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논란'이 만든 이해충돌방지法…공직부패 예방접종 언제쯤?

[the300][런치리포트-이주의법안]①채이배 바른미래당의원 발의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법'

(목포=뉴스1) 황희규 기자 =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23일 오후 목포 투기 의혹 현장에서 투기 의혹 관련 해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1.2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 매입 논란이 검찰의 문화재청·목포시청 수사로 번졌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 사건이 이해충돌 문제에 대한 공직사회의 문제의식 부재를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채 의원은 "공직자는 국민의 대리인으로서 직무수행 과정에서 자신의 사적 이익보다 공적 이익을 우선할 의무가 있다"며 "따라서 공직자의 사전적인 자기 검열과 사후적 감시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그가 대표발의한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은 공직자가 직무수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이해충돌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방지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데 방점이 찍혔다. 공직자의 공정한 직무수행을 보장하고 공공기관과 공직자의 공정성과 청렴성에 대한 국민신뢰를 확보하자는 것이다.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제안 당시 제명은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이었다. 2010년 스폰서 검사와 그랜저 검사, 2011년 벤츠 여검사 등 법조계를 중심으로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공직 비리 사건이 연일 터졌다. 그러나 대가성이나 직무관련성이 뚜렷하지 않다며 아예 처벌되지 않았다.

이에 2012년 국민권익위원회 김영란 위원장을 중심으로 △부정청탁 방지 △금품수수 금지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 등 3가지를 주요내용으로 하는 김영란법이 제안됐다. 2014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관피아(관료+마피아)’ 문제가 다시 불거졌고 이를 근절하기 위한 노력은 공직자윤리법 개정, 김영란법 제정으로 이어졌다.

김영란법이 국회를 거치며 핵심 내용 중 하나인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가 삭제된 채 통과됐다. 19대 국회는 사립학교 교직원 및 언론인에 대해 이해충돌방지 조항을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여부를 두고 대립했다. '이해충돌방지' 항목은 부정청탁, 금품수수의 영역과 다르므로 이 법에서 다루는 건 부당하다는 의견에 가로막혔다. 

또 이해충돌 상황이 발생하면 신고하는 방식과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는 공직자들의 사전신고 방식 사이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유야무야됐다.

채 의원의 이해충돌방지법은 등록과 공개, 공직자의 행위제한이라는 두 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공직자는 자신의 직무수행에 잠재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적 이해관계를 등록해야 한다. 특히 고위공직자의 경우는 등록한 사적 이해관계를 공개하도록 했다.

공직자의 △공공기관의 상대방에게 정보를 주는 등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 외부활동 △사적인 이익을 위해 공직으로부터 유래하는 영향력 이용하는 행위 △직무의 수행과 충돌하는 경제적 이해관계 유지행위 △직무수행 중 알게 된 비밀을 사적 이익을 위해 이용하거나 소속 공공기관과의 수의계약 체결 △직무 관련자에게 사적으로 노무를 제공받거나 요구하는 행위 등은 금지한다.

◇이 법은 반드시 필요한가?= 공직자의 공적 직무와 개인의 사적 이해가 충돌하는 상황은 항상 발생할 여지가 있다. 일반 국민과 달리 공직자의 이해충돌 문제가 중요한 이유는 직무 자체가 공익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공직자가 자신의 업무와 관련해 공익보다 사익을 우선시하는 갈등상황에 놓이는 경우다. 공무수행 과정에서 공직자의 사익 추구는 그 정당성이나 합법성과 상관없이 그 자체로 문제가 될 수 있다.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은 공적 업무수행에 있어서 사적 이익을 배제시키기 위한 것이다.

이해충돌로 인한 위법이 발생하기 전에 예방함으로써 공직 수행에 있어서 청렴성이나 진실성을 국민에게 인식시킬 수 있다. 처벌이 아니라 예방을 통한 국민의 신뢰확보가 목적이다.

◇이 법은 타당한가?= 미국 의회가 케네디 대통령 시절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법”으로 자평한 1962년 ‘뇌물 및 이해충돌방지법’은 전 세계 이해충돌 방지법의 효시다. 

공직자 자신 및 가족 등의 재정적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특정사안을 회피하지 않고 참여하는 것을 금지한다. 이를 위반하면 1~5년의 징역에 처한다. 

2003년 UN 반부패협약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이해충돌방지 가이드라인, 2010년 G20 반부패 행동계획은 회원국에게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기준을 제정하고 엄격하게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독일, 영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대부분의 선진국 뿐 아니라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몽골 등 개발도상국도 종합적인 이해충돌 방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법은 실행 가능한가?= 공직자윤리법을 개정해 기피, 회피, 제척, 사퇴 등 종합적인 이해충돌방지책을 마련하자는 의견들이 나온다. 

공직자윤리법은 2011년 개정을 통해 이해충돌방지의무를 신설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규정의 결여로 선언 이상의 의미를 가지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령인 공무원행동강령도 공정한 직무수행과 부당이득의 수수금지, 건전한 공직풍토의 조정에 관해 상세한 규정을 담고 있지만 임의적 징계규정만 있을 뿐 처벌규정을 신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실효적 제제수단이 될 수 없다. 

가장 어려운 점은 국회의원의 민원전달 행위에 대한 판단이다. 국회의원이 관계기관에 대해 지역구 민원을 해결해 달라는 요청이나 청탁, 압력을 하는 경우다. 국회의원의 직무 범위는 일반 공직자에 비해 훨씬 포괄적이지만 현재 사전이든 사후든 통제방안이 없다.

김영란법 심의 때와 마찬가지로 사전적 규제보다는 이해충돌이 발생할 경우 엄격히 처벌하는 사후적 규제로 정책방향을 전환해야 해야 하다는 견해와 사전적으로 관리해 부패유발요인을 차단하는 것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견해의 대립이 예상된다. 

공직자의 이해충돌이 모두 공직부패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해충돌이 발생해도 공익을 사익보다 우선하면 공직부패의 발생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문제는 공직자가 자신의 사적 이익을 위해 공직을 이용할 기회를 가지는 잠재적인 상황에 놓여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공직부패 발생의 사전단계로서 부패방지를 위한 법제화가 필요하다. 

“공직기강은 개인의 이익보다 공공의 이익을 우선할 때 지켜질 수 있다.”(키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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