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창원은 인물 보고 뽑습니데이"…반송시장 민심 '예측불가'

[the300][4‧3보궐 D-2]당 지도부 총출동 '민심' 대결

경남 창원시 성산구에 위치한 반송시장 전경./사진=이지윤 기자
1일 오전 경남 창원시 성산구 반송시장. 노란색과 빨간색 점퍼를 입은 사람들로 가득찼다. 서로 다른 색깔처럼, 외치는 구호도 달랐다. 4‧3 보궐 선거를 이틀 앞두고 여영국 더불어민주당‧정의당 단일 후보와 강기윤 자유한국당 후보가 당 지도부와 함께 반송시장 '민심'을 둔 총력전에 나선 모습이다.

반송시장은 창원성산의 여러 시장 가운데 상남시장 다음으로 규모가 가장 큰 재래시장으로 점포수만 400여개가 넘는 번화가다. 주변에 아파트가 위치해 유동 인구도 많아 유세 '최적지'로 꼽힌다.

1일 오전 경남 창원시 성산구 반송시장에서 열린 강기윤 자유한국당 후보의 유세에서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이지윤 기자
◇문재인 정부 심판론…강기윤 "창원 경제 살릴 후보는 나"

반송시장에 먼저 얼굴을 비춘 후보는 빨간색 점퍼를 입은 강기윤 한국당 후보였다. 이날 오전 11시 30분이 되자 시장 입구에는 전국에서 모인 백여명의 한국당 지지자들이 '투표로 경제 살리자'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군중을 이루고 있었다. 강 후보를 응원하기 위해 당 지도부인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조경태‧정미경‧김순례‧김광림‧신보라 한국당 최고위원이 총출동했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태호 전 경남지사, 이인제 전 최고위원 등 원외 인사도 모습을 보였다. 

강 후보 유세 연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정권 심판'이었다. 연설은 특히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정조준했다. 강 후보는 "성산구민들 먹고 살기 힘들다고 한탄의 목소리가 높다"며 "이번에 강기윤을 통해 창원 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보는데 동의하냐"고 지지를 호소했다. 강 후보가 한 문장씩 말을 이어갈 때마다 유세차 앞에 모인 지지자들은 연신 "강기윤"을 연호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도 "창원 경제 무너진 핵심 원인은 정부의 무책임한 탈원전 정책 때문"이라며 "보궐선거에서의 한 표가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경제와 안보 에너지를 망가뜨리는 이번 정부 심판 위해 힘 보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옆에 선 강 후보를 가리키며 "말만 하는 일꾼이 아니라 정말로 일을 할 수 있고 실제로 일을 해온 정말 좋은 일꾼"이라고 말했다. 강 후보는 제7‧8대 경남도의원을 거쳐 제19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경력을 가지고 있다. 

1일 오전 경남 창원시 성산구 반송시장에서 열린 여영국 더불어민주-정의당 단일 후보 유세 현장에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함께하고 있다./사진=이지윤 기자
◇민생‧단일후보 강조…여영국 "노회찬 잇는 적임자"

이날 오후 2시에는 여영국 민주‧정의당 단일 후보가 이정미 정의당 대표, 심상정‧김종대 정의당 의원, 민주당 소속 경남도의원‧창원시의원 등과 함께 반송시장 유세에 나섰다. 노란색 점퍼를 입은 수십명의 지지자들이 시장 입구에 군집해 노래에 맞춰 율동을 이어나갔다. 

여 후보는 "선거운동으로 뒤에 생선이랑 조개 파시는 상인분들 장사가 참 안 된다"며 "갈 때 5000원어치라도 꼭 사서 가자"고 말하며 연설을 시작했다. 이어 여 후보는 민주‧정의당의 '단일 후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여 후보는 "저는 정의당 후보를 넘어서서 민주당 후보이자 창원 시민들의 진보개혁 민주진영 대표 후보"라며 "민생정치 여영국을 찍어 국회로 보내달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에 대한 비판도 연설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황 대표 창원에 내려오기 전에 5‧18 망언 처리하고, 성범죄 김학의 사건에 자신이 어떻게 연루됐는지 수사받고, 황 대표 아들이 어떻게 KT 입사했는지 투명하게 규명하고 오라고 했는데 아직도 그 숙제를 하나도 안 했다"며 "민폐 정당인지 민생 정당인지 둘 중 하나를 판가름하는 선거인데 여러분들 민폐 정당에 투표할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인물' 중심…반송시장 민심으로 본 창원성산 '향방'

몇 시간 차이로 두 유력 후보가 유세 '격전'을 벌인 반송시장의 민심은 어떠할까. 진보와 보수 세력이 엎치락뒤치락하는 지역구의 특성처럼 상인들의 민심도 제각각이었다. 인물에 중점을 두다 보니 유력 정당 후보 이외에 손석형 민중당 후보를 지지하는 상인들도 있었다.  

여성복 노점상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상인들 개개인마다 지지 후보가 다르다"며 "고 노회찬 전 의원이 잠도 못 자고 여기(반송시장) 자주 오고 잘 챙겨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 후보를 향해 "사람이 점잖아서 잘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분식 노점상을 운영하는 장모씨(64)은 "요새 누가 지역을 보고 뽑냐"며 "지역이 경상도라서 강 후보를 지지하는 게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과반수 지지 못 받으면 당선 안 되는 법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며 "여 후보가 당선되면 절반의 국민은 뭐가 되는 거냐"고 말했다. 

길거리에서 반찬을 파는 상인 김모씨(48)는 "후보들이 유세를 나오면 서로 비방하기 바쁘고 장사도 안 돼서 솔직히 싫다"며 "여 후보와 강 후보는 둘 중에 누가 돼도 똑같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손석형 후보가 차라리 자기 할 말만 하고 경제를 살리겠다고 이야기하니 괜찮아 보인다"고 말했다. 

정치권은 이미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여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지만 마지막까지 결과를 쉽사리 예측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여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는 "여론조사 공표 금지 이후 바른미래당 표가 한국당 후보에 집중되는 움직임이 보인다"며 "더욱이 민중당 후보에게 진보 표가 분산돼 안심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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