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대통령' 꿈꿨던 정동영, 이번엔 '선거제 개편' 도전

[the300][핫피플 핫뷰]민주평화당 대표, '연동형 비례제' 주장하는 이유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가족이 행복한 나라, 좋은 대통령’

2007년 대선에 나선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내건 슬로건이다. 정 대표는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아는 스타 앵커에서 정계 입문 후 차세대 정치인 간판을 달고 10년 만에 대선 후보가 됐다. 당시 그가 강조한 건 ‘위대한 대한민국’과 같은 거대담론이 아니었다. 우리의 소소한 일상이 어우러진 ‘가족’이었다. 우리 삶의 작은 부문부터 바뀌지 않으면, 더 나은 세상은 올 수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정 대표의 이런 소신은 2019년 정치판으로 이어진다. 선거제 개편을 주장하면서다. 그는 ‘연동형 비례제’를 주장하며 거리로 나선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 거대 양당의 기득권을 비판한다. “두 거대 정당은 선거제 개편 의지가 없다”며 외로운 싸움을 한다. 정 대표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 기자와 만나 “지금의 선거구제는 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된다”며 “소수와 약자들의 목소리를 정책에 잘 담으려면 소선거구제에서 연동형비례대표제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현재 14석의 미니 정당(바른미래당 소속의 비례대표 3인을 포함하면 17석)을 이끌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제1야당이 되는 게 그의 목표다. 하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물론 방법은 있다. 그가 주장하고 있는 선거제 개편이다. 정 대표는 평화당이 국민적 지지에 비해 의석수가 작다고 생각한다. 선거구제를 개편하면 DJ정신을 계승한 정당으로서 제1야당도 가능하다고 본다.

정 대표는 우리 정치의 문제가 현장과 괴리돼 있다고 지적한다. 현장에선 아프다는 소리가 아우성처럼 커지는데 여의도는 그걸 외면한다. 현장에서 보면 그들만의 리그, 자기들만의 잔치로 보인다. 대의민주주의의 위기인 셈이다. 정 대표는 “대의가 제대로 안 된다. 현장의 소리를 대변하는 게 대의다”며 “그 점에서 한국 대의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선거제 개편을 주장한다. 우리 정치의 반응성이 떨어지는 이유가 승자독식 구조인 거대양당제가 작동하는 탓이라는 것이다. 거대 양당은 모든 국민을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말로 하면 아무도 대변하지 않는 백화점 정당이다. 아픈 사람은 백화점에 있는 게 아니고 현장에 있는 데 말이다. 정 대표는 그래서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정 대표는 “지금 선거제는 한 표만 적게 받아도 얻은 표를 다 잃는 구조이기 때문에 유권자 입장에서 보면 국민주권이 굉장히 좁아져 있고 사표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예컨대 유권자가 4000만명이라고 하면 투표율 50%면 2000만명이 표를 찍는다. 그런데 국회의원 평균 득표율이 48%다. 그러면 1000만명이 채 안되는 유권자를 통해 대의되는 것이다. 전체 4000만 유권자로 따지면 3000만명이 자신과 상관없는 사람으로 국회가 구성된다는 얘기다.

정 대표는 “농민이 국민 전체의 6%, 300만명이다. 제일 바람직한 것은 5000만분의 300만이어야 한다”며 “국회의원으로 뽑히는 사람은 늘 바뀌지만, 그 풀은 약 5만명 안에서 결정된다고 본다. 농민이 6% 즉 300만명이면 300명의 6%니까 18명이 농사짓는 사람이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19살~39살 청년세대가 유권자의 3분의1이 넘기 때문에, 300명의 국회의원 중에 100명 정도가 20-30대 청년 의원으로 채워져야 정상적인 인구구조의 비례성이다”며 “지금 20대 국회의원은 없고 30대만 2명 있다. 모든 면에서 비례성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비례성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비례성을 담은 연동형 비례제로 가야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해선 의원 정수가 늘어나야한다. 최소 330명에서 최대 360명은 돼야 의미가 있다. 그는 자신의 진정성을 강조하면서 국회 예산을 20% 삭감해 의원 정수를 늘리자고 했다. 또 의원직은 특권형에서 봉사형으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아직까진 공허한 메아리로 들린다. 가장 큰 문제는 국민들이 국회의원 늘어나는 걸 반대한다. 지금 300명도 많다는 게 국민 정서다. 또 모든 정당의 생각이 다르다. 선거제를 바꾸려면 법을 바꿔야하는데, 당론이 모두 다른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특히 여당인 민주당은 의원정수를 유지(지역구 200명, 비례 100명)하는 것으로 당론을 정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정 대표의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기 힘들 것으로 본다. 현재 정치 구조가 선거제를 바꿀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선거제 개편을 논의하고 있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수십차례 회의를 하고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제자리걸음이다”며 “결국 의원정수 정하는 게 핵심인데 의원들의 이해관계가 모두 달라 결론이 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선거제 개편이 관철될 때까지 대국민 캠페인을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 국민에게 의원정수를 늘릴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해 반드시 해내겠다는 의지다. 정 대표는 과연 현실의 높은 벽을 넘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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