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중앙아 순방 결산해보니..물·불·바람까지 협력 확대(종합)

[the300]신북방정책 외연확장, 3국정상과 긴밀 스킨십 "브로맨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전방위로 양국 경제 협력을 넓히자고 합의했다. 물 관리 노하우, 보건의료, 자동차산업, 우주 진출과 방위산업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문 대통령은 카자흐스탄 비핵화의 주역인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도 만나 비핵화에 대해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이로써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까지 중앙아 3국 순방을 마치고 23일 귀국한다.
【투르크멘바시(투르크메니스탄)=뉴시스】박진희 기자 = 투르크메니스탄을 국빈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과 투르크멘바시 키안리 가스화학플랜트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2019.04.18. pak7130@newsis.com
중앙아시아는 신북방정책의 거점이자 전략 공간이다. 이번 순방은 여기로 경제 외교 지평을 확장하는 데 목표를 뒀다. 주요 접점은 물, 불, 바람으로 요약된다. 

물관리 기술전수..환경 협력= 물 관리는 중앙아시아의 고민이다. 원래 초원 스텝지대에 사막까지 있는 지역이다. 기후변화 등에 따라 수자원 부족이 고질적이다. 한국의 물 관리 경험 및 노하우는 이들에게 매력적이다.

문 대통령은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에게 카스피 해의 해수 담수화 협력을 제안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2차장의 브리핑이다. 우즈베키스탄과는 ICT 기반 수자원 정보화 시범사업 등이 진행중이다. 카자흐스탄은 우리의 스마트시티 기술에 관심이 높아 부산 스마트시티 시범사업에서 물 관리를 활용한 경험을 공유하기로 했다.

의료기술도 있다. 우즈벡은 한국형 의료기술에 관심이 매우 높다. 타슈켄트 인하대병원에서 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과 영상연결로 원격협진을 시연했다. 한국이 세계 두번째로 상용화에 성공한 로봇수술기는 카자흐스탄에 수출했다. 첫 해외수주다. 문 대통령도 한-카자흐 정상회담에서 "기쁘다"고 말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3국 모두 대통령 공식수행원으로 다녔다. 복지부장관의 외교 수행은 이례적이다. 그는 의료보건 분야 각종 협정과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불, 에너지부터 방위산업까지= 김현종 차장은 브리핑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할 수 없지만 한-우즈벡 양국 정상은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무인기를 포함한 방산 분야 사업에서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중앙아 지역 위성개발 사업에 조만간 2억달러 규모의 수주도 가능한 걸로 기대를 높인다. 우주·방위산업은 첨단기술이고 외교안보적 의미가 크다. 한국-중앙아 협력의 차원이 깊어지는 셈이다.

투르크메니스탄의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키얀리 가스화학 플랜트를 함께 방문, 앞으로도 이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를 한국 기업과 추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기업인들의 비자 발급 기간 단축 등 각종 편의 제공을 약속했다. 이곳은 현대ENG 등이 건설, 천연가스에서 산업재료를 합성·추출하는 종합시설이다.  
【사마르칸트(우즈베키스탄)=뉴시스】박진희 기자 = 우즈베키스탄을 국빈방문 중인문재인대통령과 샤프카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 이 20일 오후 (현지시간) 울루그벡천문대 박물관으로 이동하고 있다. 2019.04.21. pak7130@newsis.com

카자흐스탄과 '새로운 바람'..우즈벡 정상과 "브로맨스"= 한-카자흐스탄 양국은 전방위 경제협력 계획을 담은 프레쉬 윈드(Fresh Wind·새 바람) 프로그램을 채택했다. 

문 대통령은 한-카자흐 정상회담 후 공동언론발표에서 "한국 기업이 참여한 중앙아시아 최초의 민관합작투자사업(PPP) ‘알마티 순환도로’를 착공하기로 했다"며 "보건의료 분야에서는 e-헬스 분야와 기술·전문가 교류 등 다양한 협력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카자흐스탄에 자동차 조립공장을 설립하기로 하고 21일 기공식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3국에서 130억달러 규모, 총 24개 프로젝트의 수주를 직간접 지원했다. 투르크메니스탄 5개, 우즈베키스탄 15개, 카자흐스탄 4개 사업에 이른다. 이와 별도로 정상회담을 통해 우즈베키스탄에서는 120억 달러, 카자흐스탄에서는 32억 달러에 이르는 협력 사업 제안도 받았다. 

3개국 모두에서 기업진출 편의를 위한 제도적 장치도 개선하기로 했다. 정부 차원의 협의 채널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우즈벡은 3개월에 한 번 경제공동위 워킹그룹 회의를 열고 대통령에게도 보고하기로 했다. 한-우즈벡은 특별 전략적 동반자로 관계를 격상하는 등 경제동맹에 가깝게 관계를 심화하기로 했다. 우리와 특별 전략적 동반자인 국가는 인도, 인도네시아, UAE(아랍에미리트), 우즈벡 등 세계 4개국뿐이다.

중앙아 3개국 정상들은 공통적으로 한국을 최우선 협력 대상국이라 말했다. 농업 등 전통산업에서 의료·IT 등 첨단산업까지 협력하자고 요청했다. 실제 수주를 지켜봐야 하지만 대통령 방문으로 기업진출에 도움이 되는 건 분명하다. 

특히 3국 정상들이 문 대통령 일정을 대부분 동행하는 등 각별한 스킨십이 눈에 띄었다. 김현종 2차장은 "미르지요예프 우즈벡 대통령은 동포간담회를 빼고 모든 일정에 동행했고 한국을 국가 발전보델로 삼겠다고 했다"며 "제가 볼 땐 브로맨스 수준이었다"고 표현했다. 
【누르술탄(카자흐스탄)=뉴시스】박진희 기자 = 카자흐스탄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22일 오후 (현지시각) 힐튼호텔에서 '한-카자흐스탄 비지니스포럼'를 하고 있다. 2019.04.22. pak7130@newsis.com

한반도-유라시아 연결의 꿈 여전= 또다른 화두는 비핵화다. 경제와 외교안보가 만나는 지점이 한반도 평화와 철도 연결을 통한 물류 비즈니스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교통과 물류, 에너지, 산업 인프라 건설을 골자로 한 ‘누를리 졸’(광명의 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천연가스 등 에너지 의존에서 탈피하고자 역내 수송허브화 전략을 추진중이다. 모두 중앙아시아와 철도를 연결, 한반도 평화를 유라시아 공동번영으로 이으려는 문 대통령의 ‘신북방정책’과 맥이 닿는 지점이다.

문 대통령은 한-카자흐 비즈니스포럼에서 "남북한은 지난해 철도와 도로 연결을 합의하고 착공식을 가졌다. 한국은 국제철도협력기구에도 가입했다"며 "특히 작년부터 카자흐스탄과 한국이 추진한 철도·화물 운송 협력도 가시적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21세기 ‘철의 실크로드’인 철도와 도로를 통해 양국이 이어질 날이 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1일 우즈벡을 떠나는 소회는 "우리 국민들이 기차를 타고 유라시아 대륙을 지나 타슈켄트역에 내릴 수 있도록 꼭 만들어보겠다"였다.

문 대통령은 23일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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