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언이 재소환한 볼턴…트럼프vs김정은 '노딜' 주도했나

[the300] 트럼프, '코언사태' 영향 사실상 인정...볼턴 "빅딜 제안 北거부" 압박기조 강해질듯

해당 기사는 2019-03-05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하노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8일(현지시간)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 회담장에서 확대 양자 회담을 하고 있다. 확대 회담에 미국 측에서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이 배석했고 북측에서는 리용호 외무상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함께했다. 백악관이 공지한 2차 북미 정상회담 2일 차 일정은 '양자 단독회담-확대 양자 회담-업무 오찬-합의문 서명식' 등의 순서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9.02.28.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아주 중요한 핵 담판과 동시에 열린 (마이클 코언의) 청문회가 (북미 협상장에서) 걸어 나오는 데 기여했을 수 있다"는 글을 올렸다. 마이클 코언 전 변호사의 러시아 스캔들 청문회가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가 무산된 주요 원인이 됐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워싱턴 조야에선 코언 사태 등 잇단 스캔들로 정치적 위기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과 언론의 비판을 피하기 위해 '배드딜'(나쁜 합의) 대신 '노딜'(합의 무산)을 선택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다. 이를 뒷받침하는 직접 언급이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법률자문을 맡았던 코언 전 변호사를 "유죄를 선고받은 거짓말쟁이이자 사기꾼"이라고 거칠게 비난했다. "청문회가 미국 정치의 '새 저점'을 찍었다"며 민주당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청문회가 (내가) 걸어 나오는데 기여했을 수 있다(may have contributed to the 'walk')"는 표현을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확대정상회담 후 합의 무산을 공식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때로는 (협상장에서) 걸어나와야 한다(walk away)"는 말을 했다. 따라서 트위터 글은 북미 회담을 지칭하는 게 확실해 보인다. 코언 사태가 북미 회담 무산에 영향을 미쳤다고 사실상 고백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슈퍼 매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전면 재등장과 그가 이날 공개한 협상 후일담 등과 맞물려 당시의 합의 실패 배경과 향후 전망에 중요한 길잡이를 제공한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미 CBS와 폭스뉴스 등과 잇따라 인터뷰를 하고 2차 북미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광범위한 비핵화 방안과 북한의 경제미래상이 담긴 '빅딜 문건'을 김 위원장에게 건넸다"고 공개했다.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빅딜, 즉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했다"며 "핵과 생화학 무기, 탄도미사일을 포기하라고 했으나 김 위원장은 그럴 의사가 없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 카드로 내민 영변 핵시설 폐기를 훨씬 뛰어넘어 핵과 미사일, 생화학무기를 포함하는 모든 대량살상무기(WMD)의 완전한 폐기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볼턴 보좌관은 추가 협상 전망과 관련해선 "만기는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낮은 단계의 협상을 지속하거나, 김 위원장과 다시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여지를 열어 뒀다. 그러면서도 "비핵화를 해야 제제를 해제할 수 있다. 경제 제재를 계속하는 것을 검토하고, 다른 나라들과 북한을 더 압박할 수 있는 대화를 하고 있다"고 압박했다. 특히 "최대 압박은 계속될 것이다. '진짜 충격'(real impact)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볼턴 보좌관이 적극적으로 북미 협상의 뒷얘기를 공개하고 나서자 그가 이번 빅딜 거래를 주도한 장본인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코언 사태로 벼랑끝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엄청난 후폭풍을 야기할 수 있는 김 위원장과의 어정쩡한 합의를 포기하고 볼턴 보좌관 등 대북 강경파의 압박 기조에 부응하는 '빅딜 카드'를 꺼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슈퍼 매파'인 볼턴 보좌관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전면에 나선 북미 협상 과정에서 한 발 물러서 있다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북미 정상의 마지막 만남이었던 확대정상회담에 배석해 건재를 과시했다. 당시 협상 테이블 앞에 선명한 '노란 봉투'를 올려놔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봉투가 '광범위한 비핵화' 방안이 담긴 문건이거나 북한의 비밀 핵시설과 관련한 대북 협상용 입증·압박 자료라는 관측도 나온다.

볼턴 보좌관의 전면 재등장이 북미 대화 재개에 큰 암초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워싱턴에서 대화보다 압박을 강조하는 대북 강경파들의 입김이 더 커질 수 있어서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해 1차 회담 직전 선(先)비핵화-후(後)보상의 '리비아식 모델'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해 북한의 큰 반발을 샀던 전례가 있다. 북한이 하노이 회담 무산 이후 적극적으로 미국과 설전을 주고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 위원장의 평양 도착 후 어떤 식으로든 반응을 내보일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 하원 감독개혁위원회 청문회에서 공개 증언을 하기위해 도착하고 있다. 코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전 징집을 회피하기 위해 의료기록을 조작했고, 지난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 측 이메일 해킹 사건 계획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과거 10년 동안 의원들에게 500여차례의 협박을 가하도록 시켰다고 밝히며, 그를 향해 "인종차별주의자, 협잡꾼, 사기꾼"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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