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입지 선정만 혈안된 국회…'발언'은 많은데 법 '발의'는 '0'

[the300][공항의 정치학]③지방선거때 여야 '신공항' 유치 공약 '우수수'

해당 기사는 2019-02-07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전주=뉴스1) 문요한 기자 = 송하진 전북도지사(왼쪽 세번째)와 간부공무원들이 29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청에서 정부의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발표에 대한 간담회를 마치고 새만금국제공항 건설 등을 축하하고 있다. 전북도는 이번 예타면제로 새만금국제공항 8,000여억원, 전북 상용차 혁신성장과 미래형 산업 생태계 구축 2,000여억원 등에 예비타당성을 면제받았다.2019.1.2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부가 새만금 국제공항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를 발표하자 국회가 들썩인다. 민낯을 들여다보면 '입법기관'이 아닌, '지역구 의원' 의 욕망이 오버랩된다.


20대 국회는 지금껏 단 한번도 신공항 건설이라는 정치적 결정의 정당성이나 인허가 제도의 공정성을 제대로 논의한 적이 없다. 대신 국회 회의록을 빼곡히 채운 건 '김해, 무안, 새만금, 대구, 울릉도…' 등 신공항 유치의 욕망이 공개적으로 드러나는 지역명 뿐이었다.


6일 국회 의원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대 국회에 발의된 '공항시설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정부안을 포함, 모두 5건이다. 모두 본회의를 통과했다. 논란의 여지가 없어서다. 개정안 모두 공항의 쾌적한 운영에 방점이 찍혔다. 공항 불법주차 대행 단속 강화, 공항시설 호객행위 단속 등이다. 정부안만 활주로 안전사고를 줄이는 내용이다. 


20대 국회가 막 출범했던 2016년 6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약이던 영남권 신공항 건설 추진이 불발되면서 한동안 신공항 계획은 국회에서 자취를 감췄다. 전국의 15개의 국제·국내 공항의 현황이나 개선방안 등의 점검도 일시 정지했다.


지난해 치러진 6.13지방선거의 여파도 있다. 여야 지역자치단체장 후보는 앞다워 신공항 유치 공약을 내걸었다. 더불어민주당과 새누리당 후보 모두 부산 가덕도 공항과 대구 신공항을 약속했다. 여기에 새누리당은 제주권 2공항 건설과 영남권 5개 지자체 중심의 동남권 신공항 건설도 요구하고 나섰다. 같은 시기 전라북도는 '새만금 국제공항' 신설을 주장했다. 충청남도도 공군비행장인 서산 해미 비행장에 민항기가 다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국토교통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원재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손병석 제1차관, 김현미 장관, 김정렬 제2차관. 2018.11.13. yesphot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당초 정부는 올해 공항관련 예산에 울릉도, 흑산도 소형공항 및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 관련 예산을 순감했다. 환경조사 및 현지 사정 등의 이유로 작년 예산도 다 소진하지 못해서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배석시킨 국토교통위원회 의원들은 지난해 11월 제각기 지역 현안 묻기에 여념이 없었다. 


전북이 지역구인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과 안호영 민주당 의원은 새만금공항을, 부산의 박재호 민주당 의원과 이헌승 의원은 인근의 김해 신공항을, 전남 완도의 윤영일 민주평화당 의원은 흑산도 공항을 장관에게 제각각 주문했다. 또 충남 제천이 지역구인 이후삼 의원은 "충남만 공항이 없다"며 서산공항 추진을 다그치기도 했다.


이야기를 듣던 박덕흠 한국당 간사가 "(지방 공항은) 분산된다. 예를 들어 무안공항, 광주공항에 새만금공항도 있으니 분산이 되는거다"며 "앞으로 돈만 들어가는 '하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이 "계속 우리가 공항을 만들어야 하는지 신중하게 생각 해야된다"고 조언했다. 박 의원의 지역구 충북 보은은 인근의 청주공항이 있다. 


'발언'은 있지만 '발의'는 없었다. 의원들은 지역별 공항 유치 건립을 위한 법리적 검토도, 무분별한 공항 건립의 속도조절 역할을 할 합리적 규제도 내놓지 못한 셈이다. 오히려 지난해 100개 가까이 쏟아진 다른 공항 관련법인 '항공사업법'이나 '항공안전법' 개정안은 소위 '한진가 갑질근절법'이다. 지난해 총수일가의 갑질과 쇼핑, 국적까지 문제가 불거지자 발의됐다.


정치권이 신공항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접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허가권을 가진 국토부 장관을 매번 부르며 지역 현안을 전달하는 식은 '과거의 반복'일 뿐이다. 입지 선정을 위한 '지역감정' 부추기기 보다 효율적인 규제 개혁과 합리적인 필수 규제의 접점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공항개발 종합계획에 포함된 인·허가 관련 법은 건축법, 국토계획법, 농지법,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산림관리법, 수도법, 항로표지법, 하천법 등 굵직한 것만 30개에 달한다. 이밖에 기본 설계도서에 토지이용계획, 영향평가, 그린밸트 영향, 항행안전시설 검토, 전력시설 등을 포함시켜야 하다보니 민심을 활용, '예비타당성 면제'에 목숨을 걸게 되는 역효과가 나게 된다는 설명이다.



 
  • 법안
  • 팩트체크
  • 데스크&기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