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소'만 있고 '심사'는 없는 국회 '윤리특위'…3년간 징계는 0건

[the300]여야4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제소 결정…"결국 동료인데, 어떻게 우리가 징계하나"



"윤리특위 제소로 3명의 의원들을 국회에서 추방하겠다"(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여야 4당 회동 직후)

'전가의 보도'가 또다시 등장했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5·18 광주 민주화운동 모독 발언을 한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윤리위)에 제소한다. 여야 4당은 이들 세 의원의 국회 추방, 즉 의원직 제명을 약속했다. 헌법상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들이 금배지를 반납하고 국회 밖으로 나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제소만 있고 심사는 없는 국회 윤리특위의 관행 때문이다. 20대 국회 들어 윤리특위 심의를 통해 징계받은 의원은 단 한명도 없다.

12일 여야 4당 원내수석부대표가 공동으로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세 의원을 제소하면 국회 윤리위에 등록된 징계안은 총 26건이다. 이중 23건이 계류돼 있다. 처리된 3건의 안건도 '철회'다. 윤리특위가 직접 처리한 안건은 없다. 제소만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5·18 망언' 의원들을 포함, 올해 들어서만 7명이 제소됐다. '투기 의혹' 손혜원·'재판 청탁 의혹' 서영교 민주당 의원과 '용산참사 모욕' 김석기, '스트립 바 의혹' 최교일 의원 등이다. 상대당 의원들이 논란에 휩싸이기만 하면 윤리특위로 달려간 것이다.

무분별한 제소도 있지만, 징계안을 다뤄야 할 윤리특위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게 가장 큰 문제다. 국회 회의록을 기준으로 윤리특위 회의는 3년간 8번이 전부다. 이중 7번의 회의가 특위 구성에 관한 내용이다. 징계안을 다룬 회의는 단 한번이다. 비공개 이뤄진 회의에서 한선교ㆍ김진태ㆍ박지원ㆍ김민기ㆍ김도읍ㆍ조원진 의원에 대한 징계를 논의했다. 밀실회의 결과 아무도 징계받지 않았다.


연초부터 징계안이 밀려든 탓에 지난 7일 한국당 소속인 박명재 윤리특위 위원장과 권미혁 민주당·김승희 한국당·이태규 바른미래당 윤리특위 간사가 회동을 가졌지만, 회의 일정과 안건조차 정하지 못했다. 당시 박 위원장은 "최근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4개 안건만 다룰지, 20대 국회 들어와 계류된 안건 모두를 다룰지는 회의 일정을 먼저 결정한 뒤 3당 간 간사 회의를 거쳐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19대 국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전체 39건의 국회의원 징계안이 제출됐지만, 이 중 6건은 철회됐다. 나머지는 모두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윤리특위 소속 한 의원은 "윤리특위 위원들도 결국 국회의원들"이라며 "동료들의 징계안을 처리하기 꺼린다"고 말했다. 윤리특위가 제 식구 감싸기만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회 윤리특위 심사 자문기구인 윤리심사자문위 구성도 뒤늦게 이뤄졌다. 국회법상 징계건과 관련 윤리특위를 열려면 절차상 윤리심사자문위를 먼저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달 23일까지 야당 몫 위원들이 공석이었다. 

이같은 사안을 지적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의 보도(☞관련보도:[단독]국회, 野 주장한 손혜원 징계 "못한다")가 있은 뒤에야 윤리특위는 부랴부랴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위촉을 요청, 구성을 완료했다. 외부위원 8명으로 구성된 윤리심사자문위는 윤리특위에 징계 여부에 대한 의견을 제출한다. 하지만 윤리심사자문위가 '징계' 의견을 내도 윤리특위가 묵살하는 경우가 대다수여서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관계자는 "의원들이 윤리특위에 징계 관련 의견을 내도 결국 나중엔 아무런 조치 없이 끝나는 경우가 많다"며 "윤리특위가 유명무실한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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