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운열 "좌파독재? 나같은 사람 좌파면 국민 99% 좌파"

[the300]민주당 정책통 "공정거래법 개정안 오해, 기업 친화적 노력"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김창현 기자
"제일 듣기 싫은 용어가 '좌파'입니다. 나 같은 사람이 좌파라면 우리나라 국민 99%는 좌파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민주당 내 핵심 경제전문가인 최운열 의원은 황당해 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집권여당을 향해 펼치고 있는 '좌파독재' 공세 프레임이 한참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최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최근 인터뷰에서 "학계에서는 전통적 이론을 지키는 쪽이 우파(rightist), 변형을 시도하는 사람이 좌파(leftist)라고 한다"며 "우리는 좌파를 곧 레드(공산주의자 등)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보수야당이 바뀐 시대 상황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안타까워했다. 특히 남북관계에서는 전향적 자세를 촉구했다. 최 의원은 "무슨 코스트(비용)를 치르더라도 전쟁만큼은 막아야 한다"며 "남북공동체의 생존이 중요하지, 전쟁으로 통일은 가능하지도 않고 전쟁이 나면 다 죽는 것"이라고 밝혔다.

평생 연구에 매진해온 금융 전문가답게 과거 보수정권의 금융정책에도 할 말이 많다. 최 의원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금융은 토목공사나 기업을 지원하던 금융, 1970년대 경제상황에서의 금융에 머물러 있었다"고 말했다.

금융 자체를 '산업'으로 보고 키우려는 노력이 절실한데 그동안 오히려 뒷걸음쳤다는 얘기다. 최 의원은 "국회에서도 소관 부처 등을 조정해 금융만 전체적으로 아우르는 상임위가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정책 전문가인 최 의원은 요즘 누구보다 답답하다. 할 일이 많은데 여야 극한 대치로 상임위 활동이 마비됐기 때문이다.

정무위원회 소속인 최 의원은 "가장 급한 건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안"이라며 "너무 오래된 법안이라 우리 경제에 안 맞는다"고 말했다.

공정거래법을 개정하면 기업을 옥죈다는 건 기업들의 오해라고도 강조했다. 실질적으로 기업을 도와주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 의원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의 경우 결국 상속제 문제"라며 "자녀한테 상속해주고 싶은데 세금으로 다 나가니까 (자녀 회사에) 일감 몰아주기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속세를 현실화(기준 완화 등) 시켜주고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정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다음은 최 의원과 일문일답.

―정무위가 계속 파행 중이다. 피우진 보훈처장 문제 때문에 금융위, 공정위 소관 법안까지도 논의가 모두 멈췄다.
▶내가 국회 로텐더홀에 앉아서 단식투쟁하고 싶을 정도로 답답하다. 국민들 보기에 창피하다. 싸우더라도 일하면서 싸워야 한다.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한) 김원봉 선생 서훈 문제는 우리가 대한민국 체제에 있고 국민 정서가 용납하지 않는다. 통일된 다음에 이념적 문제가 없을 때 그때는 누가 반대하겠나. 보훈처장도 이 문제에 분명한 게 좋을 것 같다.

내가 태어난 뒤 6개월 후에 아버지가 공산당한테 돌아가셨다. 어릴 적부터 한이 맺힌 사람이다.

금융과 비금융으로 상임위를 나눠야 할 것 같다. 완전히 이질적인 일들이 섞여서 해야 할 일도 못하고 있다. 국내 금융은 금융위, 국제 금융은 기재위다. 또 금리가 금융에서 핵심인데 한국은행은 정무위에 안 들어와 있다. 금융 전체를 아우르는 상임위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정권마다 금융 홀대론이 나오기도 했다.
▶참여정부 때 대통령 직속위로 동북아 금융허브를 자산운용 중심으로 제대로 해보자 했다. 그 분위기를 계속 이어갔으면 호주보다 앞서 갔을 것이다. 그 다음 정부가 이어받지를 못했다.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이분들 머리 속에는 70년대 경제상황에서의 금융이다. 토목공사나 기업지원 그런데 집중하는 게 금융의 전부다. 지난 10년 동안 우리나라 금융은 20년 후퇴했다.

―증권거래세 인하 등은 자본시장 활성화의 장기 플랜으로 보인다.
▶증권거래세는 출범(1978년)할 때부터 징벌적 성격이 있다. 요즘은 주식투자하는 사람이 부자도 아니다. 거기 포함된 농특세는 아무 상관없는 주식투자자한테 왜 부과하는가. 과세체계를 보면 부동산 세제가 자본시장 세제보다 유리하다. 그러니까 자금이 부동산으로 간다. 시중 유동자금이 (자본시장을 통해) 창업에 유입되고 새로운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금융이 도와줘야 한다.

코스닥, 코넥스 볼 때마다 안타깝다. 내가 초대 코스닥 위원장 하다가 그만둘 때 지금으로 따지면 주가지수가 2300 정도였다. 그때가 정점이었다. 벤처 기업은 은행 같은데 거래하기 어려우니 자본시장으로 가야 한다 해서 생긴 게 코스닥이다. 지금도 그렇게 해야 한다. 진입은 쉽게 퇴출도 과감하게 해야 한다. 대신 투자자에게 정보를 100% 공개하고 투자자가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 관료들이 (특혜시비 등이) 두려우니까 자꾸 기준을 높인다. 1990년대 말 코스닥 모델이 아니면 성장하기 어렵다.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에도 관심이 많으신 것 같다.
▶퇴직연금 수익률이 1.9% 정도인데 사학연금 등 다른 공적 연금에 비해 4%포인트 정도 낮다. 전체 운용자산을 고려하면 1년에 7조원 정도 근로자들의 자산이 없어지는 셈이다. 근로자들이 가만 있어선 안된다. 보다 다양한 선택옵션을 만들어줘야 한다. 근로자 노후자산인데 금융회사가 연결되다 보니까 자본시장특위에서 한다. 실제 법안은 환경노동위원회 소관이다. 이미 법안 발의된 것이 있고 이를 조금 더 보완하는 방법이 있다. 기금화를 하든지 정 안되면 공적 연금에 맡겨서라도 운용 가능하도록 법적으로 열어주자는 취지다.

―정무위에서 가장 시급한 법안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안이다. 우리 경제에 안 맞는다. 기업인들 오해하는데 굉장히 기업 친화적으로 가능하다.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와 관련해서는 검찰이 별건 수사 못하도록 확답 받았다. 또 공정거래법 전부 다 (처벌 등이) 형사법으로 돼 있는데 다 털어버리고 가능한 과징금으로 끝내고 그렇게 할 수 있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도 결국 상속세 문제다. 상속세를 현실적으로 만들어주고 일감 몰아주기를 하지 말라고 해야 한다. 기회의 평등에 맞지 않기 때문에 일감 몰아주기 자체는 경제민주화에 가장 역행하는 것이다.

금융소비자보호법도 빨리 해야 하는데 워낙 방대하더라. (법안소위에서) 한두 시간 논의하면 조금 진척되다가 이걸로 시간이 다 가니까 다음에 하자고 넘기고 이런 식이다.

―경제 전문가로서 제1야당의 정책 대안을 어떻게 평가하나.
▶시대 상황이, 패러다임이 바뀌었으면 바뀐 대로 정책이 필요하다. 나도 법인세 인하하라고 주장했던 사람이다. 그러나 그건 경제가 정상적으로 돌아갈 때다. 지금은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상황이 아니다.

하지만 여전히 야당은 과거 시대의 주장을 똑같이 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법인세를 인하해서 어떤 효과가 있었나. 기업이 투자 안 하는 건 돈 문제가 아니다. 소비가 안 되기 때문이다.

재벌을 보는 눈도 그렇다. 이번에 대한항공 사태를 보라. 국민들이 용납 안 한다. 그런데 (한국당은) 계속 재벌 옹호한다.

―한국당은 좌파독재라는 프레임을 내걸었다.
▶제일 듣기 싫은 용어가 좌파다. 나 같은 사람이 좌파라면 우리나라 국민의 99% 좌파라고 생각한다. 학계에서는 전통적 이론을 지키는 쪽이 우파(rightist), 변형을 시도하는 사람이 좌파(leftist)다. 우리는 좌파란 곧 레드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남북관계에서는 무슨 코스트를 치르더라도 전쟁은 막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한국당이 생각을 바꿔줬으면 좋겠다. 남북공동체의 생존이 중요하지 전쟁을 통해서 통일은 가능하지도 않고 다 죽는 것이다.

―내년 총선에서 어떤 역할을 생각하나.
▶정책적으로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하고 싶다. 지역구 나가는 건 생각해본 적 없다. 소선거구제에서는 우리처럼 학교에서 평생 산 사람들은 지역구 관리를 못한다.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 약력
△1950년 전남 영암 출생 △서울대 경영학 학사 △미국 조지아대 경영학 석·박사 △코스닥위원회 위원장 △기업지배구조개선위원회 자문위원장 △제18대 한국증권학회 회장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한국금융학회 회장 △서강대 경영대학원장 △서강대 부총장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명예교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제20대 국회의원 (비례대표/더불어민주당) △제20대 국회 후반기 정무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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