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논란' 속 30만 넘긴 공수처 설치 청원…국회 통과는 요원

[the300][막전막후 속기록]사개특위서 제자리걸음 논의…한국당 "옥상옥" 논의 자체 반대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설 연휴 직전 나온 김경수 경남지사 구속 판결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면서 여야 할 것 없이 사법부 독립에 대한 의구심이 짙어지고 있다. 대안으로 대통령 친인척이나 국회의원, 판·검사 등 고위공직자 대상 비리(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를 주장하는 여론이 많지만 20대 국회에서 공수처법 통과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7일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지난달 7일 시작해 전날 종료된 공수처 신설 청원에 총 30만2856명이 참여했다. 공수처 설치 요구는 김 지사 구속을 사법농단 수사에 대한 '보복'으로 바라보는 여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좀 더 거셌다.

다만 공수처 설치를 원하는 국민 여론은 특정 정당 지지 여부와는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달 9일 성인 503명을 조사해(응답률 6.5%,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 10일 발표한 공수처 설치에 대한 찬반 여론조사에선 찬성이 76.9%로 반대(15.6%)를 압도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지지층이나 △보수층 △TK(대구·경북) 지역 △60대 이상 등 보수·야권 성향에서도 60% 이상이 찬성했다. 

그런데도 국회 논의는 더디다. 국회회의록시스템에 따르면 공수처 논의를 담당하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검찰·경찰개혁소위원회(검경소위)는 사개특위 구성 이후 지난해 12월4일과 지난달 15일 단 두 번 국회에 계류돼 있는 공수처 설치법안 5건을 검토했다. 하지만 입장 차만 확인하고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사개특위 안팎에서는 공수처 논의가 앞으로도 제자리에서 돌고 돌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당의 경우 논의 자체가 불필요하다는 기류가 강하다. 앞으로도 논의에 적극적으로 임할 계획이 없어 보인다. 사개특위 검경소위 위원 곽상도 한국당 의원은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지금도 상설특검법으로 법무부장관이 고위공직자 수사를 발동하면 되는데 안할 뿐"이라며 "수사기관이 하나 더 늘면 야당 탄압 기구가 하나 더 늘 뿐이라 앞으로 소위 안건으로 올라와도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접 공수처 법안을 발의하기도 한 사개특위 검경소위 위원장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은 더300과 통화에서 "한국당은 설치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며 "지난 회의에서도 세부 조항을 조문 자체를 서로 합의 도출해낸다고 한들 별 의미가 없어 깊이 있게 논의를 못했다"고 말했다. 

오 의원 말대로 기존 두 차례 논의 회의록을 보면 검경소위 구성원 중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공수처 설치법안을 직접 발의하는 등 논의에 적극적이었다. 반면 한국당 의원들은 공수처 자체가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공수처가 또 다른 '옥상옥' 수사기관으로 야당 탄압의 도구가 될 것이라고까지 우려한다.

◇이철규 한국당 의원(이하 지난달 15일 회의록)=우리가 가지고 있는 수사기관으로서 검찰 제도와 또 경찰 제도 더 나아가서 특별검사제도까지 세 가지 정도의 제도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운영상에 좀 문제가 있다 해서 자꾸 새로운 기구를 만들다 보면 옥상옥이 되게 되고 오히려 더 왜곡되는 게 아닌가…… 우리가 바로 소위에서 지금 논의하고 있는 수사권 문제가 정리된다면 만약에 검찰이 제대로 하지 않았을 경우에 경찰이 수사를 할 것이고요 그다음에 경찰이 제대로 하지 못했을 때 검찰이 수사를 보충적으로 하게 된다면 특검제도조차도 앞으로 필요 없어지는 시대가 오리라 저는 생각합니다.

공수처 설치 촉구 1인 릴레이 시위까지 나선 민주당은 당시 소위에서 한국당을 설득하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민주당은 공수처가 오히려 한국당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중립적인 기구임을 강조했다.

◇백혜련 의원=공수처장의 임명 방식 이런 것들이 정권이 힘을 가지고 임명하는 방식이 전혀 아닙니다. 국회에서 오히려 주도권을 가지고 임명하는 그런 방식입니다. 검찰이나 경찰 같은 경우는 어쨌든 임명권자가 대통령으로 돼있습니다. 그에 반해서 공수처라는 기구는 훨씬 더 정치적으로 중립성을 가지고 수사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고요.

◇박범계 의원=이 법안 한번 보십시오. 현직 고위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겁니다. 이 공수처가 통과가 되면 결국은 문재인 정부의 공직자들이지요. 국회의원이 대상이 되어 있습니다만 이 부분은 제가 전에도 한번 얼핏 말씀드렸습니다만 글쎄요, 저는 얘기해 볼 용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디테일의 문제고 어쨌든 문재인 정부의 고위공직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기 때 문에 야당이 이 부분을 시비할 일은 아니라고 저는 생각이 들고요.

◇곽상도 의원=지금 이 법이 없어도 법무부장관은 이 수사를 하도록 시킬 수 있습니다. 공수처 법안이 만들어 져서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현 정부 법무 부장관이 이 수사에 지금 착수하느냐? 안 하고 있습니다. 이 법을 이렇게 만들어도 공수처 처장 되시는 분이 수사에 착수 안 하면 다 헛일입니다. (중략) 결국 누구에 대해서만 지금 수사하느냐? 야당 에 대해서만 합니다, 야당 국회의원들에 대해서. 야당 국회의원들 상대로 수사하는 기구를 하나 더 만드는 걸 저희들이 찬성하리라고 생각하면 난센스 아니겠습니까?

이 때문에 민주당조차 앞으로 사개특위를 통한 공수처 설치 논의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공을 여야 원내지도부로 돌렸다. 사개특위 민주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은 더300에 "어떤 식이든 한국당이 논의 구조에 들어오면 되지만 정상적인 사개특위 논의 구조로는 공수처 법안 통과가 힘든 상황이 맞다"며 "여야 원내대표간 정치적 협상에 많의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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