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회담, 무조건 일대일? 5당 대표 靑 회동 형식 딜레마

[the300]다당 구도, 과거 양당 구도와 달라..文 제안-황교안 1대1 고수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정당 대표 초청 정상외교 성과 설명회에 앞서 여야 대표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이정미 대표,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 문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 2017.07.19. photo1006@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당대표들의 회동이 막힌 정국을 뚫을 계기로 주목되지만 조율은 난항이다. 문 대통령의 "5당 대표 회동"에 대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대 1 영수회담"을 역제안, 형식을 둘러싼 힘겨루기 국면이다. 대통령이 더이상 집권당의 총수가 아닌데다 다당 구도 등 정치지형이 과거와 달라 1대 1 회담이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2일 1대 1 회담 요구에 대해 "5당 대표 회동을 위해 최대한 설득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식 입장은 담담한 편이지만 내부 기류는 황 대표에게 꽤 부정적이다. 1대 1 회담은 다른 정당에 대한 형평성 문제가 있고, 각 당별 1대1 회동을 연쇄적으로 하면 된다는 황 대표의 입장 또한 비현실적이라고 본다. 

청와대 관계자는 "'1안'을 아직 논의중인데, '2안'부터 거론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황 대표가 사실상 회동이 응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몸값을 높이려 한다는 시선도 있다. 대통령과 당대표의 만남은 성사 과정부터 고도의 정치행위라는 걸 청와대도 안다. 

앞서 문 대통령은 9일 취임 2주년 방송 대담에서 패스트트랙 등의 문제는 별도로 하더라도 대북 인도적 식량지원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5당 대표들과 만나겠다고 공개 제안했다. 청와대는 한국당으로부터 민생 의제 전반을 요구받자 "제한을 두지 않겠다"고 팔을 벌렸다.

이달중 회동이 성사되면 추가경정예산안 심사 등 국회 기능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 무엇보다 한국당의 국회 복귀에 명분을 만들어줄 수 있다. 문 대통령과 황교안 대표가 동의하는 여·야·청 합의사항을 도출하면 한국당이 장외투쟁을 원내 활동으로 전환하는 변화도 가능하다.

그러나 황 대표는 이날 경북 영천 은해사에서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 참석, 청와대와 여당이 1대 1에 부정적이란 질문에 "대통령께서 진정한 대화의 의지가 있다면 제 말씀을 받아들이실 수 있을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본관 백악실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악수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04.13.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文 5당대표·원내대표 만나왔지만 1대1은 홍준표와 한차례= 문 대통령은 2017년 7월19일, 해외순방 결과 설명을 계기로 5당 당대표를 초청했다. 실제 참석자는 자유한국당(홍준표)을 뺀 4당 대표였다. 다시 두 달 후인 9월27일, 이번엔 북한 핵실험 등 추석을 앞두고 안보가 화두였다. 마침 국민의당에 안철수 대표가 새로 취임하면서 안 대표를 포함, 4당 대표가 왔다. 이번에도 한국당은 빠졌다.

해를 넘겨 지난해 3월7일 마침내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참석한 '완전체' 5당 회동이 성사됐다.이어 4월13일 홍 대표와 단독 영수회담을 했다. 김기식 당시 금융감독원장 거취 논란 등을 풀기 위해 전격적으로 만난 것이다. 12월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영수회담을 문 대통령에게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다른 정당 포함 등 형식을 열어뒀지만 성사되진 않았다.

원내대표의 경우 문 대통령 취임 열흘째이던 2017년 5월19일 오찬, 지난해 8월16일 오찬, 그로부터 석 달 후인 11월5일 첫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등이 이어졌다. 국정협의체 포함 원내대표단은 늘 5당으로 성사됐다.

이런 가운데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황 대표 요구를 수용하라고 문 대통령에게 제안했다. 과거에도 영수회담은 단독회담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1대 1 회동은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쯤 된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여야4당 대표들과 만찬 회동에 앞서 손을 잡고 있다. 주호영(왼쪽부터)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재인 대통령,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2017.09.27. photo1006@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盧, 대연정 담판..1대1 사라진 건 朴정부부터=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1년에 한두차례 영수회담이 열릴 정도로 잦았으나 당청 분리를 내세운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로는 현저히 줄었다. 그러다 박근혜정부부터 야당 대표와 1대1 회담은 자취를 감췄다. 

문 대통령이 야당 대표이던 2015년 3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포함된 3자 회동을 했다. 박 전 대통령 집권 첫해인 2013년에도 황우여(여당) 김한길(야당) 대표가 참석한 3자 회동이었다. 사실상 제1야당 대표와 만남이었지만 단독회담으로 보이지 않게 했다.

문재인정부도 야당 대표 1인을 대통령과 '동급'으로 놓기 껄끄럽다는 청와대의 속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달라진 정당구도와 정치지형을 반영한 면이 크다. 제1야당 외에도 제3의 교섭단체가 있고, 비교섭단체라도 소수야당이 복수로 존재한다. 게다가 대통령이 더이상 여당의 총수가 아니다.

여당 총재를 겸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은 각각 10차례와 8차례에 걸쳐 영수회담을 열었다. 노무현 대통령도 횟수가 줄긴 했지만 1대1 영수회담을 2차례 가졌다. 그중 하나는 2005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와 했던 '대연정' 담판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손학규 당시 통합민주당 대표 등과 영수회담을 3차례 했다. 

영수회담 무슨 뜻= 영수(領袖)는 옷깃(領)과 소매(袖)라는 뜻이다. 중국 고관대작은 닳기 쉬운 옷깃과 소매 부분을 화려하게 덧대거나 장식했다고 한다. 이에 '영'이 우두머리를 뜻하게 되고 ‘영수’ 또한 지도자란 뜻이 됐다.

국내 정치권에서는 주로 대통령과 야당 당대표가 일대일로 만나는 회담을 의미했다. 대통령(大統領)과 당수(黨首)를 합쳐 영수(領首)라는, 한자를 바꾼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지나치게 권위적인 의미가 들어있어 시대변화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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