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선 보고서 채택 여부 12일 논의…4野 맹비난에 딜레마빠진 與

[the300]보수야당부터 '데스노트' 펼친 정의당까지…문형배는 '청신호'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35억원 상당 주식을 보유하며 내부자 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12일 이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보수 야당부터 범여권 성향 야당들까지 일제히 이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의견을 낸 탓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11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12일 오전 10시30분 전체회의를 열기로 했다"며 "이 후보자보다 하루 먼저 청문회를 치른 문형배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도 함께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 2野 "적격·부적격 병기도 NO"=이 후보자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센 가운데 12일 열릴 법사위에서 이 후보자의 경우 보고서 채택이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여 위원장은 "문 후보자에 대해서는 여야 의원들 모두 대체로 긍정적인 생각이 많다"며 "반면 이 후보자에 대해서는 여당에서도 긍정적인 시각만 있지는 않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보수야당은 이 후보자의 자진사퇴와 청와대의 지명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한국당)·오신환(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헌법재판관으로서 자격 없는 인사라고 판단한다"고 촉구했다.

여당이 이 후보자를 '서울대·50대·남성' 위주 헌법재판관에 다양성을 부여할 후보라고 옹호한 데 대해서도 이들은 반박했다. 이들은 이 후보자가 문재인 정부의 '코드인사'로 추천됐을 뿐이라며 "후보자는 지방대 출신 40대 여성이라는 것 외에 헌법재판관이 돼야 할 자격이 있음을 증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데스노트' 펼친 정의당=보수야당뿐 아니라 범여권 정당인 정의당과 민주평화당도 전날 인사청문회가 모두 끝나기도 전부터 이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의견을 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이 정도의 주식투자 거래를 할 정도라면 본업에 충실 할 수 없다"며 "본인의 과거 소신이나 판결도 중요하지만 그 못지 않게 국민 상식에 맞는 도덕성도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의당은 이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정하는 법사위에 소속 의원이 없어 직접적인 채택 과정에 의견을 내지는 못한다. 다만 정의당 여당과 심리적 거리가 가까운 정당인 만큼 이들의 반대가 가지는 무게가 적잖다.

그간 이번 정부 들어 정의당이 청문 결과에 부적격을 나타낸 인사들 모두 낙마했던 만큼 이 후보자 역시 '데스노트(죽음의 노트)'에 이름이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낙마한 최정호 전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정의당이 부적격 의견을 냈다. 최 후보자는 청문회 후 스스로 물러났다. 이 외에도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박성진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임명 전 낙마했다. '외유성 출장 논란'을 받은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은 임명 18일만에 사의를 표했다.

평화당도 전날 논평에서 "재판으로 돈 벌기 스킬(기술)이냐"며 미국의 투자가 짐 로저스에 빗대 '미선로저스'라고 비판했다. 문정선 평화당 대변인은 "얼마나 진보적인 판사인지를 설득하기 전에 국민의 상식을 벗어나지는 않아야 한다"며 "인사검증을 담당하는 민정 기능이 돌아가기는 하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부적격은 아닌데…" 고민빠진 與…수사 부담도=이같은 분위기에 여당도 고심에 빠졌다. 복수의 법사위 의원들에 따르면 여당 법사위원들은 전날 저녁 인사청문회를 마친 후 식사를 하며 대책 회의를 가졌다. 여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에 적격 의견을 나타내기로 했다고 확인됐다.

한 여당 법사위원은 "부적격 사유는 없다는 것이 여당 의원들의 중론"이라며 "국민들 시각에서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주식을 많이 하신 것이 싫으실 수 있겠지만 그것이 헌법재판관을 못하게 할 사유는 아닌 것 같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일부 의원들이 "이 후보자는 부적격하다"는 입장을 청와대에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후보자 부부가 주식을 보유한 기업 재판을 맡은 것과 관련해서도 이 법사위원은 "이 후보자의 재판의 경우 법률가들 입장에서 보기에 재판 회피 사유가 아니었을 것"이라며 "남편 역시 이미 해당 기업 주식을 오래 보유한 가운데 법관이 아니라 변호사로서 사건을 수임해 내부자 거래로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다른 여당 법사위원도 "야당이 제기한 주장은 왜곡과 매도 수준이고 사실로 입증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야당 주장을 근거로 여론이 부정적인 부분이 있지만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후보자 남편인 오충진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주식거래는 전적으로 제가 했기 때문에 아내가 사실관계를 잘 모르는 상황이다"며 "이 후보자는 22년간 오로지 재판업무에 전담하면서 소수자 보호와 여성인권 신장에 기여했고, 판결이 미치는 영향력이 지대한 노동사건의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저의 불찰로 평생 재판 밖에 모르고 공직자로서 업무에 매진한 후보자의 명예가 실추되지 않기를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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