
▶당연히 해야 한다. 현 구조 하에서 대통령 선거에서 지면 야당이 해야 할 일은 다음 집권을 위해 여당의 발목을 잡는 것이다. 야당이 협조를 해서 그 정권이 잘 되면 다음 정권을 잡을 수 없다. 그러니 법안을 통과시켜줄 리가 있겠냐. 이긴 사람이 다 먹는 이런 제로섬(Zero-Sum) 게임 하에서는 정치발전이 이뤄질 수 없다. 

-앞으로 국회에서 하실 일이 많을 것 같다. 21대 총선 출마 계획이 있나?
▶정말로 아무 계획이 없다. 정치인으로 정당에 들어와서 국회의원을 계속하려면 자기 나름의 명분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언론정상화를 위해서 정치에 들어왔다고 하면 처음의 목표는 이룬 것이다. 지금은 굳이 제가 뭘 더해야 한다는 것이 없다. 정치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있을 수 있지만 지금은 아무 계획이 없다. 

[주요이력] 
△서울대 독어독문학과 
△MBC 보도국 정치부장
△MBC 보도국 국장
△목포 MBC 대표이사 사장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정무조정실장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제20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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