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출신 與 법사위원들, 수사권 조정안 '우려'…박범계 '간접 반박'

[the300](종합)금태섭·조응천, 검경수사권 조정·공수처 문제 지적…判 출신 사개특위 박범계 "가보지 않은 길 가야"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스1

여야 4당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문무일 검찰총장이 공개적으로 반발한 가운데 여당 내에서도 일부 검찰 출신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위원을 중심으로 여야 4당 합의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당이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 등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주도했지만 정작 법안 처리 '최종 관문'인 국회 법사위에서 여당 의원들에게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법사위원인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실제로 법사위 사·보임도 불사하겠다며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사법개혁 법안의 문제를 지적했다.

조 의원은 1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오히려 검찰과 경찰에 막강한 권한을 주는 안이라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패스트트랙에 지정된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두고 "수사권을 분리하기 위해 시작된 검·경 수사권 조정의 당초 취지와는 정반대로 결론 지었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검찰에서 수사권을 분리하고 그 여력을 인권보장과 소추 그리고 공소유지에 집중하는 것이 수사권 조정의 목적"이라며 "이번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수사권 조정의 당초 취지는 온데 간데 없이 수사 총량만 늘려놓은 꼴"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개정 법률안에 따라 검찰은 1차 수사기관으로서의 지위는 보장되고 소추·인권 옹호 기관으로서의 지위는 오히려 약화됐다"며 "지금껏 검찰 특수 수사 부서가 직접 수사하던 범위(부패범죄·경제범죄·공직자범죄·선거범죄·방위사업범죄 등)를 아무런 제약없이 그대로 보장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 송치 않는 사건은 고소인이 이의를 제기하는 등 예외를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보완적 수사나 법률적 검토를 할 권한이 소멸되는 바람에 검찰의 인권보장기능은 약화됐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경찰도 1차 수사권 통제를 받지 않으며 국내 정보 업무 기능까지 남아있어 전횡이 예상된다고도 우려했다. 조 의원은 "실질적으로는 과거의 국가정보원에 모든 사건에 대한 1차 수사권을 준 것과 다름없게 됐다"고 말했다. 

문무일 검찰총장 /사진=홍봉진 기자

조 의원의 의견은 1일 문 총장이 밝힌 수사권 조정에 대한 입장과 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문 총장은 입장문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특정한 기관에 통제받지 않는 1차 수사권과 국가정보권이 결합된 독점적 권능을 부여하고 있어 올바른 형사사법 개혁을 바라는 입장에서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사실상 여당의 주류 기류에 반기를 든 만큼 조 의원은 "당론이 정해진다면 당연히 따를 것"이라며 "법사위 심의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사·보임도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검·경 수사권 조정뿐 아니라 공수처 법안의 심사도 난관이 예상된다. 공수처가 판사·검사·경무관급 이상 경찰 등 일부 수사 대상에 수사와 기소를 동시에 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한 부분이 문제다. 수사·기소권을 둘다 가지게 되면서 오히려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질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법사위 내부에서 금태섭 민주당 의원의 반대가 예상된다. 금 의원은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한 합의안이 나오기 전인 지난달 11일 일찌감치 공수처 설치에 반대 의사를 재확인했다.

금 의원은 당시 SNS에 공수처 반대 이유 중 하나로 "전세계 어떤 선진국에서도 대한민국 검찰처럼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하는 기관을 운영하지 않는다"며 "대한민국 검찰에서 수사권을 폐지하거나 대폭 축소하면 바로 개혁이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이동훈 기자

금 의원은 이와 함께 "일정한 직급 이상의 고위 공직자를 수사 및 기소하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는 전세계 어느 국가에도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문제라면 공수처 대신 검찰의 수사·기소권을 분리하는 것만으로 견제할 수 있다는 것이 금 의원의 주장이었다.

조 의원도 SNS 글에서 "공수처에는 찬성한다"고 했지만 같은 부분을 우려했다. 조 의원은 "수사기관과 기소기관이 분리돼야 한다는 대원칙에 일부 반하는 수사·기소권을 겸하는 조항은 문제"라고 말했다.

여당 법사위원들의 이견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문 총장에 대한 공개 메시지를 통해 간접적으로 이같은 의견에 반박한 의원도 등장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이동훈 기자

패스트트랙 지정에 직접 찬성표를 던진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위원 중 하나인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SNS에 "검찰총장님, 이런 측면은 어떻느냐"며 "공수처와 수사권 조정이 이뤄지면 국가 형사 수사 체계의 균형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반박 글을 남겼다.

박 의원은 "경찰권의 비대화는 충분히 공감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특히 정보경찰과 수사경찰의 관계를 어떻게 할 것인지 사건의 암장 우려 등도 매우 공감되는 지적"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어 "아무도 가보지않은 길을 가야 한다"며 "특히 공익의 대표자인 검사가 인권과 적법 절차 보장에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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