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보란듯 '제재' 압박…'네오콘 아이콘' 볼턴의 부활

[the300] '노딜' 막후 지목 '슈퍼 매파' 볼턴 北에 "제재강화할 수도"

(워싱턴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존 볼턴 백악관 NSC 보좌관이 5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하기위해 워싱턴 백악관을 걸어나가고 있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북한이 비핵화을 하지 않으려 한다면 우리는 제재를 강화하는 것을 들여다볼 것"이라고 밝히며, 특히 "선박 간 환적을 못 하게 더 옥죄는 방안을 다른 나라들과도 대화하고 있다. 북한은 비핵화할 때 제재해제를 얻을 수 있다"고 압박했다. © 로이터=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쯤 되면 '화려한 부활'이라 할 만하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말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해결사' 역을 맡아 한반도 비핵화 무대의 전면에 사실상 복귀했다. 

볼턴은 워싱턴 정가에서 보수주의 강경 외교 노선을 이끄는 '슈퍼 매파'의 대표격인 인물이다.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득세한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의 상징이기도 했다. 지난해 4월 허버트 맥매스터의 후임으로 백악관에 입성한 볼턴은 이른바 '하노이 노딜'을 이끈 핵심 배후로도 지목된다. 

그런 그가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연일 북한을 압박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볼턴은 북미 대화 국면에선 협상 테이블에 앉은 대화파의 뒤에서 한 발 물러선 전략가 역할을 맡았다. 하노이 핵 담판장에 처음 등장한 건 지난달 28일 확대정상회담이었다. 북미 정상은 공교롭게도 그가 참석한 회담을 마지막으로 빈손 작별을 고했다. 우연이라고 보기엔 볼턴의 무게감이 컸다는 얘기가 나왔다.    

워싱턴DC로 돌아온 이후에도 볼턴은 연일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북미 회담 전 두문불출하던 모습과는 영 딴판이다. 미 주요 매체와 말 그대로 '폭풍 인터뷰'에 나서고 있다. 발언 수위는 점점 높아지고, 강도도 연일 더 세지는 분위기다.

지난 4일(현지시간) 방송 대담에 출연해선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하는 '빅딜 문서'를 건넸다고 했다. 자신의 오랜 지론인 북핵 폐기 '일괄타결'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 나쁜 거래(배드딜)보단 아무 거래도 하지 않는 것(노딜)이 나았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에겐 북한 경제의 밝은 미래를 위해 (완전한) 비핵화에 응하라고 거듭 압박했다. 민감한 제재 문제도 꺼내 들었다. "선박 간 환적을 못 하게 더 옥죄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다른 나라들과 북한을 더 압박하게끔 대화하고 있다"고 했다.  

이튿 날인 지난 5일(현지시간)엔 한 발 더 나갔다.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으면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을 들여다볼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회담 결렬 직후 하노이 기자회견에서 "현재 제재는 강력하다. 더 강화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북한 주민들의 민생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런 트럼프보다 더 앞서 나간 압박 발언을 참모가 쏟아낸 셈이다. 

볼턴 보좌관의 재등장을 두고선 여러 갈래의 해석이 나온다. 핵심 의제였던 '영변+알파'와 '제제해제'를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회담 막판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졌다는 분석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당시 마이클 코언 전 변호사의 청문회로 벼랑끝에 몰린 상황이었다. 국내 여론의 관심을 돌리거나 최소한 비판이 더해지는 상황을 막아야 할 정황이 충분했다. 볼턴의 '빅딜' 카드로 '노딜'을 선택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에게 악역을 맡긴 것 같다"고 했다. 

볼턴은 특히 "북미 회담은 미국 입장에선 의심할 여지 없이 성공적이었다"고도 자평했다. 빈손 회담이지만 "미국의 이익을 보호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해 온 '아메리칸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지켜냈다는 얘기다. 미국 내 정치 지형의 벼랑 끝에 서 트럼프 대통령이 하고 싶은 얘기를 대신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 등 협상파와 역할 분담을 했다는 관측도 있다. 볼턴 보좌관의 압박 발언이 나온 지난 4일 폼페이오 장관은 "수주일 내에 평양에 협상팀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대북 정책의 쌍두마차가 다른 결의 신호를 북한에 각각 보낸 셈이다. 북미 추가 협상 동력은 살려 나가되, 김 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을 유도하려는 '당근과 채찍' 전략이란 분석이 나온다. 대북 압박으로 북미 회담 무산 이후 혹시 모를 무력 시위를 억제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도 읽힌다.    
문제는 볼턴의 발언권이 커질수록 우리 정부의 부담도 늘어난다는 점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금보다 강경 기조로 선회하면 북미 중재 역할에 애를 먹을 공산이 크다. 김 위원장의 평양 귀환 이후 아직 잠잠한 북한의 첫 반응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지난 5일 JTBC 뉴스룸에 나와 "볼턴이 협상 전면에 나서지는 않겠지만 실질적인 주역 역할을 한다면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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