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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와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왼쪽) /사진=뉴스1 |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이 추진하는 선거법 개정안의 운명이 '주객전도'될 위기에 처했다. '메인'인 선거법이 아니라 함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려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안의 단일안에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원내교섭단체인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이 서로 다른 공수처안을 내놓으며 대립하는 사이 한국당은 바른미래당 내 '반대파'에 주목하며 표정 관리를 하고 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22일 국회에서 당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바른미래당의 공수처 안을 수용할 수 없느냐는 질문에 "공수처가 아니니까 (받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어제(20일) 안이 바른미래당이 낼 수 있는 마지막 안"이라며 "패스트트랙이 최종 무산으로 결정나고 더 이상 협상이 진행되지 않는다면 제가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앞서 바른미래당은 20일 긴급 의원총회에서 공수처와 선거제의 동시 패스트트랙 지정을 반대하는 일부 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자체 공수처 안과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제안했다. 이같은 안을 바탕으로 여당과 최종 협상해보고 다시 당론 채택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바른미래당의 공수처안은 공수처가 영장 청구와 수사는 하지만 기소권은 검찰로 분리토록 하는 내용이다. 공수처가 대검 중수부 같은 제2의 수사 권력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또 공수처장 인선은 7명의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하되 위원 5분의 3의 동의를 얻도록 했다. 공수처장 추천위는 법무부장관과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외 국회에서도 추천 위원 4명을 두고 그 중 여당 몫 1명, 다른 교섭단체 몫인 야당 몫 3명을 둬 국회의 견제가 이뤄지도록 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선 형사소송법에 검·경 모두의 피신조서(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모두 인정하지 말자는 내용도 담았다.
이에 비해 민주당이 주도권을 잡고 제시한 여야 4당안에서는 공수처의 수사권뿐 아니라 기소권도 인정하자는 내용으로 바른미래당 안과 전면 배치된다. 공수처장 인선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국회 추천 몫 4명을 여야 동수로 해야 하고 위원 과반의 동의만 있으면 공수처장을 임명할 수 있게 하자는 입장이다.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이 공수처로 밀고 당기기를 하는 동안 한국당도 자체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만들며 바른미래당의 반대 기류에 관심을 보였다. 당초 국회 차원의 사법개혁 논의에 소극적이었던 그간의 입장과 다소 차이가 있는 행보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우리 당의 사법개혁안이 거의 마무리됐다"며 이르면 25~29일 사이 자체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당론으로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제시한 조정안은 검찰과 경찰을 묘하게 갈라쳐 모두 그들 손아귀에 두고 흔들려는 '가짜 검·경수사권 조정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핵심은 청와대의 검찰·경찰이 아니라 국민의 검찰·경찰로 돌려주자는 것"이라며 "검·경 수사권 조정과 함께 검·경이 인사 독립과 수사 독립성을 확보하는 내용을 담기로 했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 내에 공수처와 검·경 수사권 조정안뿐 아니라 선거제 개편안에도 불만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나 원내대표는 "선거법 패스트트랙을 막아내야 하는데 민주당과 정의당은 찰떡 공조이지만 다른 정당(바른미래당·평화당)에서는 이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계속 이부분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의 당 내 갈등설에서 일부 의원들의 탈당이나 분당 가능성까지 점치는 시각이 나오자 바른미래당은 불쾌함을 드러냈다. 한 바른정당 출신 의원은 "정작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 어느 누구도 탈당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며 "많은 당 소속 의원들이 이같은 시선에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은 이같은 시선이 한국당의 '이간질'이라는 불만도 나타냈다. 김 원내대표는 전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최근 일부 인터뷰에서 정용기 한국당 정책위의장이 '바른미래당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고 있다'고 했다"며 "이들(한국당)이 철저히 우리 당 의원들과의 친분을 이용해 설득하고 있고 패스트트랙하지 말라는 얘기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에 이날 의원총회에서 "유감스럽다"며 "제가 바른미래당 의원을 만나 탈당하라고 한 적이 전혀 없다. 사실에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정 의장은 "다만 동료 의원으로서 바른미래당에서 패스트트랙은 절대 안 된다, 어떻게 하면 바른미래당이 빠져나올 수 있겠느냐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논의한 사실은 있다"며 "이것은 국회의원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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