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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10일 인사청문회에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내부자 거래 의혹에 휩싸였다. 이 후보자 부부가 법관으로서 재판을 맡은 회사의 관계사 주식 6억원을 포함해 35억원 수준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당은 법관이 주식을 대량 보유한 것에 질타를 하면서도 "이 후보자가 오히려 해당 회사에는 불리한 판결을 내렸다"며 이 후보자를 옹호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헌법재판고나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오히려 이테크건설(이 후보자의 보유 종목)에 불리한 판결을 내리지 않았느냐"는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굳이 이야기하자면 그렇다"고 답했다.
백 의원이 예로 든 이 후보자 담당 재판은 기중기가 고압선을 건드려 정전이 발생하자 삼성화재 보험이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에 건 손해배상 소송 사건이다.
백 의원은 "이 사건에서 이테크건설은 참고인에 머물러 있고 사건 당사자로 볼 수 없다"며 "결국 삼성화재가 패소했고 이테크건설과 피보험자 군장에너지가 이기는 판결이려면 삼성화재가 이겼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 간사인 송기헌 민주당 의원도 "후보자 월급은 생활비로 썼고 남편이 번 돈이 재산 증식으로 들어갔다고 했다"며 "후보자는 오히려 10년 동안 25% 마이너스여서 후보자와 배우자(남편)이 주식을 통해 재산 증식했다는 것은 틀리다"고 이 후보자를 변호했다.
앞서 이 후보자는 신고한 재산 46억6855만원 중 76%인 35억4500만원 상당 주식을 가지고 있고 본인 명의로는 6억6589만원 정도의 주식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 후보자의 주식 투자 종목 중에는 OCI 계열사인 코스닥 상장사 이테크건설과 삼광글라스 등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후보자 남편이 OCI 관련 사건 재판을 맡았고 이 후보자 본인도 이들 회사와 관련된 재판을 맡은 적이 있어 이해 충돌 문제가 제기됐다.
이 후보자는 이날 "거의 남편에게 재산관리를 맡겼다. 남편이 종목을 선정해 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는 "배우자가 종목이나 수량을 정해 제 명의로 거래했다"며 "내부정보나 이해충돌 문제, 불법요소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날 청문회에서도 야당 의원들이 이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은 "헌법 최종 심판하는 분들이 주식 35억원 거래를 '남편이해서 모른다'고 하는 것은 이해 못 한다"며 "잘 알려지지 않은 코스닥 상장 업체를 개인이 집중 매입하고 나서 곧바로 큰 공시가 나는 것은 누가 봐도 의심스럽다. 고발하고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상규 법사위원장도 "법관 부부가 전재산 83%를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판사를 지낸 제가 보더라도 이런 경우는 아주 특이하다"며 "퇴근 후에 부부 사이에 '오늘 뭐 샀다, 팔았다'를 얘기 안 하나. 국민들은 그런 변명을 안 믿는다"고 했다.
이 후보자 남편이 이 후보자 명의로 주식 거래를 했다는 부분에서 증여세 관련 의혹도 제기됐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배우자 간 증여도 6억원이 한도인데 말씀하신 것을 보면 (현금 기준) 6억원은 안 되지만 주식 거래로만 보면 6억원이 넘는다는 의심이 간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이에 대해 "이번 청문회를 계기로 다 확인했다"며 "6억원이 넘지 않느냐"는 채 의원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자녀에 대한 재산 증여세 탈루 의혹도 제기됐다. 이은재 한국당 의원은 "증여세법에 따라 상속세는 증여 후 3개월 이내에 자진납부하게 돼 있는데 엄연히 증여세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1999년생 성인인 장녀도 2015년 고1 때 이미 증여액이 2700만원이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게 판사 논리냐"며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한 7대 인사 원칙에 어긋난다. 자진해서 거취를 결정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이에 대해서도 불법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는 "자녀가 독립할 때를 대비한 증여 목적의 계좌를 개설했고 배우자가 전적으로 관리해 자녀들은 접근 권한이 없었다"며 "세무사가 이를 고려하면 지금까지 불입금액 총액과 수익액에 과세하는 방안이 맞다고 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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