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에 이어 쓰레기산까지…숨쉬기 힘든 대한민국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전국 235곳의 ‘쓰레기산’은 ‘양심 불량’에서 비롯된다. 처리 대금과 함께 폐기물을 넘겨 받은 뒤 전국 곳곳에 방치하는 수법이 주를 이룬다. 일회용품을 선호하는 생활 습관도 ‘쓰레기산’을 만드는 한 요인이다.

‘쓰레기산’은 유독가스를 내뿜기 때문에 국민 건강에 해롭다. 가연성 쓰레기가 부패해 자연 발화하고 폐플라스틱 등을 태운다. 이어 매캐한 연기와 유독가스가 인근 지역을 뒤덮는다. 침출수, 악취, 폐비닐 날림 등 피해도 심각하다.

폐기물 17만2800톤이 쌓인 ‘의성 쓰레기산’이 대표적이다. 쓰레기산은 건물 4~5층 높이로 능선과 골짜리를 이룬다. 폐기물처리업체 H사가 2017년 3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뒤 폐기물들을 방치한 상황이다. 지난달초 CNN에 보도되면서 국제적 망신을 샀다.

유독가스와 악취, 식수 오염 등 피해는 물론 처리 비용까지 고스란히 지역 주민에게 전가된다. 정부 여당이 쓰레기산을 뿌리 뽑기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선 이유다.

(관련기사☞ [단독]당정, 유독가스 내뿜는 '쓰레기산' 방지법 만든다)

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환경부에 따르면 전국 14개 시도의 235곳에 불법폐기물 120만3000톤이 방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장소에 1톤 이상의 불법폐기물이 쌓인 곳을 전수 조사한 결과다.

불법 폐기물 중 57.4%에 달하는 69만700톤이 경기 지역에 집중됐다. 이어 △경북 28만8700톤(24.0%) △전북 7만8600톤(6.5%) △전남 3만2400톤(2.7%) △강원 2만8300톤(2.4%) △충남 2만7900톤(2.3%) △인천 2만600톤(1.7%) △충북 1만4300톤(1.2%) △경남 7800톤(0.6%) △서울 5000톤(0.4%) △부산 4200톤(0.3%) △울산 2500톤(0.2%) △광주 2100톤(0.2%) △대구 300톤(0.02%) 등의 순이다.

이 중 방치 폐기물이 83만9000톤(69.7%)으로 가장 많았다.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폐기물처리 신고자는 30일 안에, 고철 재활용업자는 60일 내 폐기물을 처리해야 하지만 그대로 방치한다. △임야 등에 무단 투기된 불법투기폐기물 33톤(27.5%) △수출을 안 하고 쌓아둔 불법수출폐기물 3만4000톤(2.8%)의 2.3배에 달한다.

방치폐기물 54만4000톤(64.8%)이 경기 지역에 쌓였다. 2280만여명이 거주하는 서울·경기권에서 발생한 쓰레기가 이 곳에 쌓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경북 22만4000톤(26.7%) △강원 2만7000톤(3.2%) △인천 1만6000톤(1.9%) △전북 1만3000톤(1.5%) △경남 7000톤(0.7%)이 뒤를 이었다.

폐기물처리업과 재활용업으로 신고한 후 폐기물을 수집해 그대로 쌓아두는 방식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환경부는 보고 있다. 폐기물 일부를 재활용 처리한 후 매립이나 소각 업체에 건네지 않고 방치하거나 폐기물 처리대금을 챙긴 후 고의 부도와 폐업하는 업자도 있다.

당정이 처벌 강화 카드를 제일 먼저 꺼내는 이유다. ‘처벌형량 하한제’ 등 강도 높은 형사처벌을 통해 재발 방지를 막는다는 취지다. 폐업이나 사업 양도 후에도 폐기물 처리 의무를 유지하는 정책도 같은 맥락이다.

‘쓰레기산’ 문제를 해결하는 또 다른 방법은 산을 쌓지 않는 것이다. 쓰레기산의 추가 ‘융기’를 막기 위해서라도 플라스틱 컵 등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한국의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은 98.2kg으로 미국(97.7kg)을 제치고 세계 1위를 기록했다.

국회에서도 일회용품을 줄이자는 논의가 활발하다.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6월 식품접객업소 외 장소에서도 일회용품 무상 제공을 금지하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절약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환경부가 지난해 8월 카페 등 매장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을 금지한 것보다 규제를 강화한 법안이다. 김 의원의 법안이 통과되면 소비자가 ‘테이크아웃’ 음료를 구매할 경우 일회용컵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일회용품을 반환하면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일회용품 보증금 제도’도 논의 중이다. 문진국 자유한국당 의원이 발의한 자원절약법에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 보증금 제도가 담겼다.

현재 ‘빈병’에만 적용되는 보증금 제도를 확대하는 법안도 국회에 제출돼 있다. 유승희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2월 자원절약법을 발의하고 빈병 외에도 페트병과 캔 등 반복 사용이 가능한 용기에 대해 보증금 제도를 확대하자고 주장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독일, 덴마크, 노르웨이 등 25개 국가가 이같은 보증금 제도를 시행 중이다.

분야별

정책

정치

스페셜

사람

뷰300

멀티미디어

미세먼지에 이어 쓰레기산까지…숨쉬기 힘든 대한민국

[the300]당정, 처벌 강화로 '방치폐기물' 근절…국회, '일회용품 감축' 논의 활발

최신뉴스

베스트클릭

최신뉴스

런치리포트

의원사용설명서 2.0

핫이슈

상임위동향

이주의법안

the300 국회의원 INDEX

生뉴스

내입맛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