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온도야'…계란 저장 온도기준, 살모넬라균에 취약

[the300]법적 계란 저장온도 기준 15도, 저온유통시스템 부재

김현권 의원
'살충제 계란'과 '항생제 계란' 논란 이후 계란 안전에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국내 계란 저장 온도 기준이 세계 주요국에 비해 높다는 분석이 국회에서 나왔다.

국내에선 계란 세균오염과 품질하락을 막기 위한 유통·보관 온도 기준이 불명확하다. 이같은 문제가 계란 안전의 핵심이란 설명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받은 '한국과 세계 주요국의 식품 및 축산물 유통과 안전기준 비교자료'에 따르면 국내 법적 계란 저장온도는 15도(℃) 이하다.

주요 선진국들과 달리 한국은 저온유통시스템(5~8도)을 운용하지 않고 있다. 계란 위생·안전을 저해하는 주범인 살모넬라균 증식을 억제하는 시스템이다.

계란 오염을 줄이려면 농장에서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지속적이고 일정한 냉장유통 시스템이 필요하다. 입조처는 보고서에서 "계란 중심부의 온도가 상승하면 품질이 훼손되고 식중독균과 같은 미생물의 성장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일반적으로 계란의 품질과 위생은 가공·유통중 온도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여러 나라들이 이에 대해 규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식품의 기준·규격 고시를 통해 '15도 이하'로 계란 유통온도를 정했다. 외국과 다른 경우다. 해외에선 육류, 우유, 신선식품, 냉장식품 등은 국제 수준의 유통온도를 따르지만 계란은 그렇지 않다.

축산물위생관리법시행규칙에 따르면 작업장의 적절한 내부 온도를 15도로 명시했다. 운반시설 기준에는 '적합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운반차량'이라는 모호한 표현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일본, 유럽 등 해외에선 계란 생산·유통·소비 단계에 각각 온도기준을 정해뒀다. 미국의 경우 산란 36시간이 지났거나, 선별·포장을 마친 계란은 운송을 포함해 7.2도를 유지토록 했다. 소매점은 계란 판매 온도 5도를 지켜야 한다. 냉동계란은 판매할 수 없다. 포장된 모든 계란엔 냉장보관 해야 한다는 라벨을 붙여야 한다.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는 품질 유지를 위해 건조한 계란제품만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난각 산란일자 표시제를 시행하는 해외 사례도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식약처는 난각 산란일자 표시를 의무화했다. 국내 농가들이 이에 반발하며 시위 등 단체행동에 나선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품부는 올 12월 계란 이력제 도입을 앞두고 시범사업에 착수했다. 계란 난각에 농장과 계군의 고유번호를 입력해 사육실태, 산란일, 농장유형 등을 기록하게 하는 제도다.

유사한 정보를 다루면서도 식약처와 농식품부가 서로 다린 고유번호 체계를 만들었다. 일선 농장에선 계란에 두가지 고유번호를 4줄에 걸쳐 표시해야 할 지경이라는 불만이 나온다.

김현권 의원은 "근본 문제를 살피지 못한 계란안전대책이 안전보다는 설전을 도모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우리나라 계란 생산·유통 소비 실상을 제대로 진단하고, 앞선 외국 사례를 본보기삼아 합리적이고 안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 계란산업이 처한 현실과 선진 외국의 사례를 제대로 알리고 공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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