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 나홀로 '빨간불'…소신있게 반대표 던진 6명의 국회의원

[the300][런치리포트-300소신이]입법 취지 공감해도 절차·방법·내용에 제동

해당 기사는 2019-02-12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모두가 ‘Yes’할 때 ‘No’를 외칠 수 있는 사람. 우리는 '소신'이 있다고 말한다. 해마다 수백건의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을 때 그 내용과 효과만 주목받는다. 다수결에 묻힌 소수 의견은 드러나지 않는다. 소수 의견을 존중하는 게 민주주의의 또다른 가치인만큼 소신을 갖고 반대 표를 던진 ‘1인’의 얘기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들어봤다.

◇금태섭 "윤창호법 반대가 맞았다…처벌 모순 우려" = 이른바 '윤창호법'으로 불리던 도로교통법 개정안에 유일한 반대표를 던진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개정안의 가중처벌 조항은 기존 법 체계와 맞지 않아 위헌 소지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2018.11.22 금태섭 의원 법률대상 인터뷰/사진=이동훈 기자
 
 
음주운전의 기준을 강화하고 처벌 수위도 높인 윤창호법은 지난해 국민의 큰 관심 속에서 정기국회를 통과한 중점 관심 법안이었다. 

윤창호법은 도로교통법 개정안과, 음주운전 치사사고에 최대 무기징역까지 형을 내릴 수 있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개정안 등 두 가지 법안으로 이뤄졌다. 두 법안은 각각 지난해 12월7일과 11월29일 본회의에서 일주일 간격으로 국회 문턱을 넘었다. 

여론을 감안하면 공개 반대가 쉽지 않았을 터다. 실제 금 의원은 "표결 이후 '그럼 금태섭은 음주운전이 괜찮다는 것이냐'는 댓글도 많이 달렸다"고 말했다. 

금 의원은 "지난해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음주운전을 두 번 했을 때의 징역형이 '2년 이상 5년 이하'로 (개정 특가법상) 음주운전 사고가 났을 때의 징역형(치상 1년 이상 유기징역·치사 3년~무기징역)보다 높아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 의원은 "단순 음주운전 한 사람이 실제 사고를 낸 사람보다 무거운 죄를 받는 것은 안 맞는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금 의원은 "국민의 법 감정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과실범이 고의범보다 형량이 높아지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는 문제"라며 "나중에 음주운전에 걸린 사람이 오히려 헌법재판소에 위헌 신청을 해서 헌법 원리에 반한다고 주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금 의원은 윤창호법처럼 특정 사건 때문에 발의되는 이른바 '뉴스페이퍼(신문) 법안'을 경계했다. 금 의원은 "국회 입법 중 '뉴스페이퍼 법안'은 문제"라며 "당시 그 사건에는 맞지만 다른 문제도 있을 수 있는데 윤창호법처럼 제대로 검토 않고 넘어갈 소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시도교육감들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2018.10.1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근로자 안전과 법안 졸속 처리는 별개"…김용균법 나홀로 반대한 1人=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해 12월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른바 '고 김용균법'이라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대안)' 표결에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해당 법안은 재적 의원 185명 중 찬성 165명, 반대 1명, 기권 19명으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전 의원은 산업 현장에서 근로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막아야 한다는 것에는 분명히 동의했다. 그러나 해당 법안은 내용과 그 절차가 모두 미흡하다고 말했다. 산업 현장에서의 파급력을 고려하지 못한채 여론에 밀려 졸속 처리된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개정안은 도금 작업 등 산업 재해 발생이 큰 위험한 작업에 대해선 사내 도급이나 하도급을 금지했다. 또 산업 재해 발생 위험이 명백할 경우 근로자에게 작업 중지권을 부여했다. 산업 재해로 노동자가 숨지면 사업주의 처벌 수위를 강화했다. 법인에 대한 양벌규정은 현행 1억원에서 최대 10억원으로 10배 상향했다.  

전 의원은 먼저 개정안의 '도급 금지'조항이 산업 현장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만들어졌다고 봤다. 무조건적 외주화 금지는 고도로 숙련된 기술의 외주화 또한 원칙적으로 금지하게 돼 오히려 산업 발전을 도태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처리 과정 또한 비판했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사건을 '빨리빨리' 처리하다보니 실질적으로 제정법에 가까운 입법이었다는 것이다. 전 의원은 "170여개나 되는 개정안 조항을 충분히 검토할 시간이 부족했다"며 "졸속 심사와 입법이 오히려 법안의 품질을 낮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역사와 정의 특별위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역사와 정의 특별위원회 당정청 정책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8.12.1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난 전쟁에 반댈세" 평화를 사랑하는 강창일=‘국제연합 레바논 평화유지군’(UNIFIL)과 ‘국제연합 남수단 임무단’(UNMISS)의 파병기간을 올해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1년 연장하는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 올라왔다. 

대한민국은 UN회원국으로서 UN의 국제평화 유지 노력에 적극 동참하고 레바논과 남수단의 안정화와 평화 달성을 위해 각각 2007년과 2013년에 군 부대를 파견했다. 이후 매년 파병 연장(1년)을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로 결정했다.

지난해 본회의에선 레바논에 350명(예산 194억원), 남수단에 300명(205억원)을 올해 1년 파병하는 안이 통과됐다. 소요예산은 국방부 예산으로 우선 충당하고 추후 UN으로부터 일정부문 받는다. 군부대의 역할은 작전지역 감시정찰, 해당국 군 협조와 지원, 인도주의적 활동 등이다.

두 안건에 대해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진 강창일 민주당 의원은 "나는 원래 평화주의자"며 "해외에 군대를 파병하는 것에 반대해왔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는 “노무현 정부시절 이라크 파병하는 문제로 시끄러웠을 때, 당시 초선이었지만 반대를 외쳤다”며 “전쟁 자체를 반대하는 사람으로서 우리 젊은이들을 전장에 내보낼 수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사람의 목숨은 그 무엇보다 고귀하고 소중하다”며 “인권을 짓밟는 모든 행태에 대해 난 적극적으로 반대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1.3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무성 "정부 배상 범위를 무한정 확대하면 안 돼"=지난해 한 농촌마을에서 수령 250년된 팽나무가 쓰러졌다. 나무 밑에서 더위를 피하고 있던 노인 3명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정부가 보호수로 지정해 관리해 온 나무지만 보호수 사고 피해 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어 피해자들은 중상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치료비 등을 받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산림보호법 개정안은 보호수 관리 하자로 인명 또는 재산피해를 입을 경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보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이 개정되면서 국가나 지자체는 영조물배상공제에 가입하고 보호수 관리 부실로 피해가 발생할 경우 공제기금으로 보상해야한다.

이 법안에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진 의원은 김무성 한국당 의원이다. 김 의원은 본회의장에 들어서면 법안 요약을 반드시 읽어보고 소신에 맞지 않으면 반대표를 던진다고 했다. 

김 의원에게 반대표를 던진 이유를 묻자 김 의원은 당시 법안이 만들어진 배경이 된 강진 사고내용까지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그런 것까지 국가에서 배상을 하면 국가 재정이 남아날수가 있겠냐"고 되물었다. 
2018.02.22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 인터뷰/사진=이동훈 기자

권은희 "아동 돌봄서비스, 콘트롤타워 없이 '주먹구구' 운영" =아동복지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유일하게 반대 의사를 밝힌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은 각종 아동 돌봄서비스가 콘트롤타워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돼 근본적 해결책이 필요하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이 개정안은 여‧야 이견이 없는 ‘대세’ 법안이었다. 지난해 12월27일 본회의 표결에서 재적의원 174명이 찬성했다. 기권은 8명이었으며 반대표는 권 의원이 유일했다.

보건복지부가 아동복지 관련 사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아동권리보장원을 설립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또 시‧도지사, 시장, 군수, 구청장이 초등학교 정규 교육 외 시간에 아이들에게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다함께 돌봄센터를 마련할 법적 근거도 담겼다. 해당 센터의 설치‧운영 비용 중 일부를 국가가 지자체에 지원하는 방식이다.

권 의원은 "각종 돌봄서비스가 여성가족부, 교육부, 복지부, 지자체 등이 나눠서 관리한다”며 “해당 법안은 이들 서비스를 통합하는 내용이 아니라 복지부를 중심으로 또다른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취약 계층이나 맞벌이 부부 등 우선적으로 해당 서비스가 제공돼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며 "그저 중복적인 내용으로 새로운 서비스가 만들어지고 새로운 관리 주체가 등장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손금주 무소속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식품부에 대한 2018년도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2018.10.1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 vs 1'…손금주가 던진 '규제 반대' 한 표= 지난해 7월 정부안으로 발의된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영화업자들이나 비디오제작업자, 영화상영관 경영자가 지위 승계 신고 등을 '수리가 필요한 신고'로 명시해야 하는 내용이다.

정부가 기존의 '신고 민원'에 '수리여부 통지 의무'를 더했다. '민원 처리 예측 가능성'과 '신속성'을 위해서다. 예컨대 영화제작업자가 경영권을 승계하려면 양도일, 상속일 또는 합병일부터 7일 이내에 문화체육관광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사실을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신고해야 한다. 영화상영관 뿐만 아니라 비디오물제작업, 영화제작업 등도 마찬가지다.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진 의원은 무소속 손금주 의원이다. 변호사 출신인 손 의원은 본회의에 올라온 법을 모두 검토한다. 표결 과정과 취지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는 "이 법은 신고 의무를 강화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행정부의 규제 강화법"이라며 "영화제작이나 상영관 운영 등 이런 것까지 군수한테 사전신고하라는 건 말이 안된다"고 반대 취지를 설명했다. 기존 영상 콘텐츠에 대한 규제가 많은데, 신고마저 강화하는 추세에 반대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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