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산불 대책 놓고 "소방관 국가직화 해야" vs "부처별 조율이 먼저"

[the300](상보)소방청장 "소방업무 국가가 방치한 셈…국가직화하면 국민안전 담보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강원도 산불 피해 현황 및 복구 지원 관련 현안 보고의 건으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강원도 대규모 산불 이후 소방관 국가직화가 전 지역 공평한 화재 예방 대책으로 부상한 가운데 국회에 계류된 소방관 국가직화 법안을 두고 여야가 '네탓 공방'을 벌였다. 소방청은 소방관 국가직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국회에 밝혔다.

여야는 9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소방청과 행정안전부·재난안전관리본부에 본격적인 질의를 하기 전부터 소방관 국가직화를 두고 엇갈린 의견을 나타냈다.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소방기본법 공무원법 등을 국회에서 조속히 처리할 수 있게 노력해 달라"고 촉구했다. 권 의원은 "국회에서 (소방관 국가직화) 법안 처리 기회가 있었다"며 "법안소위에서 처리 직전까지 갔는데 자유한국당 원내지도부에서 '오늘 통과시키지 말라'고 지시해 무산됐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당 행안위 간사인 이채익 의원이 한국당 반대 탓에 처리가 무산된 것이 아니라고 반발했다. 이 의원은 "정부여당이 사전조율이 되지 않아 그런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이 의원은 "국가직화 문제에 행안부와 소방청, 기회재정부 의견 조율이 미흡하다"며 "재정당국과 깊은 논의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재인정부 들어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소방관 국가직화는 지방자치단체 재정으로 운영되는 소방관 월급 등을 중앙정부 재정으로 부담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지자체 재정 자립도에 따라 소방 서비스가 다른 수준으로 국민들에게 제공된다는 지적을 보완하기 위한 내용이다.

국회 행안위는 지난해 11월28일 소방관 국가직화를 골자로 하는 소방공무원법 개정안을 처리하려다 최종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날 질의 시작 후에도 여야가 의견이 엇갈렸다. 여당 의원들은 질의 시작 후에도 가까운 시일 내 법안 논의에 착수할 것을 주장했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아예 주황색 소방관 제복을 입고 회의에 참석해 "국회의원이 되고 1호 법안으로 소방관 눈물 닦아주기 패키지 법안을 발의했다"며 "소방관 국가직화는 어떤 논리로도 막을 수 없는 시급한 현안이다. 소방관 국가직화 제반 법률 점검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강원도 산불 피해 현황 및 복구 지원 관련 현안 보고의 건으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소방복을 입고 출석해 동료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이 의원은 소방관 국가직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소방복을 입고 전체회의에 출석했다고 밝혔다. /사진=이동훈 기자

여당 간사인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국가직화뿐 아니라 재정지원을 높이고 장비 등 여러 부분에서 국가 책임을 높이는 운영 체계가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도 국가직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문호 소방청장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 강원 산불 관련 현안 보고에서 "소방관 국가직화로 국민 안전이 담보되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 청장은 "지방자치단체마다 재정 자립도에 차이가 나기 때문에 자립도가 약한 시·도에서는 (소방이) 우선 순위를 낮게 갖고 있다"며 "국가직화를 해서 인건비를 국가에서 대주면 소방관 충원이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청장은 "이제까지 소방의 상당 부분이 국가업무인데 지방예산으로 95%가 이뤄졌다"며 "국가가 (소방 업무를) 방치했다고 생각한다"고도 지적했다.

이날 처음 국회 행안위에 장관 자격으로 참석한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도 "소방관 국가직화는 재정 지원을 확실히 하자는 의미가 더 강하고 시·도지사가 통솔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인사권을 그대로 두자는 식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거들었다.

이에 한국당 의원들은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 부처나 지자체와의 협의가 더 필요하다는 주장이다"고 반박했다.

윤재옥 한국당 의원은 "기간조직 시스템 변화와 관련된 것인데 왜 정부에서 법안을 안 내고 의원입법으로 하느냐"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심사 자료를 보면 부처에서 반대 의견 제출한 것이 많다"며 "지자체가 반대하는 안건도 있는데 시·도지사의 협의나 공식 입장을 받아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정 청장이 "시·도지사 의견은 찬성도 있고 유보도 있다"고 답하자 윤 의원은 "이견이 있는데 이것을 마치 통과 안 시켜주면 안 되는 분위기가만들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진복 의원도 "법을 얼렁뚱땅 만들면 갈등만 증폭된다"며 "재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 인사를 어떻게 할 것인지 몇 번이나 물었는데 (정부가) 보고를 안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에서는 간사인 권은희 의원이 소방관 국가직화 대신 소방 사무 국가사무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지방교부세 중 소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6.5%에 불과하다"며 "이를 올린다 한들 소방에서 기대할 수 있는 안전 개선 효과가 극히 미미하거나 차이가 없을 수 있다"고 정부 측 입장에 반론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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