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 하노이로 이끈 힘, 文 베를린구상 재평가

[the300]2017.7월 발표때 회의론…4대 과제 이미 이루고 5대 방향 현실화 단계

문재인 대통령 쾨르버재단 연설 모습/청와대 제공
북미 정상이 2차 정상회담에서 '하노이 선언'에 합의할 가능성이 고조된다. 이를 앞두고 새삼 주목받는 ‘선언’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독일 베를린에서 밝힌 ‘베를린 구상’이다.

문 대통령은 이때 북한에 다섯 가지 정책방향, 네 가지 실천과제를 제시했다. 단기목표인 실천과제는 사실상 모두 이뤘다. 구상을 넘은 선언으로 재평가받을 만하다. 

문 대통령은 취임 첫해 7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독일을 방문, 7월6일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에서 이른바 베를린구상을 내놨다. 문 대통령은 “나와 우리 정부가 실현하고자 하는 것은 오직 평화”라고 선언했다. 핵이 아닌 대화만이 평화를 위한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북한 체제의 안전을 보장하는 한반도 비핵화, △항구적 평화체제, △한반도 신경제지도, △비정치적 교류 확대 등 5대 방향을 밝혔다. 북한의 붕괴도, 인위적 통일이나 흡수통일도 바라지 않는다는 이른바 ‘3불' 정신도 담았다.

그러면서 구체적 실천과제로 북한에 손을 내밀었다. △이산가족 상봉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 참가 △휴전협정 64주년 즉 2017년 7월27일을 기해 군사분계선에서 적대행위를 상호 중지할 것 △대화 재개 등 네 가지다.

1년 8개월이 지난 26일, 문 대통령이 제시한 날짜보단 늦었지만 적어도 4대 실천과제는 ‘미션 클리어’다. 베를린구상 직후만 해도 핵실험과 미사일로 응수하던 북한은 2018년 김정은 국무위원장 신년사를 시작으로 방향을 틀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하면서 대화재개의 물꼬가 터졌다.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을 포함, 장관급 등 고위실무급 회담이 펼쳐졌다. 대화 분야도 군사부터 체육·문화까지 다양했다. 적대행위 중단과 이산가족 상봉은 4·27 판문점 정상회담 선언문에 포함했다. 비무장지대(DMZ) 감시초소(GP)도 일부 상징적으로 폭파하는 등 철거했다. 인도적 교류인 이산가족·친척 상봉은 8·15를 계기로 진행했다. 

남북관계 특수성을 감안할 때 이렇게 대북제안이 빠짐없이 이행되는 건 이례적이다. 쾨르버재단 연설 당시엔 국내외 전문가들도 '긴가민가' 였던 계획이다.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실천한 끝에 남북간의 오랜 적대행위는 언제 그랬냐는 듯 중단됐다. 다방면에서 대화가 트였다. 길이 연결되고 사람들이 오가기 시작했다. 가능성을 의심했던 제안들이 실현되면서 이제는 '구상'을 넘어 ‘베를린 선언’으로 부를 만하다.

하지만 성과는 과거다. 앞으로가 중요하다. 5대 방향 중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신경제지도가 핵심 과제이자 난제다.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고, 엔진 속의 정밀한 톱니바퀴처럼 맞물린 일이다. 이 엔진을 보다 빨리 돌릴 수 있는지, 기름칠이 잘 돼 마찰 없이 가동될 지가 27-28일 북미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판가름난다.

청와대는 이날 "문 대통령은 베를린 구상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할 때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으며, 남북대화와 교류협력, 철도와 도로 연결을 통한 한반도의 신경제 구상도 가능하다는 비전을 펼쳤다"며 "2017년 7월에 공개된 담대한 구상이 현실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청와대 페이스북. 2019.2.26/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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