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文프로세스, 남북→북미 '스텝 바이 스텝' 다시 밟는다

[the300][미국 계산법, 북한 계산법]남북정상회담 공개추진..김정은도 대화 '여지'

【워싱턴(미국)=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19.04.13. pak7130@newsis.com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10~11일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후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크게 세 단계로 압축된다. 남북 정상회담, 이를 통한 비핵화 로드맵 조율,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두번째 방한이다. 목표는 '톱다운'으로 비핵화 성과를 내는 일이다. 

첫째 대북접촉이다. 한미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직접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고 공론화했다. 두 가지 의미다. 우선 우리 정부가 강력하게 대북 대화와 북미간 조율을 시도할 것이란 표현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나눈 이야기인 만큼, 한국의 대북 접촉이 한미공조의 틀 위에 있다는 점을 보여준 의미가 있다.
 
대북 특사 파견,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등이 유력하다. '선 특사, 정상회담'일 수 있지만 보다 실질적으로 빠른 대화를 위해 남북정상회담으로 직행할 가능성도 있다. 이 과정에 남북간 다양한 소통채널을 가동할 전망이다. 정상간 핫라인(전화)을 전면에 내세울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둘째 남북 대화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 로드맵과 이행방안 즉 빅딜 속 스몰딜의 구체적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북한이 하노이에서 '큰 카드'로 고수했던 영변 핵시설 폐기만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빅 딜"에 부합하지 않는다. 국제 핵사찰 수용 등 '영변 플러스 알파' 조치를 시작으로 비핵화 로드맵을 결단하면 미국 또한 '인도적 지원 플러스 제재완화'를 패키지로 제시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의 입장으로는 여지(leeway)와 스텝 바이 스텝(step by step)이 주목된다. 한미 정상회담서 확인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식량지원을 인정했고 제재 또한 유지는 하겠지만 더 올리고 싶지 않다며 분명한 '여지'를 뒀다. 3차 북미정상회담 등에 대해 스텝을 밟아 나가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한국이 파악하는 북한 입장을 가능한 조속히 알려달라"고 말했다.

앞선 두 과정이 무르익으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통해 3차 북미 정상회담, 또는 사상 첫 남북미 정상회담을 타진하는 게 세 번째다. 트럼프 대통령 방한시기를 예단하기는 이르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방미 전 국회 답변에서 '상반기'가 될 수 있다고 봤다. 6월 마지막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가 트럼프 방한의 마감 날짜일 수 있다.

세 단계 프로세스 중 첫 단계부터 북한의 입장이 관건이다. 북한이 문 대통령의 제안에 적극 화답하고 나오면 그만큼 남북대화는 순조로울 수 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 연설 중 강경 메시지는 △끌려가지는 않겠다 △한국도 중재·촉진자를 넘어 당사자가 돼 달라 △외교를 다변화하겠다는 등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아무때나 안부 편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이고,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들고나오면 북미 정상회담을 한 번은 할 용의가 있다고 말하는 등 남북·북미 대화 가능성을 열었다. 결국 '여지'와 '스텝 바이 스텝'에선 미국과 북한의 입장이 일치하고,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이 접점을 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을 마치고 미국에서 쓴 페이스북 글에서 "이번 정상회담 자체가 북미간의 대화 동력 유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소회를 말했다. 김현종 2차장은 방미 직전 브리핑에서 "우리 역할이 있을 걸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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