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과거에 갇힌 기득권 여당

[the300]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였던 지난해 말. 여권(與圈)에선 위기라는 단어가 심상찮게 나왔다. ‘여권’의 한 축인 여당의원들은 지역 민심과 체감도를 예로 들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태우 전 특감반원· 신재민 전 사무관 논란 등 분위기도 어수선했다. “이러다가…”라는 위기감은 당연했다.

청와대도 모르진 않았다. “알고 있기에 위기는 아니”라고 했지만 속내는 복잡했다. 전열을 정비하며 ‘수용’하고 ‘반응’했다. 이른바 ‘김&장(김동연·장하성)’ 교체는 시작이었다. 이슈는 경제로 틀었다. 타이밍이 늦긴 했지만 그나마 더 늦지 않게 반응한 것은 살아 있다는 의미였다.

전면엔 문재인 대통령이 섰다.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이후 해외 순방 일정 탓에 ‘자의반·타의반’ 밀려있던 문 대통령이었다. 어찌됐건 현 정부 최고의 상품은 대통령 자신이다.

국정 지지도와 달리 문 대통령 호감도는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라고 여권 인사들은 입을 모은다. 국정 지지도와 비교해 15~20%포인트 가량 차이난다. 지지율 반등은 힘들겠지만 추가 하락도 쉽지 않을 것이란 판단의 배경이다.

차관 인사, 청와대 참모진 개편도 속도감있게 전개했다. 참신함은 떨어진 반면 일사분란함을 얻었다. 근육이 관성화될 때, 청와대와 정부 스스로 긴장을 불어넣은 결과였다.

이제 청와대, 정부는 당을 걱정한다. 민심, 체감을 강조하는 여당 말이다. 이해찬 대표 체제의 현 여당은 공고하다. 과거 어떤 여당보다 강하고 안정됐다. 일부 중진 의원들이 목소리를 높여도 갈등으로 증폭되지 않는다.

언론은 갈등을 부추기지만 기대한 바를 이루지 못한다. 내분이나 갈등 심화는 없다. 소신이건 와전이건 간에 ‘간헐적 돌출 행동’으로 정리된다. 어떤 주장, 어떤 외침도 이해찬 체제에 수렴된다.

다만 그 강한 체제만으로 민주당 집권의 근거를 설명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반응성과 수용성 측면에서 특히 그렇다. 전체적으로 ‘올드(Old)’한 정치권에서 민주당도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젊은 이미지를 찾기 힘들다. 민주당 구성을 보면 초선이 57명으로 전체 의원 129명의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3선 이상 중진 의원은 40명 가까이 된다.

반응성이 떨어진다. 미래는커녕 현재와 호흡하기도 버겁다. 유튜브 등 채널보다 다양해 진 채널에 반응할 수 있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모른다. 페이스북, 트위터, 팟캐스트, 유튜브 등을 막연히 쫓는다.

집권여당이 만든 ‘택시와 플랫폼의 상생발전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기구’는 수용성과 반응성 면에서 사막화된 민주당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정부·국회·업계가 모인 그림은 그럴 듯 하지만 과거형이다. 전형적인 기득권의 틀이다.

택시 사용자, 국민 편익성은 그 기구 안에 없다. 택시업계의 카풀 반대 집회에서 나온 자유한국당을 향한 환호엔 반응하지만 국민, 스타트업 개발자의 요구엔 무반응이다. 공유경제, 미래 기술 등은 설 곳이 없다.

철저히 과거에만 반응하고 수용한다. 기득권의 고리를 끊어달라는 요구는 수용되지 못한다. 택시를 떠나서도 민주노총·전교조·386 등 그저 익숙한 것에 반응한다. 그렇게 기득권은 집권여당 품에 안겨 기득권을 강화한다. 이제 모든 과거와 기득권이 민주당을 향해 달려간다. 민주당은 기득권의 대표가 된다.

대통령제에서 여당의 한계는 분명 존재한다. 그렇다고 종속되는 것은 아니다. ‘문재인 정부’의 책임을 물을 내년 총선 때 여당은 청와대의 힘, 문재인의 힘 외에 여당의 집권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미래에 대한 수용과 반응이다. 5시간30분짜리 릴레이 단식 투쟁이라는 기이한 이벤트를 벌이는 야당보다 낫다는 것에 만족해서야 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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