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소정이]외연확장 필요한 민주당에 '돌아온 이재명'이란?

[the300]'친문 확장성' 의미 이인영 원내대표 당선 이후 이재명 1심 무죄로 당내 확장성 증폭

 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재명 경기지사가 16일 오후 경기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을 나서며 지지자들을 향해 손 흔들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1심 무죄를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의 속내가 복잡하다. 이른바 '주류' 대권후보들이 큰 상처를 입은 상황에서 비주류인 이 지사의 '명예회복'에 대한 평가가 다양하다. 껄끄러운 인식이 있는 동시에 총선을 앞두고 여권의 확장성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라는 판단도 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최창훈)은 16일 선거공판에서 이 지사의 '친형 강제입원', '검사 사칭',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 등 각종 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기소 내용에 대해 '전부 무죄' 판결을 내렸다. 검찰이 항소를 준비하고 있지만 이 지사 입장에서는 큰 고비를 넘긴 셈이다.

당장 이 지사는 다시 2022년 대선 레이스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이 지사는 선고 직후 지지자들을 향해 "지금까지 먼 길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서로 손잡고 큰 길로 함께 가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17일 출근길에서는 '큰 길'에 대해 "공정한 나라, 모두에게 기회가 공정하게 주어지고 각자의 몫이 보장되는 희망이 있는 나라를 만들자는 대의를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사가 전날 법원에서 "비온 뒤 땅이 굳어진다는 말을 믿고 열심히 하겠다"고 말한 것을 두고도 많은 의견이 오간다. 의도치 않게 한 차례 '검증'을 겪은 만큼 대권가도에 더 매진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의미있는 3위'를 거둔 만큼 이같은 행보는 자연스럽다는 평가다.

당내 평가는 더 다양하다. 우선 이 지사의 의혹 제기부터 재판 과정에서 그를 엄호했던 이해찬 대표는 한숨 돌리게 됐다. 이 대표는 당내에서 강력히 제기된 이 지사의 제명 요구에도 "재판 결과를 봐야 한다"며 차단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도 친문 의원들은 물론, 열성 지지자들로부터 강력한 반발에 시달렸다.

이 지사와 각을 세웠던 민주당 내 친문 일각은 사실 속내가 복잡하다. 이 지사가 민주당 비주류인데다, 친문(친 문재인) 정치인으로 정권을 재창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는 이 지사가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민주당 일각에서 이 지사의 1심 무죄 판결에 환호보다는 "2심, 3심까지 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대선 경선 때 보여줬듯, 이 지사의 행보가 민주당의 외연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실제로 이 지사는 경선 과정에서 기존 민주당 지지층의 지지도 받았지만, 개혁적 성향을 드러내며 기존 민주당 지지자들 보다도 더 개혁·진보적인 국민들의 지지를 받으며 좋은 성과를 거둔 바 있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 지사의 '존재감'이나 '활용도'는 더 커졌다. 최근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문 주자인 김태년 의원이 아닌 '범친문' 이인영 의원이 원내대표로 당선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친문'만으로는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일종의 위기의식이 이 원내대표의 당선을 이끌었던 만큼, '외연 확장력'을 볼 때 이 지사의 역할이 생길 것이란 의견이다. 또 인구가 많은 경기도의 이 지사가 본격적인 개혁정책 추진 등으로 성과를 내면 당에도 플러스 유인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여전히 당내 기반이 약하다는 것은 이 지사의 약점이자 고민거리다. 이 지사는 지난 지방선거를 전후로 여당 의원들과 접촉면을 늘렸지만 이번 '재판 정국'을 거치며 그런 노력들이 사실상 허사가 된 상황이었다. 당 내에도 '이재명계'로 분류할만한 의원들이 거의 남지 않았었다. 그러나 1심 판결을 계기로 상황 변화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 지사와 개인적으로는 좋은 관계를 유지했지만 그 연을 공개적으로 드러낼 경우 지지자들의 반발이 심할 것이 우려됐다"면서도 "당 입장에서는 대선 주자급 선수가 한 명이라도 더 있는 것이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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