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소정이]사개특위를 바라보는 大檢의 속마음

[the300][소소한 정치 이야기]"경찰수사 결과 그대로 수용해 법정에 설 용의 있는지 국민께 물어봐야"

오신환 국회 사법개혁 특별위원회 검찰경찰개혁소위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소위원회에서 이장우 자유한국당 의원과 인사를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사소한 시빗거리에 휘말려 경찰 수사를 받았다고 합시다. 즉각 기소돼 재판정에 서는 것과 검찰이 한번 ‘리뷰’하는 것. 어떤 것이 국민 권익을 위한 것입니까.”
-대검찰청 고위 관계자


국회의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가 진전될 기미가 없다. 사법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한 지 3개월여가 흘렀으나 논의는 제자리걸음이다. 정부‧여당은 검경 수사권 조정을 검찰 개혁의 핵심으로 보지만 야당과 합의에 번번히 실패한다. 이 배경에는 해당 논의에서 ‘패싱’ 된 채 한숨만 내쉬는 검찰이 있다.

검찰은 해당 논의의 방향 자체가 잘못됐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6월 정부가 서명한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문’ 중 ‘2-나’가 대표적이다. 사법경찰관이 수사하는 사건에 관해 검사의 송치 전 수사지휘를 폐지한다는 내용이다. 대검 고위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나 “수사 지휘권은 검찰의 존재 이유”라며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라고 강조한다.

이같은 강경한 태도는 수사 지휘권이 국민 권익에 도움이 된다는 검찰 특유의 신념에서 나온다. 거물급 정치인이나 기업인과 달리 일반 국민에 위협이 될 소지가 있는 공권력은 검찰이 아니라 경찰이라는 것. 고의나 과실에 의한 공권력의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검찰이 안전장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다른 대검 관계자는 “수사 지휘권이 존재하면 불편한 것은 국민이 아니라 경찰”이라며 “국민들이 경찰 수사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법정에 서서 혐의를 벗기 위해 다툴 용의가 있는지 물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통제 받지 않는 공권력에 대한 국민적 트라우마도 고려해야 한다고 검찰은 말한다. 1912년 제정된 조선형사령에 따라 일제 사법경찰관은 영장 없이 압수수색과 구금 등을 벌였다. 검사의 개입 없이 △형을 선고하는 범죄즉결권 △조선인만을 상대로 한 태형집행권 △피의자 훈계‧방면권 △범죄 우려를 근거로 3일간 예방구금하는 권한 등은 공권력 남용을 부추겼다. 수사 지휘권의 부재로 식민지 시대를 살았던 국민들은 2만3000여명에 달하는 일제 사법경찰관의 공권력에 그대로 노출됐다. 

상당수의 전문가가 검찰의 문제 인식에 공감하는 이유다. 지난해 11월14일 열린 사개특위 공청회에서 정웅석 서경대 교수는 “수사와 기소의 분리가 아닌, 수사와 수사 지휘의 분리를 통한 검찰의 법적 성격의 회복만이 헌법상 검사경유원칙의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임수빈 변호사도 “검찰은 경찰 수사에 대한 사법통제권을 가지는 방향으로 입법함이 타당하다”고 했다.

검찰이 국가와 지역, 사법과 행정 경찰의 완전한 분리를 주장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정보와 수사를 분리해 사찰과 표적 수사 우려를 최소화하는 한편 국가와 사법 경찰에 대한 견제·감시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검찰은 △검경 권한 배분 △자치경찰제 △사법과 행정 경찰의 분리 등 3가지 쟁점에 대한 '패키지 합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직접수사권에 대한 오해도 있다. 검찰 개혁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고려하면 직접수사권 축소나 폐지 등은 논의할 수 있다는 것. 최고위급 검찰 관계자나 ‘특수통’으로 이름을 떨진 검사들 사이에서도 이같은 공감대가 있다는 설명이다. 마약청과 반부패청 등 별도 조직을 신설해 직접수사권을 내려놓는 방향도 대안으로 언급한다.

사개특위가 성과 없이 ‘빈손 특위’으로 끝날 우려가 높아지면서 여‧야 합의를 위한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변호사 출신의 한 민주당 의원은 “사개특위가 어떤 것도 해결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의원들이 밀어붙이면 뭘 하나. 야당이 반대하면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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