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트럼프 '브로맨스'…비핵화협상 1년만에 중대기로

[the300] 北 "협상 중단 고려"에 美 "대화 지속 기대"...'신뢰' 강조한 북미 정상 직접 메시지 분수령

(하노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8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회담을 마치고 중앙정원 회랑을 산책하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261일 만에 '2차 핵 담판'에 돌입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정은 위원장과는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도 만남을 이어갈 것이라면서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 속도보다 옳은 합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서두를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결국 공이 두 정상에게 다시 돌아왔다. 1년 남짓 만에 중대 갈림길에 놓인 북미 비핵화 협상 얘기다. 북미 정상이 '톱다운' 방식으로 직접 협상을 이끌어온 만큼 필연적이다.  

하노이 회담이 빈손으로 끝났지만 두 정상의 '브로맨스'는 표면적으론 여전하다. 서로에 대한 신뢰를 강조하고 상대를 추어 올린다. 그러면서도 아픈 곳을 정확히 찌르는 고도의 밀당이 이어지고 있다. 최대한 양보를 얻어내려는 수싸움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북한의 대미 메시지와 관련한 언급을 삼갔다.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논란 등 국내 정치 현안이 워낙 급박했지만 쉽게 카드를 꺼내지 않고 신중히 대응하겠다는 전략적 침묵으로 읽힌다.

대신 나선 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장관이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협상을 지속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핵화 협상과 핵·미사일 실험 발사 모라토리엄(유예) 중단 고려 카드를 내놓은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전날 평양 회견에 대한 답변이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최 부상도 협상이 확실히 계속될 가능성을 열어뒀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구두 약속'을 상기했다. "김 위원장은 하노이에서 여러 차례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며 "이 약속을 지킬 것이라는 충분한 기대가 있다"고 했다. 

최 부상은 전날 2차 북미 회담 결렬 책임이 폼페이오 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의 '비타협적 요구'에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도 "북미 두 최고지도자 사이의 개인적인 관계는 여전히 좋으며 둘의 궁합(chemistry)은 신비할 정도로 훌륭하다"고 했다. 

역시 북미 정상의 신뢰를 강조해 협상의 여지를 남기고 양보를 이끌어 내려는 전략적 언술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의 구두 약속'을 언급한 것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여전히 신뢰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오판을 막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미 모두 "판을 깨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지만 난제는 첩첩이다. '비핵화-상응조치' 계산법의 간극이 상당하다. 한 발씩 물러나려는 기미도 없다. 벼랑끝에서 대치하는 형국이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와 유엔 대북제재 해제 입장에서 "양보는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모든 대량살상무기(WMD)를 포함한 완전한 비핵화의 일괄타결 빅딜에 응하라고 압박한다. 어느 한 쪽이 스스로의 셈법을 거둬들이지 않는 한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핵심 관건은 북미 정상이 앞으로 내놓을 메시지다. 김 위원장은 조만간 대화 중단과 핵·미사일 실험 재개 여부 등 향후 대응 계획을 담은 공동 성명을 발표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반응을 확인한 뒤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최대한 신중하게 입장을 정한 뒤 정제된 반응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접점찾기에 실패한다면 북미 정상이 각각 핵·미사일 실험 재개와 대북제재 강화에 나서는 상황이 현실화할 수 있다. 북미 정상에겐 가장 뼈아픈 지점들이다. 북한의 실험 재개는 트럼프 대통령에겐 외교적 성과의 완전한 상실을 의미한다. 대북제재 강화는 김 위원장의 전략 노선인 경제건설 총력집중의 무기한 연기나 포기를 뜻한다. 북미 정상 모두에게 최악의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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