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마지막 법안' 국회 통과…'일하고 싶은자의 일하는 국회법'

[the300]지난해 5월 의원직 사퇴 직전 발의한 국회법 개정안, 대안으로 본회의 통과…국민 청원권 강화 내용

조철희 기자 | 입력 : 2019.04.05 16:37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드루킹 댓글 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김경수 경남지사가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을 마친 뒤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2019.3.1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사진=(서울=뉴스1) 허경 기자
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일하는 국회법'(국회법 개정안)에는 현재 구속수감 상태인 김경수 경남지사가 의원 시절 발의했던 '마지막 법안'의 내용이 담겨 있다. 국회가 국민들의 의사를 수용하는 일을 더 잘하도록 청원제도를 손질한 것인데 법안 제출 당시 김 지사가 붙였던 '일하는 국회법' 별칭이 이날 처리된 대안에서도 그대로 유지됐다.

김 지사는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하기 직전인 지난해 5월 2일 국회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기존과 달리 국회의원 소개 없이도 청원을 제출할 수 있고, 디지털 시대에 맞게 '전자 청원'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게 했다.

국회 청원은 국회의원의 소개를 얻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다. 청원소위도 제대로 열리지 않아 사실상 의원 발이 법안이나 정부 제출 법안만 심사가 이뤄진다. 국민들이 직접 발의한 방식의 법안은 폐기되는 것이 다반사다. 이에 김 지사는 국민의 국회에 대한 청원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제도를 손질한 개정안을 냈다.

김 지사는 당시 법안을 발의하면서 "국민께 드린 법안 발의 약속을 지키며 국회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후 김 지사는 지방선거에서 당선됐으나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해 기소돼 취임 7개월 만에 법정구속됐다.

그 사이 국회는 김 지사 법안을 비롯한 일부 국회 개혁 법안들을 심사해 최근 운영위원회에서 대안으로 마련한 국회법 개정안이 이날 본회의를 통과했다.

대안에는 김 지사의 청원제도 개선안이 모두 들어갔다. 국회의원의 소개를 받지 않아도 국회 규칙으로 정하는 기간 동안 일정 수 이상의 국민 동의를 받는 경우에도 청원을 제출할 수도 있도록 했다. 또 청원인이 직접 국회에 방문하지 않고 전자문서로도 청원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국회가 전자청원시스템을 도입하게 했다. 

대안은 이외에도 국회가 법안심사의 첫관문인 상임위원회 법안소위원회를 복수로 두고 법안소위를 매달 2번 이상 개회토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김 지사는 2016년 20대 국회의원에 취임해 경남지사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하기까지 약 2년 간의 의정활동 중 50여 건의 의안을 대표발의했다. 이중 10건 이상의 법안이 처리됐다.

김 지사는 지난 1월 말 컴퓨터 등 업무방해 등 혐의로 1심 선고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지만 김 지사는 결백을 주장했다. 3월 초에는 법정구속으로 발생한 도정 공백이 어려운 경남 민생에 바로 연결돼 우려된다며 법원에 보석(보증금 납입조건부 석방)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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