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실용'의 김정은·트럼프, 한반도 '비핵화·평화' 빅딜 주고받나

[the300] 27~28일 최소 5차례 대면...영변 핵+a vs 종전선언+금강산 합의 주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140여 분에 걸친 단독·확대정상회담과 업무오찬을 마치고 서명한 정상회담 공동합의문을 들고 나란히 서 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패는 두 정상이 공동 서명할 합의문 문구에 달려 있다.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비핵화-상응조치가 명시될 지가 핵심이다. 

북미 협상은 정상 간 큰 틀의 합의를 실무협상으로 채우는 '톱다운' 방식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지와 협상의 기술에 크게 좌우될 가능성이 많다는 얘기다. 결국 27일 첫 대면과 만찬, 28일 단독·확대 정상회담 등 최소 5차례 정도 예정된 북미 정상의 직접 '담판'에서 최종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협상가 트럼프vs승부사 김정은

두 정상은 많이 다르지만 공통점도 적지 않다. 협상에 능하고 파격을 즐긴다. 승부사적 기질이 닮아 있는 협상가다. 서로가 처한 정치적 위기를 북미 협상으로 돌파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는 것도 비슷하다. 김 위원장은 대북제재를 서둘러 풀어 체제 안정과 경제성장을 얻길 원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스캔들 등으로 꼬일 대로 꼬인 정치적 위기를 비핵화 성과로 풀고 싶어 한다. 워싱턴 조야에서 득세하는 '비관론' 속에서도 성과가 있을 것이란 '낙관론'이 고개를 드는 까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사꾼 출신의 '협상가'로 유명하다. 워싱턴 정치에 익숙한 기존 미국 지도자와는 성향이 크게 다르다. 부동산 사업가의 아들로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지만 스스로 '트럼프그룹'을 일궈 부동산 재벌이 됐다. 자존감이 강하고 성공·성과에 대한 자신감이 넘친다. 

냉정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산전수전의 협상도 두루 경험했다. 거래를 즐기고 공짜는 용납하지 않는다. 상대가 누구인지, 협상장의 분위기가 어떤 지에 따라 즉흥적인 의사 결정을 자주 한다. 정치인 트럼프의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되지만 이런 즉흥성과 돌발성이 북미 관계 진전의 밑거름이 됐다는 게 역설이다.  

1984년생인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1946년생)의 아들 뻘이지만 국제 무대에선 '노련한 승부사'의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세계 최강대국이자 '슈퍼 파워'인 미국을 상대로 두 차례나 '핵 담판'을 성사시켰다. 동북아시아의 소국인 북한을 미국과 대응한 지위로 끌어올리는 협상이 기술이다.  

스위스 유학파 출신답게 실용적인 외교 스타일이 두드러진다. 조부인 김일성 주석과 선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는 다르다. 북미 협상의 물꼬가 트인 건 지난해 4월 김 위원장이 '핵-경제 병진 노선을 포기한 이후다.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정권 자체가 위태롭다는 걸 잘 안다. '경제 건설 총력 집중'을 선언한 이유다. 

◇영변 핵+로드맵 vs 종전선언+금강산

김 위원장은 2차 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오전 전용 특별열차를 타고 베트남에 입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전용기를 타고 베트남 땅을 밟았다. 정상회담 첫 날인 27일 저녁 만찬 때 첫 대면을 시작으로 28일 단독 회담과 확대 정상회담 등 협상을 이어간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아 보인다.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실무협상에서 큰 틀의 합의점은 도출된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풍계리 핵실험장,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영변 핵시설의 폐기·검증엔 합의할 가능성이 크다. 상응조치를 전제로 하긴 했지만 지난해 북미 협상과 남북정상회담 과정에서 본인이 약속했던 비핵화 조치다. 영변 핵시설 폐기·검증의 이행을 담보하는 후속 협상에도 동의할 것으로 보인다. 

완전한 비핵화로 가는 후속 조치에 합의하고 단계적 로드맵에 의견을 모을지도 관심거리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최근 미국이 "핵·미사일 외에 생화학무기 등을 포함한 모든 대량살상무기(WMD)의 동결과 로드맵 작성에 관심이 있다"고 했다. 영변 핵 폐기에 더해 '플러스알파'에 해당하는 비핵화 진전이다.  

미국의 상응조치로는 종전선언이 일단 유력해 보인다. 청와대는 전날 협상 전망과 관련해 북미 양자간 종전선언은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북한이 가장 바라는 경제적 보상도 어떤 식으로든 합의문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핵화 유인 카드 활용을 제안한 남북경협 재개가 첫 손에 꼽힌다. 문 대통령은 남북 철도·도로 연결을 언급했으나 금강산 관광 허용 여부가 가장 큰 변수다. 

두 정상이 '하노이 선언'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끌어 낼 경우 후속 협상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통일안보센터장은 "영변 핵시설 동결·폐기 및 신고·검증과 종전선언 북미 연락사무소, 제제 관련 상응조치(남북경협)를 기본으로 두 정상이 대면하는 협상 테이블에서 큰 딜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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