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노위 뽀개기]버스파업은 막았는데...특례업종 지위 잃는 사업장 불똥(?)

[the300]사업장 1051곳 노동시간 '특례업종' 지위 상실, '주 52시간 근로제' 본격 적용

서울시버스노조가 이달 9일 오후 버스 파업 찬반여부를 결정하는 투표를 실시한 가운데 서울시 은평구의 한 공영차고지에서 개표를 시작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버스 노사가 파업 직전 극적 타결에 성공하면서 노선버스 파업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주 52시간 노동시간 상한제'의 여진은 여전하다. 진앙지는 오는 7월부터 특례업종 자격을 상실하는 21개 업종이 유력하다. 노사합의에 따라 초과 근로시간 제한을 받지 않는 특례업종은 26개였는데 지난해 3월 노선버스를 포함한 21개 업종이 제외됐다.


이 업종들은 특례업종에서 제외되면서 지난해 7월부터 주당 최대 노동시간이 총 68시간(기본 40시간, 연장12시간, 주말 16시간 이내)으로 제한됐고, 오는 7월부터는 주 52시간을 지켜야 한다. 

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오는 7월부터 '주 52시간 근로제'가 시행되는 특례제외업종은 산업코드상 중분류 기준 모두 21개다.

정부는 그 동안 특례업종에 주 12시간 이상의 연장근로를 허용해왔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비 특례업종 사업장은 주 12시간 이상의 연장근로를 부과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특례제외업종은 △교육서비스업 △도매 및 상품중개업 △연구개발업 △건물·산업설비 청소 및 방제서비스업 △소매업 △금융업 △보험 및 연금업 △금융 및 보험 관련 서비스업 △음식점 및 주점업 △사회복지서비스업 △숙박업 △전기통신업 △방송업 △하수·폐수 및 분뇨처리업 △자동차 및 부품판매업 △광고업 △영상·오디오 및 기록물제작 및 배급업 △보관 및 창고업 △시장조사 및 여론조사업 △우편업 △미용, 욕탕 및 유사서비스업 등이다. 또 중분류상 육상운송업은 특례업종 지위를 이어가나 이 중 노선여객자동차운송사업은 특례업종에서 제외된다.

특례제외업종 중 300인 이상 사업장은 모두 1051곳으로 파악됐다. '버스 사태'가 재현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교육서비스업이 대표적이다. 교육서비스업에 300인 이상 사업장 189곳이 몰려있다. 노선여객자동차운송업체(81곳)의 2.3배 규모다.

실제 교육서비스업체 중 '주 52시간 근로'를 넘어선 사업장은 지난달 기준 22곳에 달한다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상 대학수능능력시험 등으로 업무가 몰리는 연말에 초과근로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도매 및 상품중개업(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 133곳), 연구개발업(108곳), 건물·산업설비 청소 및 방제서비스업(107곳) 등에서도 이상 기류가 감지된다. 방송업의 경우 300인 이상 사업장은 18곳이나 초과근로가 발생한 곳은 전체 55.6%(10곳)에 달했다.

고용부는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처리를 촉구하나 근로자들 생각은 다르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이 늘면 기업은 비수기 근로시간을 당겨쓰는 방식으로 비용 지출을 줄일 수 있다. 반면 근로자들은 임금 삭감을 감수해야 한다.

대규모 협상 조직을 갖추지 못한 점도 근로자의 근심을 깊게 한다. 버스노조가 전국 단위 파업 투표를 통해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정부·여당까지 협상 테이블에 앉힌 것과 대조적이다. '버스 준공영제'와 달리 지자체나 정부 재원이 투입될 여지가 적고 이들 업종 지원에 대한 국민 여론이 싸늘한 점도 고민거리다.

환노위 관계자는 "근로자들이 조직화돼 있지 않아 제 2의 '버스 사태'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주 52시간 근로제'의 성공과 국민 지지를 위해선 임금 보전이 핵심"이라며 "여·야 환노위원 모두 이 부분에 대해 공감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달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재개된 서울버스 노동쟁의조정회의에서 노조측 관계자들이 공익위원들에게 항의한 뒤 퇴장하고 있다. 사진 앞줄 왼쪽은 피정권 서울시 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 / 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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