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딜 2주 美 '빅딜'vs北 '스몰딜'…중간지대 찾는 韓

[the300] '일괄타결·단계해법' 평행선...정부 촉진자 자임, '포괄합의-단계이행' 중재 거론

(하노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8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회담을 마치고 중앙정원 회랑을 산책하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261일 만에 '2차 핵 담판'에 돌입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정은 위원장과는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도 만남을 이어갈 것이라면서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 속도보다 옳은 합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서두를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폭풍전야다. 북미는 각각 동창리 미사일 시험 발사장 복구와 대북제재 강화 검토로 상대를 겨누면서도 추가 협상을 염두에 둔 기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협상 재개냐, 대화 단절이냐의 갈림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 협상가들은 한 목소리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목표로 한 '일괄타결' 방안을 공론화했다. 공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넘겼다. 김 위원장은 여전히 침묵이다. 그러면서도 간접적으로 '단계적 비핵화' 외엔 양보가 없다고 맞선다. 14일로 꼭 2주가 된 '하노이 노딜' 이후, 미국과 북한이 각각 '빅딜'과 '스몰딜'의 대척점에서 수싸움을 하고 있는 셈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2일(현지시간) "김 위원장이 직접 대면한 자리에서 최소 6차례 핵무기 프로그램 제거를 약속했다"며 "말보다 행동으로 비핵화를 이행하라"고 했다.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하루 전 대담에서 "점진적(Incremental) 비핵화는 없다"고 못박았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연일 강조했던 일괄타결식 빅딜을 받아들이라는 압박이다. 

미국의 빅딜 제안은 액면대로라면 '원샷 타결' 요구다. 영변과 그 외 우라늄 농축시설의 신고와 해체, 핵물질과 핵무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생화학무기 등을 포함하는 모든 대량살상무기(WMD) 폐기·검증에 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북제재 해제는 비핵화를 해야 가능하다고 압박한다.    

북한도 대외 선전매체들을 활용해 대미 메시지 발신을 시작했다. 메아리는 전날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제안한 영변 핵시설 폐기와 부분적 제재 해제 요구는 가장 현실적이며 통 큰 보폭의 비핵화 조치"라고 했다. 하노이 회담 결렬 직후와 동일한 입장이다. 우리민족끼리는 하루 앞서 "완전한 비핵화로 나가려는 것은 우리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했다. 완전한 비핵화와 대화 의지는 명확히 밝히면서도 북미 신뢰 수준을 고려해 영변 핵시설 폐기·검증부터 단계적으로 나가자는 얘기다.

주목할 만한 건 '촉진자'를 자처한 우리 정부의 입장이다. 정부는 하노이 회담 이전부터 빅딜과 스몰딜의 정의와 경계가 흐릿하다고 누차 강조했다. 비핵화의 범위, 대상이 광범위하고 상응조치도 맞물려야 하는 만큼 무자르듯 크고 작은 거래로 정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미국의 진의가 사전적 의미의 '빅딜'은 아닌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전날 미국의 '빅딜' 구상과 관련해 "포괄적으로 합의를 하고 이행은 단계적으로 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입장이 FFVD와 대북제재 전면 해제를 한 번에 맞바꾸는 '원샷 타결'로 선회했다기보다는 '포괄적 합의, 단계적 이행'이라는 기존 방침과 일관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정작 트럼프 행정부는 빅딜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아끼고 있다. '선 완전한 비핵화-후 대북제재 해제'의 볼턴식 일괄타결 방안을 의미하는지, 우리 정부의 해석처럼 '포괄적 합의-단계적 이행'을 뜻하는지 여전히 모호하다. 김 위원장의 비핵화 결단과 추가 협상을 유인하려는 전략적 언술로 읽힌다. 

미국의 빅딜 제안이 정부의 해석대로라면 '촉진자'로서의 운신의 폭은 여전해 보인다. 북미가 빅딜과 스몰딜의 양 극단에서 한 발씩 다가서 '비핵화 로드맵'을 그린 후 이행 단계를 압축적이고 최소화하는 '중간 지대'에서 접점을 모색해 볼 수 있어서다. 북미간 대화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외교력도 이런 교집합을 찾는 데 모아질 가능성이 크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모든 비핵화와 제재해제를 동시에 완료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미국의 '빅딜'은 비핵화의 광범위한 정의 공유와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초기 조치, 비핵화 로드맵 제시 등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협상의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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