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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뉴스1 |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10일 인사청문회에서 남편이 맡았던 재판 당사 기업 주식을 매입해 미공개 정보로 주식 거래를 했다는 의혹과 증여세 탈루 의혹 등에 해명을 요구받았다. 이 후보자는 불법은 없었다고 답했다. 여당 의원들조차 이 후보자의 주식 보유를 두고 감싸기와 질타로 엇갈린 가운데 야권은 이 후보자에게 자진사퇴까지 촉구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근무 시간에 그렇게 많은 주식 거래를 했느냐"는 질문에 "저는 재판 업무 매진하며 거의 배우자(남편)에게 재산관리를 맡겼다. 남편이 종목을 선정해 준 것"이라고 답했다.
이 후보자는 "제 명의로 주식을 매입한 것이 2011년부터고 남편은 2001년부터"라며 "배우자가 종목이나 수량을 정해 제 명의로 거래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법관 출신인 남편이 OCI 관련 사건을 수임하면서 OCI 계열사 이테크건설과 삼광글라스, 군장에너지 등의 주식을 대량 보유하게 된 데 대해 "배우자 말로는 이테크건설과 삼광글라스가 매출액이 상당한 중견기업이라고 했다"며 "배우자는 (투자 종목 선정 때) 기업 성장 가능성을 중시했다. 내부정보나 이해충돌 문제, 불법요소는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이 후보자는 신고한 재산 46억6855만원 중 76%인 35억4500만원 상당 주식을 가지고 있고 본인 명의로는 6억6589만원 정도의 주식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같은 답변에 여야 없이 지적이 이어졌다.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나는 전혀 몰랐는데 남편이 몰래 거래했다는 것이냐"며 "(주식을 가졌다면) 먼저 재판 회피 신청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 청문회는 후보자 청문회지 남편 청문회가 아니다"라며 "본인이 정확히 관여한 부분은 얘기해야지 계속 그렇게 하면 '남편 청문회'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금태섭 민주당 의원은 "저도 검사를 했지만 공무원은 주식하면 안 된다고 배웠다"며 "국민들은 판검사 정도면 고위공직자라고 생각하고 일반인이 접하기 힘든 정보를 안다고 생각해서 주식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질의 끝에 "아니, 왜 이렇게 주식이 많느냐"고 탄식하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국민 생각에 충분 공감한다"며 "그간 공직자로서 부끄러움 없는 삶을 살려고 노력했는데 이번 기회에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많이 반성했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의 증여세 탈루 의혹도 문제가 됐다. 이 후보자 부부가 자녀들 명의로 펀드를 가입해 매달 30~50만원 씩 3년간 납부해 증여세 납부 기준인 2000만원 이상 증여했지만 인사청문회를 앞둔 지난달 말에야 현재 미성년자인 둘째 자녀에 대해서만 세금을 납부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은재 한국당 의원은 "증여세법에 따라 상속세는 증여 후 3개월 이내에 자진납부하게 돼 있는데 엄연히 증여세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1999년생 성인인 장녀도 2015년 고1 때 이미 증여액이 2700만원이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게 판사 논리냐"며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한 7대 인사 원칙에 어긋난다. 자진해서 거취를 결정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이에 대해서도 불법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는 "자녀가 독립할 때를 대비한 증여 목적의 계좌를 개설했고 배우자가 전적으로 관리해 자녀들은 접근 권한이 없었다"며 "세무사가 이를 고려하면 지금까지 불입금액 총액과 수익액에 과세하는 방안이 맞다고 했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에 대한 의혹 제기와 별개로 여당 의원들은 '남성·서울대·50대'라는 헌법재판관의 고정관념을 깨는 후보자라는 점에 의미를 둬야 한다며 이 후보자를 옹호했다. 이 후보자는 여성이자 지방대 출신, 40대라는 특징을 가졌다.
이 후보자는 "여러 소수 약자 집단 중 양성평등 문제를 먼저 생각해봤다"며 "남성이나 여성이나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쓰는 제도가 정비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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