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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최순실씨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 사진 = 뉴스1 |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사에 국정농단 주역인 최순실씨가 깊숙이 개입한 정황을 보여주는 녹음파일을 시사저널이 입수해 공개했다.
2013년 2월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이 서울 모처에서 녹음한 이 파일에는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정 전 비서관 3명이 등장한다. 이 자리에서 최씨는 박 전 대통령과 정 전 비서관에게 취임사의 초안을 검토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는 등 취임사 관련 비선 회의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시사저널이 공개한 녹음파일은 13분짜리 요약본과 90분짜리 풀버전 두 가지다.
요약본 파일에 따르면 최씨는 정 전 비서관에게 "이게 취임사라니까... 새 팩트를 정확하게 말을 만들어 보세요"라며 초안을 수정할 것을 지시한다. 최씨는 이어 "경제부흥, 그 다음에 두번째 국민행복, 세번째 대한민국의 자긍심을 높이는 거를 뭐라고 할 것인지를 말을 만들고...(중략)"라며 수정할 것을 거듭 주문한다.
정 전 비서관은 최씨의 말이 끝나면 "네 네"라고 대답하며 지시에 따르는 모습을 보였다.
최씨가 "나는 경제부흥에서 가장 중요한 국정의 키를 정보통신과 과학기술, IT산업이라고 생각한다. 그건 어떠세요"라고 말하자 박 전 대통령은 "그것이 핵심이에요"라며 최씨 의견에 동조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러자 최씨는 "그게 핵심이다 그걸 넣어 그러면...(중략)"이라며 정 전 비서관에게 수정할 것을 지시했다.
최씨는 대화 과정에서 정 전 비서관에게 "좀 적어요"라며 지시에 따를 것을 채근하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최씨는 정 전 비서관을 '정 과장, 정 과장님'으로 불렀고 정 전 비서관은 최씨를 '선생님'이라고 깎듯하게 존대했다.
심지어 최씨가 박 전 대통령과 정 전 비서관에게 "상의 좀 해 보세요"라며 명령조로 말하기도 했다. 최씨는 "(핵심은) 부국(富國), 정국(正國), 평국(平國)"이라면서 "하여튼 이건 좀 상의를 해 보세요"라고 지시한다. 그러자 박 전 대통령은 최씨에게 "예 예 예"라고 답한다.
한편 시사저널은 "최씨의 발언은 며칠 후인 2013년 2월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박 전 대통령이 천명한 취임사에 실제로 반영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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