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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2년 특집 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에서 사회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사진=뉴스1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취임 2주년 회담에서 제안한 여야 5당 대표와의 영수회담을 어떤 형식으로 할지를 두고 정치권이 11일 설전을 거듭했다. 특히 '1대 1 회담'을 고집하며 영수회담을 조건부 수락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정당별 1대 1 회담'이라는 역제안을 하면서 야당 간 입장도 엇갈리고 있다.
황 대표는 이날 대구 반야월시장에서 '땅콩죽퍼 무료급식' 봉사활동 후 기자들과 만나 "각 당별 1대 1로 (회담을) 하면 된다,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앞서 10일 "1대 1 회담이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조건부로 청와대의 영수회담 제안에 응했다.
다만 청와대는 이를 두고 당초 취지나 다른 정당 대표들과의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곤란해 하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전날 "문 대통령과 5당 대표 회담 관련 실무 협의를 즉시 추진하겠다"며 의제 선정 등 본격적인 회담 준비에 들어갔음을 밝혔다.
한국당을 제외한 야당들도 황 대표 제안에 부적절하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여야 영수회담이 조건 없이 이뤄져 국민의 불안과 고통에 답해야 한다"며 "황 대표는 1대 1 영수회담 요구로 몽니부릴 것이 아니라 조건 없이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황 대표가 대접받는 것은 청와대나 대통령으로부터가 아니라 국민들로부터여야 한다"며 "제1 야당은 국정 책임의 한 당사자로서 스스로 주인의식을 갖고 주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황 대표를 향해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 흉내를 내다가 혼자만 소외되고 외톨이가 되는 상황을 초래하지 말라"고도 당부했다.
다만 이 대변인은 문 대통령에게도 "그동안의 국회 무시, 야당 무시 태도를 바꾸기 바란다"며 "차제에 대통령이 직접 대치 정국을 푸는 전면에 나서 진실성을 획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박주현 평화당 대변인도 이날 "청와대의 여야 영수회담 제안에 대해 황 대표가 1대 1 조건부 수락 의사를 표시한 데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논평했다.
박 대변인은 "한국당이 국회 논의를 막아 정국이 얽혔는데 영수회담 기회마저 무산시키려는 것이냐"며 "황 대표의 1대 1 제의는 꽉 막힌 정국을 풀 수 있는 기회를 발로 걷어차는 것이고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황 대표 제안에 "다른 정당을 인정하지 않는 오만하고 독선적 사고이며 국민의 염원인 다당제를 부정하는 발상"이라고도 비난했다.
이에 대해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대통령이 제안한 회담의 형식은 야당을 들러리 세우고 국민 홍보용 사진이나 찍으려는 쇼로 끝날 것이 분명하다"며 반박했다.
전 대변인은 "지금까지 그래왔고 이는 국민들이 더 잘 알고 있다"며 "대통령이 취임 첫날 우리 당사를 방문해 '야당을 국정 동반자로 생각하고 협치해 나가겠다'고 한 것도 말뿐이었다"고 주장했다.
전 대변인은 "2년 내내 협치는커녕 우리의 충고와 제안과 고언 모두 패싱한 것이 대통령이고 정부였다"며 "국정현안에 해법을 찾기 위해서는 일방적 설명만 듣고 오는 '1대 다(多)' 대담이 아닌 '1대 1' 대담이어야만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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