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공제 '가업중심 →기업중심' 발상의 전환 필요"

[the300]추경호 한국당 의원 '상속·증여세 개편 정책토론회'…"상속·증여 기준 완화" 한목소리

이지윤 기자 | 입력 : 2019.03.18 16:01

여야 정치권이 상속세 완화를 위한 법 개정에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각론은 다르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주최한 '상속·증여세 개편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토론회는 가업상속공제의 범위를 기존 '가업승계'에서 '기업승계'로 전환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가업상속공제는 매출액 3000억원 이하의 중소‧중견기업에 대해 상속세를 최대 500억원까지 공제해주는 제도다.

토론회를 주최한 추 의원은 큰 틀에서 상속‧증여세 개편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상속재산이 불로소득이란 관점을 지나치게 두각시킨다. 상속세로 인한 국부유출, 고용감소, 성장둔화라는 경제적 손실은 간과하고 있다"며 "지속가능한 경제성장 및 발전을 지원할 수 있는 합리적인 상속‧증여세법으로의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추 의원은 현재 가업상속공제의 적용 범위를 3000억원 이하 중소‧중견기업에서 1조2000억원 미만의 중소‧중견기업으로 완화하고, 가업상속공제의 사후관리요건을 상속 개시일부터 10년 이내에서 5년 이내로 축소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상태다.

발제를 맡은 최원석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우리나라가 가업상속공제를 도입하면서 '가업승계'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까다로운 적용요건과 사후관리요건이 도입됐다"며 제도 자체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현재는 가업상속공제를 적용받기 위해서 소유와 경영이 일치되는 경우에만 세제혜택을 부여하고 있다"며 "'기업승계'로 개념을 전환하면 소유권과 경영권을 분리해 소유권은 상속인이 승계받더라도, 경영권은 상속인으로 한정하지 않고 친족, 기업의 임직원 및 전문경영인이 되더라도 세제혜택을 부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가업상속공제의 경우 피상속인과 상속인 모두 일정 기간 대표이사로서 재직할 때만 적용되는데 이 조건을 완화하자는 주장이다.

논란이 될만한 주장도 나왔다. 오문성 조세정책학회장은 "(상증세제 혜택) 사후 관리를 보면 증여세 과세특례 받은 수증자는 7년, 상속세의 경우 10년간 이행해야 하는데 사유가 굉장히 까다롭다"며 "정상적으로 하다가 도산하는 경우는 어떻게 할 거냐"고 반문했다.

그는 "기업이 정상적인 경영과정에 일어나는 고의성 없는 도산 경우, 폐업이나 휴업이 아니라 망한 거다. 망한 건 어쩔 수 없이 망한 거다"며 "고용 유지 (사후관리 조건)도 기업 경영상의 중요한 판단이다. 굉장히 악의적으로 쓰이지 않는 한 풀어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금덩어리를 상속하는 것과 가업 내지 기업을 상속하는 건 전혀 다른 차원의 것이다"며 "이렇게 고율 세율이 되면 탈세 등 불투명한 사회 될 수 있고 고용 불안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토론회에서는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가 좌장을 맡고, 오문성 조세정책학회 회장이 발제를 했다. 또 최원석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 현진권 자유경제포럼 대표,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 조병선 중견기업연구원 원장, 부광득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김태주 기획재정부 재산소비세정책관이 토론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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