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10주기]국익 위한 '실용주의'…2차 북핵위기→남북정상회담

[the300]대북 포용·대미 실용, 2007년 남북정상회담 성사...이라크 파병·한미 FTA 정면돌파

2007 남북정상회담 당시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양숙 여사가 평양으로 출발하는 모습 /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이념'보다 '국익'을 앞세웠던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외교' 정책이다. 2003년 2월 참여정부 출범 당시 한반도 외교·안보 환경은 '제2차 북핵 위기'로 먹구름이 가득 했다.

2002년 10월 방북한 제임스 켈리 당시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에게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고 시인하면서 전쟁까지 거론되는 상황이었다.

당시 미국 대통령은 2001년 9·11 테러 직후인 2002년 취임한 조지.W. 부시였다. 부시 행정부엔 현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강경책을 이끌고 있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네오콘(신보수주의자)과 슈퍼 매파들이 가득했다.

군사력 등 하드파워(hard power)를 동원해야 한다는 '전쟁 불사론'도 들끓었다. '북핵 문제' 해결이 막 출범한 노무현 정부의 최대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대선 후보 시절 노 전 대통령이 "모든 것을 깽판 쳐도 남북관계만 잘 되면 된다"고 한 발언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노 전 대통령은 3대 국정목표의 하나로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를 설정하고 △균형적 실용외교 △협력적 자주국방 △신뢰와 포용의 대북정책을 골자로 한 평화번영정책을 들머리에 앞세웠다. 북핵 문제 해결을 통해 최대 국익인 한반도 평화와 안전을 성취하고 남북 공동번영으로 동북아 시대를 선도하자는 구상이었다.

참여정부 실용주의 외교 노선의 극명한 사례는 2003년 이라크전 파병 결정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다. 노 전 대통령은 지지기반이자 집토끼인 진보개혁 세력의 반대에도 국익을 위한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자서전 '운명'에서 당시 상황과 관련해 "노 전 대통령이 가장 고통스러워했던 결정이 이라크 파병이었다. 어렵고 고통스런 결정이었지만 파병을 계기로 북핵 문제는 대통령이 바라던 대로 갔다"고 썼다. 대미 실용주의와 대북 포용정책의 결과가 2007년 10월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져 한반도 평화 정착에 크게 기여했다는 것이다.

재임 기간 카운터파트였던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오는 23일 직접 그린 노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들고 경남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한다. 부시 전 대통령이 추도식 참석을 먼저 제안했다고 한다. 외교가에선 노 전 대통령의 생전 실용주의 외교 정책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실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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