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하노이]文 "금강산 美와 협의"-김정은 평양 복귀..다음 빅딜은?

[the300]제재 틀에서 중재안 찾기..靑 "영변 외 시설이라도 우리가 아는 것"

해당 기사는 2019-03-05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文, 개성·금강산 당근으로 '북미중재' 시동…김정은 배려도
①영변 핵시설 폐기 등에 의미부여 하며 김정은 달래기/

문재인 대통령이 다시 한 번 북미대화 중재의 시동을 걸었다. '하노이 노딜'로 실의에 빠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기 살리기'를 시도하며 협상장을 세팅한다는 방침이다. '영변 플러스 알파' 결심의 당근으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과 같은 경제적 상응조치도 마련해놓을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2019년도 제1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에 참석하여 발언하고 있다. 2019.03.04. pak7130@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문 대통령은 4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전체회의를 통해 '노딜'(no deal)로 끝난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로 △비핵화 비가역 지점인 영변 핵시설의 완전한 폐기 가시화 △부분적인 경제제재 해제 논의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논의 △양측 간 협상의지 피력을 꼽았다.

문 대통령이 영변 핵시설의 완전한 폐기를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의 포인트로 삼은 게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 측은 그동안 북측이 '비가역적 지점'에 근접했다고 밝혀왔지만, 정확한 포인트를 지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영변 핵시설의 폐기에 의미를 부여했다.

북측이 '영변 핵시설의 완전한 폐기'와 '5개 핵심 경제제재의 해제' 입장을 고수하다가 이번 회담이 '노딜'에 그친 것을 고려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개 경제제재 해제를 '전면적 제재완화'라고 표현하면서 △핵 리스트 제출 △영변 외 핵시설 폐기 등 '완전한 비핵화' 조치와 등가교환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북측은 미국의 이같은 반응에 대해 "셈법을 이해를 못하겠다"며 억울함과 서운함을 동시에 피력했는데, 문 대통령이 영변 핵시설의 가치에 대해 고평가를 내리며 북측의 비핵화 의지를 큰 성과로 간주한 것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면, 완전한 비핵화는 아니지만, 되돌아갈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하노이 회담의 또 다른 성과로 '부분적인 경제제재 해제 논의'를 거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 측과 장외 다툼으로 이어졌던 건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북측이 언급했던 '부분적'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포괄적이고 쌍무적인 논의 단계로 들어섰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북측에 대한 달래기에 가깝다는 해석이다.

문 대통령이 "북미의 궤도 이탈을 막아야 한다"고 했으나, 초점은 북측에 더 모아진 셈이다. '노딜' 이후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김 위원장이 의욕을 잃지 않았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언급하는 등, 북측 내부의 충격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파악된 영향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특히 경협 카드를 꺼냈다. 비핵화를 통한 '밝은 경제적 미래'가 있음을 상기시키며 북측의 궤도 이탈을 막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남북관계를 통해 북미대화를 견인한다는 것은 문 대통령의 지론이기도 하다. 통일부는 국제제재의 틀 속에서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의 재개 방안을 마련하고, 미국과의 관련 협의도 준비하기로 했다.

청와대의 중재 노력이 핵 리스트 제출 등 '영변 플러스 알파'로 결실을 맺을 지 여부가 향후 관건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문 대통령에게 "북미 간 협상이 재개될 때 핵심관건이 '영변 플러스 알파'가 될 것"이라며 "연락사무소나 종전선언 등은 사실상 합의에 이르렀던 만큼 앞으로는 '영변 플러스 알파' 대 '제재해제'라는 핵심쟁점에만 북미 사이의 협상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 회담이 종국적으로 타결될 것으로 믿지만 대화의 교착이 오래되는 것은 결코 바라지 않는다. 북미 실무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서도 함께 노력해달라"며 "시간이 좀 더 걸릴 지라도 이번 회담이 더 큰 합의로 가는 과정이라는 기대를 가질 수 있게 됐다. 양측이 입장 차를 좁힐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변 외에 핵시설이 하나 더 있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에 대해 청와대 측은 "한미 간에 완벽하게 상황과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그렇게 한미가 정보를 파악하고 있음을 북한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이 특정 시설을 말하는 것인지, 영변에서 나아간 어떤 조치를 말하는 것인지는 의미가 정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하노이=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8일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확대 정상회의를 갖고 있다. 왼쪽 줄 앞부터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트럼프 대통령, 믹 멀베이니 대통령 비서실장 대행이다. 오른쪽 줄 앞부터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김정은, 통역, 리용호 외무상. 2019.02.28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코언이 재소환한 볼턴…트럼프vs김정은 '노딜' 주도했나
②트럼프, '코언사태' 영향 사실상 인정...볼턴 "빅딜 제안 北거부" 압박기조 강해질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아주 중요한 핵 담판과 동시에 열린 (마이클 코언의) 청문회가 (북미 협상장에서) 걸어 나오는 데 기여했을 수 있다"는 글을 올렸다. 마이클 코언 전 변호사의 러시아 스캔들 청문회가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가 무산된 주요 원인이 됐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워싱턴 조야에선 코언 사태 등 잇단 스캔들로 정치적 위기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과 언론의 비판을 피하기 위해 '배드딜'(나쁜 합의) 대신 '노딜'(합의 무산)을 선택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다. 이를 뒷받침하는 직접 언급이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법률자문을 맡았던 코언 전 변호사를 "유죄를 선고받은 거짓말쟁이이자 사기꾼"이라고 거칠게 비난했다. "청문회가 미국 정치의 '새 저점'을 찍었다"며 민주당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청문회가 (내가) 걸어 나오는데 기여했을 수 있다(may have contributed to the 'walk')"는 표현을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확대정상회담 후 합의 무산을 공식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때로는 (협상장에서) 걸어나와야 한다(walk away)"는 말을 했다. 따라서 트위터 글은 북미 회담을 지칭하는 게 확실해 보인다. 코언 사태가 북미 회담 무산에 영향을 미쳤다고 사실상 고백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슈퍼 매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전면 재등장과 그가 이날 공개한 협상 후일담 등과 맞물려 당시의 합의 실패 배경과 향후 전망에 중요한 길잡이를 제공한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미 CBS와 폭스뉴스 등과 잇따라 인터뷰를 하고 2차 북미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광범위한 비핵화 방안과 북한의 경제미래상이 담긴 '빅딜 문건'을 김 위원장에게 건넸다"고 공개했다.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빅딜, 즉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했다"며 "핵과 생화학 무기, 탄도미사일을 포기하라고 했으나 김 위원장은 그럴 의사가 없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 카드로 내민 영변 핵시설 폐기를 훨씬 뛰어넘어 핵과 미사일, 생화학무기를 포함하는 모든 대량살상무기(WMD)의 완전한 폐기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볼턴 보좌관은 추가 협상 전망과 관련해선 "만기는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낮은 단계의 협상을 지속하거나, 김 위원장과 다시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여지를 열어 뒀다. 그러면서도 "비핵화를 해야 제제를 해제할 수 있다. 경제 제재를 계속하는 것을 검토하고, 다른 나라들과 북한을 더 압박할 수 있는 대화를 하고 있다"고 압박했다. 특히 "최대 압박은 계속될 것이다. '진짜 충격'(real impact)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볼턴 보좌관이 적극적으로 북미 협상의 뒷얘기를 공개하고 나서자 그가 이번 빅딜 거래를 주도한 장본인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코언 사태로 벼랑끝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엄청난 후폭풍을 야기할 수 있는 김 위원장과의 어정쩡한 합의를 포기하고 볼턴 보좌관 등 대북 강경파의 압박 기조에 부응하는 '빅딜 카드'를 꺼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슈퍼 매파'인 볼턴 보좌관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전면에 나선 북미 협상 과정에서 한 발 물러서 있다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북미 정상의 마지막 만남이었던 확대정상회담에 배석해 건재를 과시했다. 당시 협상 테이블 앞에 선명한 '노란 봉투'를 올려놔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봉투가 '광범위한 비핵화' 방안이 담긴 문건이거나 북한의 비밀 핵시설과 관련한 대북 협상용 입증·압박 자료라는 관측도 나온다.

볼턴 보좌관의 전면 재등장이 북미 대화 재개에 큰 암초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워싱턴에서 대화보다 압박을 강조하는 대북 강경파들의 입김이 더 커질 수 있어서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해 1차 회담 직전 선(先)비핵화-후(後)보상의 '리비아식 모델'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해 북한의 큰 반발을 샀던 전례가 있다. 북한이 하노이 회담 무산 이후 적극적으로 미국과 설전을 주고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 위원장의 평양 도착 후 어떤 식으로든 반응을 내보일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워싱턴(미국)=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영빈관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접견하고 있다. 2018.05.23.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노란봉투 든 美볼턴, 대변인 자처한 北최선희 건재했다
③볼턴, 확대회담 배석 "金에 빅딜문서 건네"...최선희, 美와 설전 등 수습 도맡아/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 후 가장 주목받는 북미 협상가는 단연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다. 두 전략가와 협상가는 회담 전까지만 해도 북미 협상 테이블에서 한 발 물러서 있다는 관측이 많았다.  

막후에서의 핵심 역할이 드러난 건 협상 과정이 서서히 알려지면서다. 볼턴 보좌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회담장에서 건넨 '빅딜 카드'를 직접 성안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지난해 1차 회담 때 실무대표였던 최 부상은 이번엔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에게 실무협상을 넘겼지만 측면 지원 등을 통해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딜 후 수습도 도맡고 있다. 

볼턴 보좌관은 미 행정부 내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다. 강한 대북 압박을 선호하고 북한 비핵화에 회의적인 '슈퍼 매파'로 불린다. 리비아식 모델인 '선(先) 비핵화 후(後) 보상'을 신봉한다. 

북미 정상의 신뢰와 합의로 진행된 대화와 협상 과정에선 입지가 줄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해 1차 북미 회담 당시 확대정상회담에 배석했지만, 2차 회담을 앞두고선 '불참설'까지 돌았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확대회담에서 '노란 봉투'를 들고 나타나 건재함을 과시했다. 

볼턴 보좌관은 3일(현지시간) 미국 방송과 가진 잇단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회담에서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 요구사항을 담은 '빅딜' 문서를 김정은 위원장에게 건넸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볼턴 보좌관의 지론과 의중이 반영된 '완전한 비핵화' 요구 문건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최선희 부상(한국 차관급)은 외무성에서 미국 담당 업무로 잔뼈가 굵은 대표적인 '미국통'이다. 외무성 핵심인 북아메리카 국장을 지냈고 북핵 6자회담 차석대표로도 일했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 회담 때 실무협상도 맡았다. 2차 회담을 앞두고선 김혁철 국무위 특별대표에게 의제 담당 실무대표의 바통을 물려줬다. 

전면에 나서진 않았으나 최 부상은 리용호 외무상과 함께 대미 협상 전략을 짜고 협상팀을 지원하는 주요 역할을 맡았던 것으로 보인다. 통일전선부(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국무위원회(김혁철 특별대표)가 협상을 맡고, 북핵 협상 경험이 풍부한 외무성 라인이 후방 지원을 맡은 것으로 파악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노딜' 발표 후 반박 회견을 한 것도 리 외무상과 최 부상이었다. 최 부상은 이례적으로 하노이에서 한국 기자들과 3차례 만나 협상 무산에 대한 북측 입장을 알리는 '대변인' 역할도 맡았다. 최 부상은 이 과정에서 "우리 국무위원장 동지가 미국의 거래 계산법에 대해서 굉장히 의아함을 느끼고, 생각이 좀 달라지신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김 위원장의 속내를 전하기도 했다. 

【하노이=AP/뉴시스】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1일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 호텔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에 대한 북측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9.03.01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정은 앞 볼턴의 '노란봉투', 트럼프의 '빅딜'문서'였나
④볼턴 "트럼프, 김정은에 빅딜문서 전달"...확대회담 테이블 앞에 노란봉투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빅딜' 문서를 건넨 사실이 3일(현지시간) 공개되면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하노이 회담장에서 들고 있던 '노란봉투'가 주목받고 있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미 CBS, 폭스뉴스, CNN 방송에 연달아 출연해 미국이 북한에 비핵화 요구사항을 담은 '빅딜' 문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볼턴 보좌관의 언급과 함께 주목되는 건 그가 확대회담 때 들고 나타난 '노란봉투'다. 지난달 28일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북미 확대정상회담이 진행된 협상 테이블의 볼턴 보좌관 바로 앞자리엔 이 노란봉투가 놓여 있었다.

이에 앞서 확대회담을 앞두고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단독회담이 끝나기를 기다리며 메트로폴 내 정원에서 대기 중이던 볼턴 보좌관의 손에도 이 노란봉투가 들려 있었던 모습이 포착됐다.   

볼턴 보좌관은 미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한글과 영어로 된 문서 2개를 건넸으며, 이 문서에 '빅딜'안이 담겨 있었다고 밝혔다. 볼턴 보좌관은 특히 "우리가 원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준 문서 속에서 제시한 대로 ;광범위하게 정의된 비핵화'"라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빅딜', 즉 비핵화를 계속 요구했다"며 "핵과 생화학 무기, 탄도미사일을 포기하는 결정을 하라고 했다"고도 말했다. 

볼턴 보좌관의 말을 종합하면 빅딜 문서엔 영변 핵시설을 포함한 북한 전역의 핵시설 폐기, 핵물질과 핵·미사일을 포함한 모든 대량살상무기(WMD) 해체 등 미국이 정의한 '완전한 비핵화' 방안과 상응조치인 '대북제재 전면 해제' 등의 경제적 보상이 담겼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확대회담에 깜짝 등장한 볼턴 보좌관의 '노랑봉투'가 주목받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영변 외 비밀 핵시설의 폐기를 추가로 요구했다"고 한 발언에 비춰보면, 노란봉투에 비밀 핵시설 존재와 이를 입증하는 압박용 증거 자료가 담겼을 가능성도 있다. 

볼턴 보좌관은 인터뷰에서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기 제안에 대해 "매우 제한적인 양보다. 노후화된 원자로와 우라늄 농축, 플루토늄 재처리 능력의 일부분이 포함됐다"라며 의미를 깎아 내리는 발언도 내놨다. 

그러먼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빅딜을 수용하도록 설득했지만, 그들은 그럴 의사가 없었다"며 "북한이 탄도미사일, 생화학무기 프로그램을 포함한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하면 (북한) 경제발전 전망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낮은 단계의 협상을 지속할 준비 또는 김정은과 다시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협상 재개 여지를 열어뒀다. 
북미정상회담 및 4박 5일간의 베트남 방문 일정을 마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일 새벽 평양에 도착해 손을 흔드는 모습을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노동신문) 2019.3.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정은, 새벽 3시 평양 귀환…北 “성과적으로 마쳐”
⑤北 매체들, 김정은 위원장 도착 신속 보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 및 베트남 방문을 마치고 5일 새벽 3시 평양으로 돌아왔다고 북한 관영 매체들이 보도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최고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윁남(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에 대한 공식친선 방문을 성과적으로 마치시고 3월5일 전용열차로 조국에 도착하시었다"고 밝혔다. 

평양역에서 김 위원장의 귀환을 환영하는 행사에는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의장,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박봉주 내각총리 등 당과 정부, 무력기관 간부 등이 참석했다. 

통신은 "세계의 커다란 관심과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제2차 조미수뇌(북미정상)회담과 윁남사회주의공화국에 대한 방문을 성과적으로 마치고 돌아오시는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동지를 맞이하기 위해 역 구내에 달려 나온 군중들은 끝없는 감격과 흥분으로 설레는 마음을 안고 최고영도자 동지께 축하의 인사를 드릴 시각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새벽 3시, 환영곡이 울리는 가운데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동지께서 타신 전용열차가 평양역 구내에 서서히 들어서자 최고영도자 동지를 자나깨나 꿈결에도 그리며 몸 성히 돌아오실 날만을 하루하루 손꼽아 기다려온 온 나라 인민들의 열화 같은 흠모의 정과 세찬 격정의 분출인양 '만세!'의 폭풍 같은 환호성이 평양 하늘가를 가득 채우며 메아리쳐갔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북한 인민군 명예위병대장의 대장의 영접 보고를 받은 뒤 노동당과 정부, 무력기관 간부들과 악수를 나누고 군중들의 환호에 답했다.

대내 매체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역시 이날 김 위원장의 귀국과 귀국 환영행사 소식을 4장의 사진과 함께 전했다. 도착 3시간여 만의 신속한 보도다.  

다만 북한 매체들은 2차 북미정상회담에 합의 불발 등에 대한 소식은 전하지 않았으며, 김 위원장의 해외 일정이 “성과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지난달 23일 평양에서 전용열차를 타고 출발해 2차 북미정상회담 및 베트남 공식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이날 도착 시간은 오전 3시 8분으로, 지난 2일 오후 12시 38분(베트남 현지시간, 한국시간 오후 2시 38분)경 베트남 동당역을 떠난 지 약 60시간 30분 만에 평양으로 돌아왔다. 김 위원장이 전용열차로 오간 거리는 약 7600㎞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지난 27~28일 이틀간의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문을 도출하지 못한 채 귀국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부터 평양에서 북미정상회담 합의 불발 후 북한 측의 대응 방안에 대한 입장을 본격적으로 정리하리란 관측이다. 

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3일 개막, 양회 후 북중 정상이 전격 회동할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북한 측이 이번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한 내부적 입장을 정하는 데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제5차 북중정상회담 개최가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종호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측이 내부 입장을 정리해야 하는 상황인데다 미국과 무역협상으로 중국도 북한을 만나는 게 부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김 위원장이 내부 입장을 정리하는 문제 등으로 바로 방중 하긴 어렵고 중국의 상황을 감안해도 무역협상 후에야 방중이 가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2019년도 제1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에 참석하여 발언하고 있다. 2019.03.04. pak7130@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文 "북미 궤도 이탈 안돼..美와 금강산·개성 협의"
⑥"어렵게 왔지만 무너지는 건 순간"-靑 "제재 틀에서 방안찾기"/

문재인 대통령은 4일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2차 북미정상회담 관련 "우리가 중재안을 마련하기 전에 보다 더 급선무는 미국과 북한 모두 대화의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선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시도했다. 북미 정상회담이 비록 빈손으로 끝났지만 나름의 성과도 있다고 봤다. 아울러 대북 제재의 틀 속에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아, 이를 미국과 협의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자면 현재 주어진 조건에서 우리 정부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차원이다.

외교부 "스웨덴처럼 1.5트랙"-통일부 "금강산·개성, 美와 협의"= 회의는 오후 2시부터 3시40분까지 100분동안 진행했다. 문 대통령의 모두발언 이후 2차 북미회담 평가 및 대응방안에 대해,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순으로 보고가 있었다. 보고 후 토론이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토론순서에 "지금까지 어렵게 여기까지 왔지만, 무너지는 것은 순간이다"며 궤도 이탈을 우려했다. 이어 "북미 모두 대화의 궤도를 안 벗어나도록, 북미가 인내심을 갖고 이탈하지 않도록 우리가 최선의 노력을 다하자"고 참석자들에게 당부했다.

앞서 보고순서에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북미간 대화재개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강 장관은 "스웨덴 남북미 회동 경험을 바탕으로 1.5트랙 협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며 "또 중국 러시아 등과의 협조를 통해 북미대화 조속 재개되도록 하겠다"고 보고했다.

강 장관은 또 "이번 회담 통해서 북미 사이에 핵심쟁점이 영변 플러스 알파에 제재해제라는 점이 분명해졌다"며 "앞으로는, 영변+ 알파 대 제재해제라는 핵심쟁점에만 북미 사이의 협상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다.

조명균 통일부장관은 "긴밀한 한미협의를 바탕으로 남북공동선언 합의의 내용을 이행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겠다"며 "제재의 틀 안에서 공동선언의 주요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금강산과 개성공단) 재개 방안을 마련해서, 미국과의 협의를 준비하겠다"고 보고했다.

조 장관은 "북한 내부 정치일정과 상황정리에 필요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북이 이번 회담 결과를 평가하고 대미, 대남 전략을 재검토하는 과정을 거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李 총리 "남남갈등 중요, 결과로 설득해야"= 이어 정경두 국방부장관은 미국, 북한 양쪽과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보고했다. 정 장관은 "한미간의 비핵화 분위기를 촉진시키고 굳건한 연합방위 태세를 유지하기 위한 한미 사이의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그러면서 "북쪽과 대화의 모멘텀 유지하기 위해 9·19 군사합의를 충실하게 이행해 나가겠다"며 "3월중 남북군사회담 개최를 통해, 올해 안 계획된 9·19 합의 이행을 위한 실질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 같은 보고를 듣고 "북미 이견 만큼이나 남남갈등의 관리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남남갈등이라고는 하나, 과거와 미래의 싸움"이라며 "과거를 잊지 못하는 사람들이 불안해 하고 있지만 우리는 결과로 설득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지난해 5월 북미대화가 위기를 겪었던 때보다 이번의 쟁점이 복잡하다"며 "정확한 상황 파악과 정확한 중재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또 "요란하지 않게, 차분하게 진행하되,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NSC 전체회의를 주재한 건 지난해 6월14일 이후 9개월만이다. 당시에도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회의를 열었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플푸토늄 재처리 시설과 우라늄 농축 시설을 포함한 영변 핵시설을 전면적으로, 완전히 폐기한다면 북한의 비핵화는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든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요구, 영변 외 핵시설이라도 우리가 아는 것"=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의 영변 발언에 대해 "완전한 비핵화는 아니지만, 되돌아갈수 없는 단계로 접어든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 관련 영변 외에 더 있다고 말한 데 대해 "어느 특정 시설을 가리키는지, 아니면 포괄적으로 영변에서 더 나아간 어떤 것을 요구하는지 아직 명료하지 않다"며 "이런저런 경로를 통해 (그 의미에 대한) 정보를 취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면 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인터뷰 하면서 WMD(대량살상무기) 이런 얘기도 했는데 그런 조치를 의미하는 것인지, 명료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특정 시설인 경우에도 그 내용을 미국 정보당국과 우리 정부 사이에 한 치의 어긋남이 없이 정확하게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며 "우리 당국이 북의 시설에 대해서 다 알고 있음을, 북한도 알고 있는 것으로 저희들은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북미가 알고 있는 핵시설 정보를 한국만 모르고 있는 것 아니냐는 공세를 의식한 걸로 보인다.

김 대변인은 "제재의 틀 안에서 금강산-개성공단에 대해 할 수 있는 폭이 어느 정도 되는지 찾아내 보고, 그걸 미국과 협의해 나가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도 3.1절 기념사에 금강산 개성공단 재개 방안을 미국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서훈 국정원장, 청와대의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및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이 참석했다.




 
  • 법안
  • 팩트체크
  • 데스크&기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