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대책 계류법안 120여건…국회, 이제서야 처리 다짐

[the300]민주당, 미세먼지 '사회적 재난' 지정…특별관리지역 확대 논의

김민우 기자 | 입력 : 2019.03.05 16:35
수도권에 연이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진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서강대교에서 바라본 국회의사당이 희뿌연 미세먼지에 쌓여 있다./사진=이동훈 기자
최악의 미세먼지가 반복되고 있지만 국회는 선제적 대응보다 사후약방문식 처방조차 못하고 있다. 

5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회에 계류 중인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안’만 모두 53건이다. 여기에 △수도권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 △미세먼지저감 특별법 등 미세먼지와 관련된 법안을 모두 합하면 계류된 법안만 약 120여건에 달한다.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이를 종합적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하지만 민주당과 한국당은 1,2월 국회를 번갈아가며 보이콧했다. 미세먼지의 심각성이 눈으로 드러나자 여야는 이제서야 법안 처리를 강조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3월 임시국회에서 미세먼지를 사회적 재난으로 지정하고 미세먼지 특별관리지역을 확대하는 쪽으로 법안 논의를 풀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대기오염 물질의 배출 시설 허용 기준치를 상향조정하고 미세먼지를 재난 범주에 포함시키는 법안 논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미세먼지 특별관리지역 확대방안에 대한 야당의 적극적 협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법안으로는 우선 대기오염물질 배출시설를 허가하면서 이에 대한 유효기간을 설정하는 대기환경보전법개정안 등이 있다. 배출시설 허가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시설 노후화 등으로 허가 시점보다 대기오염물질이 많이 배출되거나 기존에 없던 새로운 대기오염물질이 발생하는 문제를 고치기 위한 법이다. 

수도권 지역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닷새 째 이어지고 있는 5일 오전 서울 광화문 네거리 인근에서 시민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사진=김휘선 기자

'재난의 정의규정에 미세먼지를 포함시켜 국민의 건강권과 생명권을 보장하도록 하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개정안도 발의돼 있다. 김병욱 민주당 의원과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 등이 각각 대표발의 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법적으로 미세먼지에 따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가동이 가능해지는 등 미세먼지 관련 재난관리 수립 및 실행이 용이해진다. 그러나 지나치게 개인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환노위 관계자는 "차량2부제를 민간부문까지 확대하는 것은 위헌소지가 있어 작년에도 논의하다가 적용하지 못한 것"이라며 "과연 우리나라가 미세먼지 때문에 이러한 규제를 감내하겠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 있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미세먼지 저감 해법으로 원자력발전소 가동비율 확대와 외교적 해결을 강조하고 나섰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석탄이나 LNG 발전을 줄이고 원전의 가동비율을 높여야 하는데 문재인정부는 정반대로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과 담판을 짓고 한중정상회담에서 미세먼지를 의제로 즉각 올려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와관련 조경태 한국당 의원이 2017년 한반도에 영향을 주는 미세먼지의 상당수가 중국에서 유입되는 만큼, 정부 차원의 장거리 이동 대기오염물질로 인한 국제 분쟁 발생 시 논의 기구 또는 조직을 설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대표도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 원내대표는 "국회에 미세먼지 대책관련 법안이 53건 접수됐지만 모두 계류 중"이라며 "다른 어느 것보다 최대 민생문제인 미세먼지 대책 관련 법안이 최우선 통과되도록 국회가 앞장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가 언급한 53건의 계류법안은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안'을 의미한다. 이 법안들을 중심으로 미세먼지 대책 논의를 풀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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