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330일…'느린' 패스트트랙, 20대 국회서 단 1건

[the300]국회선진화법 유산…최후의 수단·협상 압박용

(서울=뉴스1) 이종덕 기자 = 윤소하 정의당(왼쪽부터), 장병완 민주평화당,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4당원내대표 합의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2019.4.2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회가 세 번째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추진한다. 이번엔 선거제 개편안‧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법안‧검경수사권조정 법안 등 3개를 묶은 소위 '개혁 패키지법' 이다.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은 전날 패스트트랙 합의안을 당론 혹은 당합의안으로 각각 추인했다. 

여야 4당을 중심으로 정치개혁특별위원회(선거제 개편)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공수처 및 검경수사권조정)에서 각각 안건을 상정하면 패스트트랙이 본격 가동된다. 이후 상임위 의결(최대 180일), 법사위(90일), 본회의(60일) 이내 통과시켜야 한다. 처리 기한이 최대 330일로 주어지면서 '신속'하지 못한 '신속처리안건'이라는 지적도 있다. 

24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국회사무처 의안과를 통해 확인한 결과 20대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처리된 법안은 단 1건에 불과했다.

2017년 11월24일, 330일이란 패스트트랙 기한을 꽉 채워 통과된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이 유일하다.

민주당은 1기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임기 종료시한(2016년 6월)이 임박하자 특조위 연장을 요구했지만 자유한국당(당시 새누리당)의 반대로 실패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그해 12월 19일 사회적 참사 특별법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발의했다. 당시 세월호 사건 담당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였지만 농해수위는 한국당 의원이 많았다. 반면 환노위는 전체 16명 가운데 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이 10명이었다. 결국 이 법안은 여야간 논쟁 끝에 패스트트랙에 올라탄 지 336일이 지나서야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후 계류중인 '유치원 3법'도 있다. 지난해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이 추진됐지만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여야 합의도출에 실패하면서 패스트트랙으로 선회하기도 했다. 

작년 12월27일 국회 교육위원회가 자유한국당이 불참한 가운데 유치원3법(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 개정안) 패스트트랙 지정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유치원3법은 최장 330일이 지나면 상임위 심의·의결을 거치지 않더라도 자동으로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다.

국회법 85조의2에 따르면 각 상임위에서 재적 위원 5분의 3이 찬성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안건은 계류기간인 330일을 넘기면 본회의에 자동 상정된다. 원래 법안은 크게 '소관 상임위→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본회의'라는 3단계를 거쳐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법률이 된다.

각 단계마다 법안의 타당성, 실효성 등을 두고 의원들의 논박이 이어지고 이해관계가 첨예한 법안일수록 한 단계를 넘어서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패스트트랙은 바로 이 단계를 넘어서는 시한을 못박아 특정법안의 처리속도를 강제로 높이는 기능을 한다.

물론 패스트트랙에 올라선 법안이더라도 기한 내에 여야가 합의를 이뤄 다음 단계로 통과시키는 건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지만 패스트트랙 법안들의 경우 대부분 여야간 이견을 좁히기 힘든 경우가 많아 논의를 이어가기보다 못박은 시일까지 법안을 묵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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