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우즈벡 연설마다 "아프로시압 벽화에.." 뭐가 있길래

[the300][김성휘의 탄탄탄]⑤20일 방문 사마르칸트, 희귀한 고구려사신 모습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김성휘 기자 | 입력 : 2019.04.20 06:27
【서울=뉴시스】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국빈 방한 중인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내외가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중앙아시아관에서 사마르칸트 벽화를 관람하고 있다. 2017.11.24.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중앙아시아의 유서깊은 지역 사마르칸트를 방문한다.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내외가 동행, 함께 아프로시압 박물관 등 고대유적을 시찰한다. 두 정상 내외는 이날밤 친교 만찬도 가지며 역사적 문화적 유대를 넓힌다.

이 일정엔 두 가지 흥미로운 지점이 있다. 우선 아마추어 역사가에 가까운 문 대통령의 역사 마니아 진면목이 드러난다. 

문 대통령은 19일 타슈켄트에서 가진 우즈벡 의회 연설에서 "나는 우즈베키스탄으로 오는 길에 1500년 전, 어느 날을 상상했다"며 "한국의 고대국가 사신들이 사마르칸트에 도착한 날"을 상정해 이야기를 풀어갔다. 문 대통령은 이런 가정 하에 "깊은 우정과 신뢰를 나눈 그들을 가장 중요한 서쪽 벽에 ‘아프로시압 벽화’로 남겼다"고 말했다. 

같은날 한-우즈벡 비즈니스 포럼에서도 "사마르칸트의 ‘아프로시압 궁전벽화’에는 고대 한국인 사절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2017년 한국을 국빈 방문한 미르지요예프 대통령과 국립중앙박물관을 함께 관람했던 일도 주목된다. 당시 두 정상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게 아프로시압 벽화 앞이었다. 물론 국립박물관은 모사품이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청와대는 다음달 2일부터 6월 30일까지 정상외교 선물 특별전 '대한민국에 드립니다.'를 사랑채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개하는 정상외교 선물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세계 각국 정상과 주요 인사들로부터 받은 국가의 문화적·역사적 특징 등이 반영된 선물로서 약 70점을 실물로 공개한다. 특별전에 전시된 70여점을 포함해 현 정부 출범 이후 증정 받은 모든 정상외교 선물은 대통령 임기 종료 전까지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되어 대통령기록물로 관리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청각 및 시각 장애인의 관람을 돕기 위해 수어 영상, 음성해설, 점자 안내서도 함께 만들어 제공되며 사전신청이나 입장권 구매 없이 누구나 무료로 관람하실 수 있다. 사진은 우즈베키스탄, <아프라시압 벽화> : 아프라시압 벽화는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2017년 11월 우리나라를 방문해 증정한 선물이다. 2019.03.27.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문 대통령은 당시 트래킹 마니아인 자신의 경험까지 섞어가며 마치 도슨트인 것처럼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러시아에서 돈황, 쿠샤, 파키스탄으로 이어지는 트래킹을 다녀왔다. 천산남로였는데 천산북로도 가보고 싶었다"며 "천산남로는 관광할 수 있는데 북로는 관광 개발이 안 돼 있으니 우즈베키스탄에서 관광 상품을 만들면 한국 사람들이 가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게 1400~1500년 전 벽화인데 도색벽화 기법이 굉장하다"고 했고,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당시에도 채색 문화가 발달했다는 것 보여준다"고 말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또 "여러 외국 정상들을 모시고 사마르칸트를 직접 안내한 경험이 있는데 항상 고구려 사신에 대해 별도로 안내를 하면서, 고구려에서 온 사신이라는 걸 설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문 대통령은 "(고구려 사신이) 사신 가운데 제일 세련됐다"고 했고,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크게 웃으며 "저희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관람에 이은 차담에서도 문 대통령은 "아프로시압 벽화를 통해서 양국의 오래된 역사를 봐서 다시 한 번 반가웠다"며 "저도 타슈켄트와 사마르칸트를 방문해서 우즈베키스탄의 문화를 경험하겠다"고 밝혔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대통령께서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하면 사마르칸트 아프로시압 박물관으로 초청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1년반 뒤 실제로 그 일이 일어났다.

아프로시압은 사마르칸트 인근 언덕으로, 옛 투르크 궁정의 유적이 있다. 이곳 벽화속 사신 중 하나가 복색이나, 그려진 시기 등으로 미뤄 고구려 사신으로 알려졌다. 일설엔 신라일 거란 추측도 있다. 이 때문일까. 문 대통령은 19일 우즈벡 비즈니스 포럼에서 "고대 한국인 사절"이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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