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여가부, 성희롱·성차별 사건 직접조사권 갖는다

[the300]전혜숙 여가위원장 의원입법 추진…인권위 조사처럼 형사고발권·시정명령권 부여

여성가족부가 성희롱·성차별 피해에 대해 직접 조사하고 형사 고발하는 권한을 갖는다. 정부 여당간 협의를 마친 뒤 의원입법 형태로 법제화가 추진된다.

27일 국회 등에 따르면 전혜숙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은 이르면 이달 말까지 제정법 형태의 ‘성차별·성희롱 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안(가칭)’을 대표발의할 계획이다. 

여당 고위 인사는 “지난주 국회에서 열린 ‘(성)폭력 등 체육계 비리근절 대책 당정협의’에서 개선 대책 중 하나로 이 법안의 법제화를 추진키로 했다”고 말했다. 

진선미 여가부장관도 지난 25일 올해 첫 사회관계장관회의 후 “필요한 경우 (성차별·성희롱 사건 관련) 여가부에서 직권으로 조사를 한 뒤 시정명령을 할 수 있도록 보강하는 관련 법률 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안 초안에 따르면 이 법 제20조에 여가부장관의 ‘직권조사’ 권한이 명시됐다. 성희롱·성차별을 포함한 성범죄를 피해자의 직접 신고나 진정이 없더라도 첩보가 인지되면 여가부가 직접 나서 직권조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피해 정도가 심각할 경우 여가부가 형사고발이나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다. 피해자가 불이익을 우려해 신고를 못하고 있을 경우에도 여가부가 나서 조사해 시정할 부분을 적극적으로 찾을 권한을 갖는 셈이다. 

여가부 직권 조사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 수준의 권위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전혜숙 안’에는 여가부 직권조사가 ‘특별한 규정이 없을 경우 국가인권위원회법을 준용한다’고 돼 있다. 

인권위법에 따라 인권위 조사는 조사 내용 중 범죄 행위가 발견되고 형사 처벌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검찰총장이나 군 형법에 따르는 군 참모총장·국방부장관 등에게 고발할 권한도 가진다. 여가부에도 형사고발권을 부여한다는 뜻이다.

또 정부 부처나 산하 공공기관뿐 아니라 어린이집·유치원·학교·대학·학원 등 교육기관, 근로기준법을 따르는 민간 기업 등으로 이 법에 따른 직권조사 범위를 규정했다.

교육기관까지 법안의 적용 범위에 넣은 만큼 엘리트 체육이라는 폐쇄적 구조에서 나오는 체육계 미투 대책뿐 아니라 ‘스쿨미투’ 대책 등 다방면의 미투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피해자 중심주의’에 입각해 피해자의 조사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는 내용도 담겼다. 피해자가 여가부를 통해 상담과 진술을 거의 동시에 할 수 있도록 해 여러차례 진술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고 형사 절차에서도 이 진술을 증거로 쓸 수 있도록 했다. 여가위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수사인력들과 만나면 얼어 붙어 제대로 진술을 못해 재판에서 불이익을 받거나 이들로부터 2차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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