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소정이]'교섭단체 의원수 20인'…유신의 잔재?

[the300]1973년 2월 국회법 개정, 교섭단체 의원수 '10→20'…"'다당제 체제'에 부적절"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비교섭단체 대표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이동훈 기자

"현행 국회 교섭단체 충족요건은 '유신 잔재'다."(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4·3 보궐선거 후 야권발 정계개편 움직임으로 정치권이 요동친다. 진앙지는 민주평화당이다. 정의당이 의원수를 6석으로 늘리면서 공동 교섭단체를 재구성할 길이 열렸으나 민주평화당 일부 의원들이 반대한다. 철 지난 '제 3지대론'으로 평화당 내홍이 심화된다.

정동영 대표 등 당권파는 교섭단체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20대 국회 남은 기간 선거제 개편 등 각종 개혁 입법에 속도를 내려면 교섭단체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평화당은 공동 교섭단체 자격을 상실한 후 20대 국회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국민 관심에서 멀어지면서 당 지지율도 2~3% 수준에서 제자리걸음이다.

정책 노선이 다른 정의당과 연대가 부적절하다는 당내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선거제 개편을 제외하면 진보 정당인 정의당과 정책적 교집합이 적다는 인식이다. 그럼에도 교섭단체의 권한을 고려하면 정의당과 연대를 추진할 수밖에 없는 딜레마가 있다. 비교섭단체는 상임위원회 간사와 법안 심사 소위원회 위원 등을 낼 수 없고 국회 운영을 위한 주요 회의에도 소외된다.

교섭단체 자격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불필요한 연대와 소모적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현행 국회법에 따르면 교섭단체는 20인 이상의 의원으로 구성돼야 한다.

현행 교섭단체 자격 요건이 유신 체제의 잔재라는 점도 자격 요건 완화의 근거 중 하나다.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1963년 11월 국회법이 개정되면서 국회 교섭단체 자격 요건을 의원 수 10명 이상으로 완화했다. 그러나 1973년 2월 박정희 대통령의 제안으로 국회법이 재차 바뀌면서 9대 국회부터 현행 20인 조건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소수 정당의 의사 표현을 제한하고 유신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조치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엔 교섭단체 자격 요건을 낮추는 법안도 다수 발의돼 있다. 장병완 평화당 원내대표는 지난 1일 교섭단체 구성 기준을 현행 의원 20명 이상에서 14명 이상으로 변경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황주홍 민주평화당 의원도 지난해 9월 국회 교섭단체 구성 기준을 10명 이상으로 낮추는 국회법 개정안을 냈다.

정동영 평화당 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에서 "정의당과 교섭단체 재구성을 추진하는 것과 별개로 현행 교섭단체 자격 요건을 과거 수준으로 회복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다당제로 운영되는 국회 현실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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