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독자제재 발표한 날, 北 개성연락사무소 인력 철수(종합)

[the300] 北 "상부 지시로 인력 철수" 일방 통보...美제재·한미 공조 등 반발 분석도

14일 오전 개성공단에서 열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에서 남측 조명균 통일부장관과 북측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참석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8.9.1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한반도 정세가 악화일로다. 미국이 '하노이 노딜' 후 첫 독자제재 명단을 발표한 가운데 북한이 일방적으로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인원을 철수했다. 

미국의 대북제재 옥죄기와 우리 정부의 한미 공조 강화 움직임에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북미 대치 심화 국면에서 남북 관계마저 어긋날 경우 비핵화 협상 모멘텀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북한은 22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북측 인원을 전격 철수했다. 통일부는 "북측이 오늘 오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남북 연락대표간 접촉을 통해 '북측 연락사무소는 상부의 지시에 따라 철수한다'는 입장을 우리 측에 통보하고 연락사무소에서 철수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남측 사무소의 잔류는 상관하지 않겠다"며 "실무적인 문제는 차후에 통지하겠다"고 언급했다. 

개성 연락사무소는 지난해 4.27 남북정상회담 합의로 같은 해 9월 문을 열었다.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한 당국자들이 365일, 하루 24시간 얼굴을 맞대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큰 기대를 받았다.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 당국간 협력 사업과 민간 교류의 촉매 역할로도 주목받았다. 하지만 북측 인원의 일방 철수로 6개월 만에 빛이 바래게 됐다. 남북이 추진해 온 이산가족 화상 상봉도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통일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 하면서도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우리 측 소장인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북측의 철수와 관련한 의도나 입장을 예단하지는 않겠다"면서도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북측이 조속히 복귀해 남북간 합의대로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정상 운영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북측 인원 철수가 지난해 4.27 남북정상회담 합의 파기라는 지적에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고 있다"며 "시간을 두고 파악하고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북측의 이번 조치는 이날 미국 재무부가 북한의 제재 회피를 도운 불법 환적 의심선박들을 무더기로 추가 제재 명단에 올린 직후 이뤄졌다. 올해 처음이자 지난달 말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첫 독자제재다. 

미국이 유엔 제재와 독자제재의 촘촘한 그물망으로 압박하고 우리 정부가 최근 제재완화 보다는 한미공조를 강화하는 입장으로 선회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맞대응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측이 철수 이유에 대한 설명을 삼간 채 '상부 지시'라고 언급한 것을 봐도 악화 국면인 북미 관계와 얼마간 경색된 남북 관계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강경화 외교부,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 우리 고위 당국자들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남북경협은 대북 제재의 틀 내에서 추진하겠다"고 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의 경우 현 시점에선 "불가능하다"고도 했다. 

남북 경협을 통해 북한을 설득하고 북미 대화를 촉진하겠다는 우리 정부 구상이 미국의 제재 유지 기조와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비판을 감안한 것이다. 북한이 이날 대외 선전매체들을 총동원해 우리 정부를 비난한 것도 이런 사정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북한 매체들은 통일부와 외교부 등을 지목해 "제재의 틀 안에서 협력 교류를 운운하면서 북남선언에 합의한 당사자로서의 지위도 예의도 다 줘버리고 체면유지에만 급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치 이후 남북 교류 협력사업에 제동이 걸릴 경우 북미 대화 촉진을 위한 대북 설득 작업에 나서려는 우리 정부의 구상에도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현재 대북특사 파견 등을 위해 남북 물밑 접촉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북측 철수 상황에 대해 협의하고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미국 정부가 대북 독자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러시아 선박 '세바스토풀'호가 부산항에 정박해 있다. 세바스토폴 호는 '선박 대 선박'간 이전 방식으로 북한에 정유 제품을 공급한 의혹을 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2일 부산항에 정박해 있는 '세바스토폴호'. 2018.09.3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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